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남' 윤종빈 "니콜라스 케이지도 봤다고..글로벌 공개 실감"(종합)[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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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의 시리즈 '수리남'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은 15일 서울 소격동에서 인터뷰를 갖고 작품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지난 9일 공개된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6부작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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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를 가장 잘 아는 감독, 변함없는 배우"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어떤 영화보다 더 많은 연락을 받은 작품이에요, 플랫폼의 힘을 실감했죠"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의 시리즈 '수리남'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은 15일 서울 소격동에서 인터뷰를 갖고 작품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지난 9일 공개된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6부작 시리즈.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도: 민란의 시대' '공작' 등 매 작품 현실을 관통하는 탁월한 스토리텔링과 개성 넘치는 연출 스타일을 선보인 윤종빈 감독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시리즈물이다.
그와 오래 손발을 맞춰온 하정우를 중심으로 황정민 박해수 조우진 유연석 중화권 대표 배우 장첸이 의기투합해 선 굵고 진한 색깔의 이야기를 표현했다.
'수리남'은 국내 넷플릭스 차트에서 1위에 올랐고 글로벌 차트에서는 3위에 오르는 등 뜨거운 이슈를 만들고 있다.
-공개한 소감은.
▶영화와는 파급력이 다른 것 같다. 가장 전화를 많이 받은 작품이다.
-수리남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항의하겠다고 했는데.
▶그 질문만 노코멘트하겠다. 양해 부탁한다. 넷플릭스에 확인해달라.
-가상국가를 배경으로 할 수도 있을텐데.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드는 것이니까 굳이 가상국가를 해야 하나 (그래야 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
-처음에는 연출을 고사했다고. 장고 끝에 선택한 이유는.
▶'군도' 끝난 후 퍼펙트 스톰 강명찬 대표와 하정우씨가 같이 만들어보자고 실제 인물의 녹취록 자료를 보여준 적이 있다. 흥미로웠지만 범죄물을 한 지가 얼마 안돼서 그랬다. 그러다 '공작' 끝난 후 감독을 못 찾았는지 하정우가 또 이야기하더라. '공작'과도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고민을 많이 하는데 주변에서 '감독님이 제일 잘할 수 있는 이야기다' 라며 하자고 많이 이야기하더라. 그 사이에 영화인이 아닌 다른 분들을 만나서 대화하면 '범죄와의 전쟁같은 영화 또 언제 하냐'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대중이 내게 원하는 것이 이런 장르구나 싶었고 그렇게 시작하게 됐다. 영화가 아니고 시리즈이니까 영화적 부담을 안 가지고 작가적 성취를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로벌 공개의 소감은? 글로벌 차트에서 3위까지 했는데.
▶실시간으로 리뷰가 올라오더라. 유명인도 니콜라스 케이지도 봤다고 하더라. 내가 진짜 광팬이다. 고등학교 때 그의 영화를 스무번도 넘게 봤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기분이 좋다. 플랫폼의 힘이 확실히 있는 것 같다. 5일째인데 주위에 안 본 사람이 없더라. 보는 속도가 영화와 차원이 다르더라.
-올해 '오징어 게임' 에미상 수상 이후 내년 진출을 생각해본 적이 있나.
▶진짜 안해봤다. 황동혁 감독님 정말 축하드린다. '오징어 게임'이나 '기생충' 같은 작품 덕분에 한국 창작자들에게 더 다양한 기회가 올 것 같다.
-드라마로 에미상 진출, 영화로 아카데미 진출 중에 선택한다면.
▶올드한 대답일지 모르겠지만 극장용 영화를 만들고 싶다. 스크린에서 보이는 게 좋다. 그걸 공부하고 그걸 일해왔던 사람이어서 여전히 영화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다. 또 모른다. 전세계인이 난리가 나서 '만들어달라!' 이러면 또 모르지 않을까. (웃음)
-6부작 시리즈를 연출해봤는데 어떤가.
▶촬영 분량이 많아서 정말 힘들었다. 영화보다 1.5배 많은 거다. 그걸 매일 하니까 힘들더라. 왜 미국에서 감독이 연출을 다 안 하는지 알겠더라. (웃음) 이건 불가능의 영역이다. 한국 감독들이 몰라서 이렇게 시작한 거다. 다시는 못할 것 같다. 한다면 나눠서 해야 할 것 같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건데 강인구 역할의 실존 인물(이하 K씨)을 만났나.
▶세 번 정도 만났는데 군인 같은 느낌이었다. 어디에 있어도 생존이 가능할 것 같은 이미지다. 처음 내가 녹취록을 보고 이해가 안 된 게 '이 사람은 무슨 '깡'으로 3년동안 목숨을 걸고 이런 일을 했을까' 였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납득이 됐다. 그 인물을 하정우라는 배우를 통해 영화로 찍어야 하지 않나. 이렇게(실화대로) 찍으면 너무 거친 군인 영화가 될 것 같았다. 본질은 같지만 내면의 강인함은 있지만 조금은 능글맞게 영화적으로 보여주려고 했다.
-드라마틱한 삶인데, 작품에서는 담백하게 표현이 된 것 같은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더 영화같다. 총을 쏘면 차를 관통한다고 하시는데 영화적으로 납득이 안 될 것 같았다. 일반인이 국정원의 언더커버를 했다는 게 너무 극적이지 않나. 인생의 큰 부분을 포기하며 그랬다는 게 굉장히 영화적인 것 같다. 그래서 작품에서 생존력이 남다른, 삶이 보통과 다른 인물인 것을 많이 설명하지 않나.
