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5 Daily Euro Basket] 슬로베니아 탈락 .. 프랑스, 폴란드 준결승행

이재승 2022. 9. 1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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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가 디펜딩 챔피언을 꺾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폴란드는 초반부터 슬로베니아를 거세게 몰아쳤다. 슬로베니아가 주춤한 사이 20점 차 이상 앞서기도 했다. 슬로베니아는 만만치 않았다. 경기를 뒤집으며 준결승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4쿼터 막판에 역전을 허용하면서 2연속 우승은 고사하고 메달권에도 다가서지 못했다. 슬로베니아가 탈락한 사이 프랑스는 연장 접전을 치른 끝에 이탈리아를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 결선 대진

독일 vs 스페인 / 폴란드 vs 프랑스

프랑스 93-85 이탈리아
유력한 입상 후보인 프랑스가 복병인 이탈리아를 따돌렸다. 경기 종료 1분이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마르코 스피수의 득점으로 77-73으로 앞서 나갔다. 종료 42초를 남겨두고 루디 고베어(미네소타)가 공격을 시도했으나 림을 외면했고, 토마스 허텔(레알 마드리드)의 리바운드 이후 테리 타피의 득점으로 가까스로 만회했다(75-77). 4쿼터 종료 16초가 남은 시점에서 시모네 폰테치오가 에반 포니에이(뉴욕)의 반칙으로 자유투를 던질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폰테치오는 자유투를 모두 놓쳤다. 프랑스는 고베어의 리바운드로 곧바로 공격에 나섰고, 허텔의 레이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77-77). 이탈리아는 작전시간 이후 폰테치오가 공격에 나섰으나 림을 외면했고, 경기는 연장으로 향했다.
 

연장 시작과 함께 프랑스가 허텔의 레이업으로 포문을 열었다(79-77). 전반에 앞섰으나, 3쿼터에 주도권을 내준 이후 처음으로 앞섰다. 이탈리아는 마르코 스피수의 3점슛으로 다시 정비했다(79-80). 프랑스는 포니에이와 허텔의 연속 득점으로 치고 나갔다(83-80). 연장 종료 1분 13초를 남겨두고 루이지 다토미의 3점슛이 림을 외면한 사이 고베어가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팁인으로 추가점을 뽑아냈다(89-85). 추가적으로 타피의 레이업과 티모시 루와우-카바호의 덩크로 프랑스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93-85).
 

프랑스
토마스 허텔 20점 8어시스트 3점슛 4개
루디 고베어 19점 14리바운드 2어시스트
거션 야부셀레 15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 3스틸 3점슛 3개
 

프랑스가 연장 접전 끝에 이탈리아를 따돌렸다. 프랑스는 1쿼터에 27점을 올리면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그러나 프랑스는 3쿼터에만 31점을 헌납한 반면, 18점을 더하는데 그치면서 리드를 내주고 말았다. 오히려 주도권을 내주면서 크게 끌려 다녔으나 4쿼터에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고, 연장전을 접수하면서 이날 경기를 매조졌다. 프랑스는 3쿼터에 경기를 그르칠 뻔 했으나 매서운 뒷심을 자랑하면서 이탈리아를 꾸준히 따라잡았다. 운도 따랐다. 이탈리아가 4쿼터 막판에 경기를 끝낼 기회가 있었으나 자유투를 놓쳤고, 이 때 허텔의 레이업이 들어가면서 승부를 이어갈 수 있었다.
 

