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200만명 앓는 무좀, 식초쓰면 화상.. 증상 심하면 발가락 '괴사'

이창섭 기자 2022. 9. 1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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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좀 치료와 관련해 국민 10명 중 8명이 병원에 가지 않는다는 조사가 공개됐다.

김동현 대한피부과학회 홍보이사는 "잘못된 무좀 치료를 받은 환자가 나중에 2~3차 병원에서 봉와직염이나 세균 감염으로 입원하기도 한다"며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무좀으로 세균 감염이 반복되면 발끝이 괴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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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피부과학회가 1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무좀에서 살아남기'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은 2021년 무좀으로 진단받은 환자 수/사진=이창섭 기자

무좀 치료와 관련해 국민 10명 중 8명이 병원에 가지 않는다는 조사가 공개됐다. 무좀약이 "독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왔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식초 등을 이용한 민간요법이 피부 화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한 당뇨 등 기저질환과 겹쳐 무좀 증상이 심해지면 발가락 괴사까지 갈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대한피부과학회는 1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국민 인식 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무좀을 앓았던 경험이 있는 600명과 일반 국민 400명(총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한피부과학회에 따르면 지난해 무좀으로 치료받은 환자 수는 217만8713명이다. 무좀 관련 요양 급여 비용은 약 900억원으로 지난 2012년의 694억원 이후 10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국민 인식 조사 결과, 무좀 치료에서 의사와 상담이 필수적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70.5%였다. 그러나 실제로 증상이 발현했음에도 바로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는 18.8%에 불과했다.

병원에 내원하지 않는 이유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가 50.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약이나 민간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응답이 25.7%로 뒤를 이었다.

병원에 가지 않고 약국에서 약을 구매한다는 응답은 49.9%다. 이어 민간요법으로 치료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7.4%,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한다고 대답한 사람도 7.3%였다.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16.7%에 달했다.

민간요법 중에서는 '식초·빙초산 등에 발 담그기'가 76.1%로 가장 많이 시행됐다. 이어 '물집 터뜨리기'가 29.3%, '소주 등 알코올에 발 담그기'를 한다는 응답은 24%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김효진 부산백병원 피부과 교수는 "식초, 빙초산 등을 이용한 민간요법은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며 "강산성을 띠고 있어 피부에 닿았을 때 화학적 화상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집 터뜨리기는 세균 감염의 위험이 있다"며 "알코올은 소독력이 있을 것이란 일반적인 생각에 많이들 사용하시는데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무좀약이 독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88.4%였다. 응답자들이 알고 있는 무좀약 부작용으로는 '발진, 가려움 등 피부 트러블'이 60.4%, '간이 나빠진다'가 48.5%다.

김 교수는 "과거 무좀약으로 썼던 치료제가 간 독성 이슈로 크게 문제가 있었다. 그 시대를 겪었던 고령의 환자는 이런 이슈에 민감할 거 같다"며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물은 걱정하는 만큼의 리스크가 없다. 오히려 치료하지 않았을 때의 문제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무좀을 방치하거나 치료를 잘하지 못하면 더 큰 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동현 대한피부과학회 홍보이사는 "잘못된 무좀 치료를 받은 환자가 나중에 2~3차 병원에서 봉와직염이나 세균 감염으로 입원하기도 한다"며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무좀으로 세균 감염이 반복되면 발끝이 괴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양원 대한피부과의사회 홍보이사는 "무좀은 피부염이지만 동시에 감염성 질환이다. 스테로이드 같은 연고를 사용하는 오류를 절대 범해서는 안 된다"며 "그런 의미에서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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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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