-전요환을 사이비 목사로 설정한 이유는.
▶실화에서 가장 크게 각색한 포인트 중 하나이다. K씨는 (수리남에) 친구와 간 게 아니라 혼자 갔고, 실제 마약왕과 같은 집에서 살았다. K씨 입장에서는 현지에서 영향력이 있는 사업가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나중에 마약왕인 걸 알게 된 거다. 그렇게 하면 영화적으로 납득이 안 될 것 같더라. 어떻게 하면 마약왕에게 속은 게 가장 극적으로 보일까 고민을 했고, 직업만으로 믿음을 주는 사람을 고민해서 종교를 택했다. 그 부분이 사실 제일 풀기 어려웠다.
-여성 캐릭터가 전무하다는 평이 있는데 .
▶실제 이야기에 여성 캐릭터가 없었고, 나도 고민을 했는데 주인공 2명은 (여자로 바꾸는 게) 안 되니까 국정원 팀장 역할을 여자로 해볼까 여러 생각을 해봤는데 설득력이 없었다. '공작' 때도 여자 캐릭터가 없어서 고민이 됐는데 들어가는 게 좀 억지스러웠다. 다음에는 순수 창작물을 해서 여자캐릭터를 고민해보겠다. 나도 밸런스 상 여자 캐릭터가 들어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사이비 종교 이야기 결말이 궁금하다. 생략된 이야기가 있나.
▶마지막에 국정원이 '한국에 돌아갈 수 있다'라고 하는데 신도들은 안 나오고 꼬마아이만 나오는 신을 찍었다. 찍고 보니까 느낌이 좋지 않더라. 찜찜하더라. 편집했다. 국정원이 전요환을 잡았으니 집에 돌아갈 것으로 상상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다. 만약에 8부작 이상이 됐다면 사이비 종교 이야기를 서브 플롯으로 살렸을 것 같은데, 6부 안에서 다루는 게 호흡적으로 힘들었다.
-하정우와 대학 동문으로 인연을 시작해 다섯작품째 호흡을 맞췄는데.
▶다른 건 모르겠지만 내가 가장 잘 아는 것 같기는 하다. 그를 제일 잘 끌어내는 감독인지는 모르겠다.(웃음) 대학 때와 비슷한 것 같다. 다른 건 과거에는 안 유명했다는 점?(웃음) 하정우의 가장 큰 특성이 1번, 2번 테이크가 가장 좋다. 많이 시키면 안 된다. 최대한 리허설 없이 가자는 생각이다. 매 테이크마다 연기가 다르다. 외도한 게 아니라 자기가 짜온 계획대로 하는 배우가 있고 그때마다 상대 배우에게 받은 걸로 하는 배우가 있다. 하정우는 후자다.
-다른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였다.
▶박해수씨는 '슬기로운 감빵생활'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봤는데 얼굴이 굉장히 좋다고 생각했다. 고전영화에 나오는 느낌, 조금 오버해서 알랭 들롱 같은 느낌이었다. 한 번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데 담백하고 맑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느낌을 박해수씨가 연기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깔끔하고 담백하고 선한 사람을 살리려고 했다. 유연석씨는 뮤지컬 '헤드윅'을 봤는데 생각보다 엄청 잘하더라. '이렇게 잘하는 배우였나' 놀랐다. TV로 보면 유연석의 다정한 면모가 주로 보여서, 다른 면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조우진씨는 '보안관' '공조'를 같이 해서 어떤 역할을 맡겨도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변기태의 두 가지 모습을 맡겼다.
- 황정민 배우의 다른 작품 캐릭터와 차별점을 두려고 했나.
▶내가 특별히 차별점을 두려고 하지는 않았다.황정민선배와 가장 많이 이야기한 점은 목사의 느낌을 내려고 했다. 새로운 악인을 보여주려고 했다.
-제주도에서 촬영한 분량이 많다고.
▶코로나19 상황이 안 좋아서 다시 해외에 못 나갈 것 같더라. 태국도 알아보고 다른 나라 알아보고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그러던 중 가족들과 제주도에 갔는데 아내가 유명한 카페가 있다고 가자고 하더라. 거기서 본 게 전요환의 저택이다. 조금만 노력하면 될 것 같아서 일단 섭외해보자고 했다. 실제로 야자수도 심었지만 CG를 엄청 사용한 거다. 해외 촬영을 할 때 다른 점은 '오징어 게임' 이후여서 박해수씨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더라. 유명하시더라. 촬영 협조에도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박찬호의 사인볼이 등장했는데.
▶극중 전요환이 항상 강인구에게 '너와 나는 같은 결이다'라는 말을 한다. 전요환은 비슷한 점을 정말로 많이 느꼈을 거라고 생각한다. 돈에 대한 공통 분모인 것 같다. 전요환은 이야기하는 모든 게 다 가짜이지만 강인구를 사업 파트너로 생각했다고 생각한다. 실화 속 그 인물도 감옥에 가서까지 K씨가 언더커버인지 몰랐다. 사업 파트너로 신뢰하고 있었다. 그런 아이러니가 재미있었다. 어떻게 보면 강인구라는 사람이 가난의 대물림을 극복하기 위해 일종의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수리남에 간 건데, 박찬호가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 아니냐. 그런 게 과연 있을까 생각하며 넣었다. 세상에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사인볼은 실제 박찬호 선수 재단에 문의해서 받은 거다.
-시즌2를 예고한 건가.
▶전혀 아니다. 사람들의 상상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웃음) 그 안에 마약, USB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더라. (시즌2 예고는) 아니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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