허텔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이날 그는 4쿼터 마지막 득점을 책임졌다. 연장전에서도 첫 득점을 올리는 등 승부처를 확실하게 접수했다. 연장전에서만 6점을 올렸으며, 모두 이탈리아의 추격을 뿌리치는 영양가가 높은 활약이었다. 승부처에서만 8점을 올렸으며, 어시스트까지 곁들이는 등 프랑스 대표팀의 일원이 된 이후 가장 돋보이는 경기를 펼쳤다. 허텔을 포함해 프랑스에서는 이날 5명의 선수들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면서 뒷심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 중심에는 단연 고베어가 있었다. 이날 그는 골밑에서 확률 높은 득점을 올렸으며, 어김없이 많은 리바운드를 따냈다. 공격 리바운드는 놀랍게도 단 하나를 따내는데 그쳤다. 하지만, 해당 리바운드가 연장 막판에 나온 것으로 이는 곧바로 득점으로 연결이 됐다. 뿐만 아니라 연장 종반에 자유투까지 놓치지 않고 집어넣는 등 매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허텔과 마찬가지로 경기 막판에 파울트러블에 빠지는 등 위기를 겪기도 했으나, 이날 경기가 연장으로 향한 점을 고려하면, 반칙 관리도 나쁘지 않았다. 참고로, 이날 그가 코트 위에 있었을 때 프랑스의 득실차는 무려 +20이었으며, 이는 이날 뛴 선수 중 가장 높았다.
 

고베어 외에도 포니에이, 루와우-카바호, 거션 야부셀레(레알 마드리드)까지 프랑스가 자랑하는 전현직 NBA 선수이자 빅리거들이 모두 힘을 냈다. 포니에이는 슛감이 온전치 않았음에도 이날 두 자릿수 득점을 책임졌으며, 3점슛 세 개를 곁들이면서 프랑스의 주포다운 면모를 뽐냈다. 벤치에서 나선 루와우-카바호는 3점슛 세 개를 포함해 순도 높은 활약을 펼쳤다. 공격 시도가 많지 않았음에도 벤치에서 외곽슛을 고루 곁들이면서 프랑스가 공격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야부셀레도 3점슛 세 개를 쏘아 올리는 등 17점을 올리는 등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을 보태며 이날 프랑스가 웃는데 일조했다.
 

프랑스는 이번 대회에서 난도 드 콜로와 니콜라스 바툼(클리퍼스)의 공백을 실감하고 있다. 그러나 유력한 우승 후보들이 훨씬 더 돋보이는 전력에도 불구하고 덜미가 잡혀왔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는 승부처에서 남다른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리를 거듭하고 있다. 이날 상대한 이탈리아는 결선 첫 관문에서 확실한 우승 후보인 세르비아를 격침시키고 올라온 만큼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실제로 프랑스는 이날 이탈리아의 오름세를 잠재우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을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고베어, 야부셀레, 포니에이가 어김없이 중심을 잡았고, 벤치에서 나선 허텔과 루와우-카바호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면서 준결승에 올랐다.
 

프랑스는 이번 준결승 진출로 지난 대회에서 12위에 그친 굴욕을 만회할 기회를 잡았다. 프랑스는 지난 2011년부터 3회 연속 입상에 성공했으며, 2회 연속 결승 진출을 달성했고, 2013년에는 첫 정상을 밟았다. 그러나 지난 2017년에 결선에는 올랐으나, 독일에 덜미가 잡히면서 준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당시 전력은 지금보다 훨씬 더 돋보였으나 일격을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온전한 전력이라 하기 어려움에도 준결승에 오르면서 메달 전망을 밝히고 있다.
 

이탈리아
시모네 폰테치오 21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3점슛 4개
마르코 스피수 21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3점슛 4개
루이지 다토미 12점 2리바운드 3점슛 4개
 

