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역무원 살인' 막을 수 있었나..지난해 구속영장 기각

피해자와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
지난해 불법촬영 혐의..영장은 기각
경찰, 구속영장 신청..신상공개도 검토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30대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이 지난해 기각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5일 오전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의 모습.(사진=연합뉴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10월9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촬영물등이용협박) 혐의로 A(31)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당시 A씨는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로 알고 지낸 사이였던 B(28)씨에게 불법촬영물 등으로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아울러 경찰은 B씨가 원하지 않아 잠정조치나 스마트워치 지급 등 다른 조치는 진행하지 않았다.

이후 A씨가 B씨를 스토킹하기 시작하자 B씨는 지난 1월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B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불법촬영과 스토킹 범죄 혐의가 인정돼 지난 2월과 7월 각각 재판에 넘겨졌고, 이날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선고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앞서 경찰은 전날 오후 9시쯤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A씨를 현행범을 체포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A씨는 전날 미리 준비한 흉기를 가지고, 1시간가량 여자화장실 앞에서 B씨를 기다리다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 당시 A씨는 위생모를 쓰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흉기에 찔린 B씨는 화장실 내부에 있는 비상벨로 도움을 요청, 역사 직원과 시민의 신고로 A씨의 덜미가 잡혔다. 병원으로 이송된 B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같은 날 오후 11시30분쯤 사망했다.

경찰은 A씨가 미리 흉기를 준비하고, 피해자를 기다리는 등의 정황을 근거로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있다. A씨 역시 경찰 조사에서 “오래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인과관계가 성립해 보복성 범죄로 확인될 경우 혐의를 변경, 적용할 방침이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피의자 신상공개도 검토하고 있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