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96개 대학 정원 1만6197명 감축..비수도권 대학이 88%

김태훈 기자 2022. 9. 15.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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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96개 대학이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까지 입학 정원을 ‘자발적으로’ 1만6197명 줄인다. 감축 정원의 88%가 비수도권 대학에 집중된데다 수도권 대학에선 첨단학과 정원을 늘리는 정책까지 추진 중이라 수도권 집중 현상이 더욱 극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교육부는 올해 대학·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에서 대학의 자율적인 정원 감축을 유도하기 위한 ‘적정규모화 지원금’ 1400억원을 지원한다고 15일 밝혔다. 지원 대상은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선정된 233개대 가운데 정원내 미충원 규모 대비 90% 이상으로 입학정원 감축과 학부-대학원 간 정원 조정, 성인학습자 전담 과정 전환, 입학정원 모집 유보 등 계획을 수립한 대학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말 3년간 총 1조1970억 규모의 대학혁신지원사업(2022∼2024년)을 발표하면서 대학들에 정원 감축안을 담은 적정 규모화 계획을 올해 5월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지원 대상 233개교 가운데 96개교(41.2%)가 참여했다.

감축되는 정원의 88%(1만4244명)는 비수도권 대학 74개교에 집중됐다. 수도권 대학 22개교에선 1953명(12%)을 감축한다. 권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에서 4407명, 충청권에서 4325명, 호남·제주권에서 2825명, 대구·경북·강원에서 2687명을 줄인다. 신입생 미달로 위기를 겪는 비수도권 대학의 정원 감축 폭이 커 적정규모화 지원금의 86%(1203억5000만원)도 이들 비수도권 대학에 지원된다.

학제별로는 일반대학이 7991명, 전문대학이 8206명의 정원을 줄여 일반대학에 1000억원, 전문대학에 400억원이 지원된다. 일반대학이 정원 1명을 감축한 데 대해 지급받는 지원금은 선제적 감축분에 대해 3270만원, 미충원분 감축으로 650만원을 받는다. 전문대학은 선제적 감축 1514만원, 미충원분 감축 251만원을 지원받는다.

교육부의 대학혁신지원사업은 대학의 자율적인 정원 감축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비수도권 대학의 정원이 더욱더 빠르게 줄어드는 결과를 내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 간 격차를 오히려 넓힐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방안 등을 통해 수도권 대학 첨단산업 관련학과의 증원을 유도하면서 수도권 대학의 정원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교육부는 2019년 대학 기본역량진단 기본계획을 발표해 자율적 구조조정을 유도했으나 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대학을 재정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수준에 그쳤다.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지원금을 내걸어 대학이 책임지고 스스로 정원을 감축하는 쪽으로 대학 구조조정 정책 방향을 바꿨다.

교육부는 향후 대학별 유지충원율(신입생·재학생 충원율)을 점검해 그 결과에 따라 추가로 정원 감축을 권고할 방침이다. 내년 하반기까지 두 차례 점검을 해 유지충원율 하위 30~50% 수준 대학에 정원 감축을 위한 컨설팅을 제공한 뒤 필요한 감축 규모를 권고하고, 이행실적에 따라 2024년 대학혁신지원사업비 지원 규모를 결정한다.

교육부는 첨단산업 관련학과 육성과 비수도권 대학 중심 정원 감축으로 지역 간 격차가 더 커질 것이란 지적에 보완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대학혁신지원사업비 배분 방식을 개선해 올해 61%였던 비수도권 대학 지원 비율을 내년부터는 총사업비의 65%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첨단학과 증원과 이번 적정규모화 계획은 별개”라며 “올해 연말까지 고등교육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지방대학 위기를 타개하고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한 종합적인 그림을 담아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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