이탈리아가 연거푸 대어를 잡을 뻔 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어서지 못했다. 16강에서 세르비아를 격침시킨 이탈리아는 내친 김에 프랑스까지 잡을 기회를 잡았다. 전반 열세를 뒤로 하고 3쿼터에 31점을 몰아치면서 분위기를 고취시켰다. 그러나 프랑스의 매서운 뒷심에 연장 승부를 허용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4쿼터 막판에 폰테치오가 자유투를 시도했다. 폰테치오가 둘 중 하나만 집어넣었다면 이탈리아가 웃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자유투는 모두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고, 이후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게 다가 아니다. 연장전에서는 잘 들어가던 3점슛이 번번이 림을 외면했다. 특히, 연장전에서만 니콜레 멜리, 루이지 다토미, 폰체치오, 아킬레 폴로나라의 3점슛이 모두 들어가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연장 종료 1분 30초가 남았을 때 시도한 공격이 모두 빚나가면서 패배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프랑스는 탄탄한 골밑 전력을 꾸리고 있어 이탈리아가 높이에서 상대가 되지 못했다. 즉, 안쪽이 취약할 시에는 기회가 왔을 때 가급적이면 승부를 끝내는 것이 여러모로 향후 야기될 수 있는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기회를 놓쳤고, 끝내 준결승 진출을 내주고 말았다.

슬로베니아 87-90 폴란드
슬로베니아가 또 다른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슬로베니아
블랏코 찬차르 21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3점슛 2개
루카 돈치치 14점 11리바운드 7어시스트 3점슛 3개
고란 드라기치 17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슬로베니아가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슬로베니아는 1쿼터부터 상대에게 많은 점수를 내줬다. 2쿼터에만 29점을 내준 사이 13점을 더하는 데 그쳤다. 전반을 무려 19점이나 뒤진 채 마쳤으며, 한 때 23점 차로 벌어지는 등 전반 내내 힘을 쓰지 못했다. 루카 돈치치(댈러스)의 공격이 림을 외면하면서 주춤했고, 무엇보다, 상대 공격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면서 시종일관 끌려 다녔다. 하지만 슬로베니아는 3쿼터를 24-6으로 압도하면서 시소게임을 만들었다. 약 20점 안팎으로 뒤졌던 경기를 다시 박빙으로 몰고 가는 대단한 저력을 발휘했다. 1점 차로 3쿼터를 마친 슬로베니아는 4쿼터 초반에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다시 분위기를 내주며 주저앉고 말았다.
 

승부처는 4쿼터 5분 여였다. 슬로베니아가 여전히 앞서 나갔으나 폴란드가 추격을 개시했다. A.J. 슬래터의 3점슛으로 한 점 차가 됐다. 슬로베니아는 작전시간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후 공격에서 차이를 보였다. 작전시간 이후 고란 드라기치(시카고)의 레이업이 실패한 가운데 폴란드는 슬래터가 레이업을 끌어내면서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공격에서 돈치치가 실책을 저질렀고, 폴란드는 슬래터의 패스를 마테우스 포니카가 3점슛으로 연결하면서 명암이 엇갈렸다. 돈치치는 자유투까지 두 개다 놓치면서 추격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돈치치는 4쿼터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으며, 3점슛까지 놓치고 말았다. 참고로, 돈치치는 이날 자유투 네 개를 시도해 1점을 더하는데 그쳤다.
 

돈치치가 부진했다. 돈치치는 이날 20점을 올리지 못했다. 공격에서 활로를 찾지 못했으나 어김없이 다수의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를 곁들이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뽐냈다. 그러나 4쿼터 막판에 보인 경기력은 상당히 실망할 만했다. 실책, 자유투 실패, 3점슛 실패가 모두 이어지면서 슬로베니아는 졸지에 세 번의 공격 기회를 허공에 날려 버렸다. 돈치치와 드라기치가 함께 뛸 때의 조합도 아쉬울 수 있었다. 돈치치가 공을 점유하면서 드라기치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했다. 클레멘 프레페리치가 대기하고 있어 드라기치를 주전으로 투입하는 것이 이상하진 않았으나 이미 자리를 잡은 돈치치와 드라기치의 공존이 원활하지 못한 측면도 없지 않았다.
 

