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부잡]우리동네 아파트 시가총액은 얼마일까

채신화 2022. 9. 15.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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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주식'처럼 아파트도 총액흐름 파악가능
시가총액 '상위 50 지수' 2.4년만에 큰폭 하락
8월 서울 시가총액 2700억원↓..대세하락?

'시가 총액'

통상 주식 시장에서 쓰는 용어인데요. 이는 상장 주식을 시가로 평가한 총액으로, 개별 기업을 비롯해 전체 주식 시장의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주택 시장에서도 이와 같은 개념의 '아파트 시가총액'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개별 아파트 단지부터 지역 단위 아파트들의 몸값을 한 눈에 볼 수 있는데요. 부동산시장의 큰 흐름을 파악하는 여러 지표중 하나로도 쓸 수 있습니다.

'아파트 시가총액'이 있다고요?

주식 시장에서 시가총액은 상장 주식의 '발행주식 수'에 '주당 가격'을 곱한 값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해당 기업의 '몸값'으로 볼 수 있는데요.

국내에선 단연 삼성전자가 시가총액 1위로 가장 몸값이 높고요. 상장 기업들의 시가 총액을 전부 합친 액수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이 되고 이를 지수화한 게 코스피 지수입니다. 

이들 수치를 통해 특정 기업의 가치가 오르는지 내리는지 파악하고 나아가 시장 전체 동향을 살필 수 있는데요. 

아파트 시가총액도 개념은 같습니다. '가구 수'에 '시세'를 곱한 값을 시가총액으로 보는데요.

단순식으로 보면 A아파트가 500가구 규모에 시세(평균매매가격)가 5억원이라고 가정할 때 A아파트의 시가총액은 총 2500억원(500가구×5억원)이 되는 식이죠. 

KB부동산의 'KB선도 아파트 50지수'가 대표적인 지수입니다.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의 아파트를 선정해 매달 시가총액 변동률을 지수화한 자료인데요. 전국에서 아파트 몸값을 줄세워서 1등부터 50등까지만 뽑아낸 셈이죠.

전국에서 제일 비싼 50개 아파트인 만큼 시장 전체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일종의 '집값 풍향계'로 꼽히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지난 6월부터 KB선도아파트 50지수가 내리자 본격적인 하락장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이 지수는 지난달 0.72% 하락하며 지난 2020년 4월(0.91% 하락) 이후 2년4개월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 최근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집값 하락세가 랜드마크 아파트에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는데요. 

그렇다고 이 지수가 시장 전반을 대변하긴 어려운듯 합니다. 

워낙 비싼 아파트만 줄세운 지수인 데다 50개 단지 대부분이 서울에 위치하기 때문에 전국 시장의 분위기를 가늠하기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8월 기준 'KB 선도 아파트 지수'에 속한 50개 단지 중 △경기 원천동 '광교중흥S-클래스'(광교신도시C-2블록) △경기 원문동 '래미안슈르' △부산 남천동 '비치'(삼익) △경기 신흥동 '산성역포레스티아' △경기 정자동 '파크뷰' △부산 화명동 '화명롯데캐슬카이저' 등 6개만 비서울권이었습니다.

나머지는 △서울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서울 신당동 '남산타운' △서울 도곡동 '도곡레슬' △서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서울 잠실동 '리센츠' △서울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서울 '목동신시가지' △서울 가락동 '헬리오시티' 등이고요.
 집값 풍향계, 활용법은

개별 단지의 시가총액을 구한 뒤 그 지역에 있는 아파트 시가총액을 모두 더하면 지역 단위의 아파트 시가총액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부동산R114에 따르면 8월 말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은 총 1354조479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그중 강남구(201조2931억원), 송파구(181조32억원), 서초구(143조2002억원) 등 '강남3구'가 전체의 38.8%(525조4964억원)에 달하며 굳건한 몸값을 자랑했고요.

이어 노원구(72조2219억원), 양천구(71조8659억원), 강동구(68조2495억원) 등 순으로 시가총액이 많고 종로구(7조1464억원)가 가장 적었습니다. 

이처럼 지역별 아파트 시가총액을 보면 그 지역의 집값 수준을 가늠할 수 있고요. 시점별 액수의 흐름에 따라서 집값 상승세, 하락세도 판단해볼 수 있습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은 5월10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시행 직전인 4월 말(1357조435억원)에 비해 2700억원이 넘게 빠졌는데요.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 내 팔려는 매물은 일부 늘었으나,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매수 심리가 꺾이면서 집값 하락이 본격화한 영향으로 분석됐습니다.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직전인 5월9일 5만5509건에서 오늘(15일) 기준 6만1360건으로 10.5% 증가했는데요. 하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는 지난 5월 1743건, 6월 1079건, 7월 641건, 8월 506건 등으로 감소 추세입니다. 

실제로 곳곳에서 하락 거래 사례가 포착되고 있는데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지난달 24억원에 거래돼 지난해 11월 최고가(26억3500만원)보다 2억3500만원 떨어졌고요.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면적 134㎡도 이달 42억3000만원에 거래돼 지난 5월 최고가(49억4000만원)보다 7억1000만원 하락했습니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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