43% 올랐다가 17% '뚝', 롤러코스터 스팩株..약세장에 뜬금없는 묻지마 투자 주의보
통상 기업 합병 소식에 급등하지만 예외 경우도
원금보다 몇 배 오른 상황에서는 개미들 '시세 추종 투기'
인플레이션 공포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100bp(1bp=0.01%P) 인상하는 ‘울트라 스텝’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증시가 약세장에 돌입했지만, 일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는 이틀 만에 50% 급등하는 등 예외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같은 장세에서 스팩 투자는 ‘시세 조종 투기’의 일종이라며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IBKS제12호스팩은 주가가 54.95% 폭등했다. 해당 기간 전체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상승했다. 하나금융15호스팩이 49.5% 급등하며 주가 상승률 2위 종목에 올랐으며, 신한제6호스팩과 유안타제7호스팩도 각각 42.9%, 32.4% 상승했다.
그러나 13일과 14일 급등했던 스팩주들은 이날 줄줄이 폭락하고 있다. 이틀 동안 주가가 49.5% 폭등했던 하나금융15호스팩은 15일 11% 넘게 급락했다. 유안타제7호스팩과 신한제6호스팩도 각각 21%, 17.6% 급락하며 지난 이틀 상승분을 반 이상 내줬다.
스팩은 비상장사를 인수·합병할 목적으로 설립된 서류상 회사다. 증권사가 신주를 발행해 공모자금을 모아 증권시장에 우선 ‘신규상장’한 후 3년 이내에 비상장기업(또는 코넥스 상장기업)을 인수·합병해야 한다.
스팩은 상장 후 3년 안에 기업을 흡수하게 되면 기존 스팩 주주들이 법인의 주식을 갖게 된다. 3년 이내에 기업과 합병하지 않으면, 자동 청산 후 상장폐지 된다. 합병에 실패해 해산되더라고 공모가 기준의 원금이 보장되며 소정의 이자도 받는다.
일반적으로 스팩 주가는 우량 기업과 합병 소식이 있으면 급등하는 경향이 있다. IBKS제12호스팩은 신발 전문 디자인 업체인 윙스풋과 합병이 결정됐으며, 하나금융15호스팩은 가전 및 자동차 분야에 사용되는 철강 가공 업체 신스틸과 합병이 결정됐다. 유안타제7호스팩도 웹툰서비스업체 핑거스토리와 합병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합병 소식만으로 최근의 주가 폭등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합병 관련 소식이 나오지 않은 다른 스팩의 주가도 함께 급등했기 때문이다.
스팩주를 단기간에 끌어올린 것은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사자’였다. IBKS제12호스팩은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총 1억4517만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도 2811만원 이상 순매수했다. 하나금융15호스팩도 개인이 5억원 이상 사들였다.
증권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이 ‘투기성’으로 스팩을 매수해 주가가 오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전날 신한제6호스팩의 회전율은 176.64%에 달했으며, 유안타제7호스팩(97.94%)과 하나금융15호스팩(87.17%) 등도 높은 회전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요즘처럼 증시가 불안정할 때는 스팩 투자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고 평가한다. 대부분의 스팩주의 경우 시가총액이 적어 소액의 투자에도 가격 변동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스팩이 기업 인수 실패 시에도 원금을 보장받는 것이 매력적일 수는 있지만, 지금처럼 원금의 몇 배로 오른 상황에서는 투지로 볼 수 밖에 없다”면서 “과거 미국에서도 스팩을 통한 우회 상장이 좋은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현재와 같은 약세장에 스팩에 베팅하는 것은 좋은 투자는 아니다”라고 했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러나 스팩은 예컨대 합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비상장 기업의 주주들과 스팩 주주들 간에 합병 비율 결정을 두고 갈등이 빚어질 위험이 존재한다”면서 “또 주식 시장에서 가격 형성이 이뤄지는 스팩의 특성상, 투자자가 높은 가격에 스팩을 매입하고 합병 비율이 스팩 투자자에게 불리하게 결정되면 손실을 보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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