슬로베니아는 이날 블랏코 찬차르(덴버)가 팀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4쿼터에 그의 3점슛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찬차르는 돈치치의 침묵을 만회할만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정작 4쿼터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찬차르 외에도 야카 블라지치가 13점을 올렸으나 폴란드의 물오른 공격진에 대항하기에 모자랐다. 조란 드라기치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부분도 아쉬웠다. 실책도 아쉬웠다. 슬로베니아는 이날 14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폴란드가 범한 실책(12개)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이중 11개가 돈치치와 드라기치가 범했다. 돈치치와 드라기치가 31점을 합작하긴 했으나 지나치게 많은 실책을 쏟아내며 패배를 자초했다.
 

슬로베니아는 이번 대회 유력한 우승 후보였다. 지난 유로바스켓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던 슬로베니아는 2020 올림픽에 진출까지 했고, 내친 김에 준결승까지 올랐다. 비록,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지 못했으나 국제 무대에서 얼마나 강력한 팀인지 입증했다. 즉, 이번 유로바스켓에서도 2연패 도전은 당연해 보였고, 적어도 메달은 목에 걸 수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됐다. 하물며 세르비아(16강)와 그리스(8강)가 탈락하면서 슬로베니아의 입상 전망은 상당히 밝아 보였다. 그러나 슬로베니아도 이변을 피하지 못했고, 패배를 자초하는 경기를 하고 말았다.
 

지난 유로바스켓을 끝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던 드라기치까지 합류했음에도 메달권에 다가서지 못한 것은 뼈아프다. 드라기치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최종적으로 대표팀 은퇴가 유력하다.
 

폴란드
마테우스 포니카 26점 16리바운드 10어시스트 3스틸 3점슛 5개
A.J. 슬래터 16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 3점슛 2개
미칼 소콜로브스키 16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3점슛 2개
 

폴란드가 디펜딩 챔피언을 침몰시켰다. 폴란드는 초반부터 매서운 공격력을 뽐내며 슬로베니아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비록 3쿼터에 6점에 그치면서 위기를 자초했으나 4쿼터에 이를 잘 만회했다. 리드를 내준 채 4쿼터에 돌입했으나 4쿼터에 엄청난 의지를 내비쳤다. 슬래터의 연속 득점에 힘입어 재역전에 성공한 폴란드는 여세를 몰아 격차를 유지했다. 마테우스 포니카가 엄청난 활약을 펼쳤고, 그를 포함해 5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면서 슬로베니아라는 엄청난 우승 후보를 꺾을 수 있었다. 이날 상대 부진이 결정적이기도 했으나, 폴란드 선수들의 경기력과 활약도 단연 돋보였다.
 

마테우스 포니카는 이날 단연 군계일학이었다. 이날 35분 이상을 뛰면서 많은 공격을 시도한 그는 여느 NBA 선수가 부럽지 않은 경기력을 뽐내며 코트를 지배했다. 이날 가장 많은 득점, 가장 많은 리바운드,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올렸다. 이날 트리플더블을 신고한 그는 ‘25-15-10’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전반에만 16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올리며 이날 활약을 예고한 그는 3쿼터에 이미 트리플더블을 완성했다. 유로바스켓 1995 이후 해당 기록을 처음 작성한 이가 됐다. 이날 그는 13개의 3점슛을 시도하는 등 대부분의 공격을 외곽에서 시도했음에도 남부럽지 않은 성공률을 자랑했다.
 

폴란드가 실로 오랜 만에 준결승에 진출했다. 폴란드는 역대 유로바스켓에서 네 개의 메달(은1 동3)을 수확했다. 지난 1939년에 첫 메달을 따냈으며, 60년대에 내리 세 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중 자국에서 열린 유로바스켓 1963에서는 생애 첫 결승 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 1963년부터 1971년까지 5회 연속 준결승에 진출하는 등 폴란드는 60년대 유럽 농구의 강자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후 폴란드는 준결승에 오르지 못했으며,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는 본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그 긴 공백을 이겨내고 1971년 이후 첫 준결승 무대를 밟는 기쁨을 맛봤다.
 

사진_ NBA Mediacentral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considerate2@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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