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남' 하정우 "시즌2?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라면 할 것" [인터뷰]②
하정우는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공개 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프로포폴 투약 혐의에 대한 사죄를 비롯해 ‘수리남’으로 오랜만에 시청자들을 만나는 각오, 공백기를 겪고 지난 날을 성찰하며 느낀 심정 등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하정우는 시즌2 제작 시 출연 의향을 묻자 “주변에서도 마지막 엔딩을 두고 시즌2를 고려한 장치였냐는 말들을 많이 하더라. 어떤 이야기든 의지가 있다면 (시즌2를) 만들 수 있겠지만, 윤종빈 감독과 제작진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작진 측에서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해온다면 (시즌2 출연을) 받아들이겠다”는 재치있는 답변으로 웃음을 유발했다.
지난 추석 연휴 기간인 9일 공개된 ‘수리남’은 대물림되는 가난과 비루한 삶의 질곡에서 벗어나려 부패한 남미의 작은 나라 수리남으로 떠났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마약왕의 정체를 숨긴 한인 교회 목사 전요환(황정민 분)에 의해 억울하게 마약 밀매범으로 몰려 옥살이를 한 남자 강인구(하정우 분)가 전요환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국정원 요원의 체포 작전에 협력해 그에게 다시 접근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았다. 실제 수리남에서 마약왕이었던 남자 조봉행과 2009년 그를 체포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민간인 협력자 K씨가 겪은 실화를 모티브로 각색한 작품이다. 하정우와 함께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2005), ‘비스티 보이즈’(2008),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2), ‘군도: 민란의 시대’(2014)를 만들어 충무로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윤종빈 감독이 처음으로 도전한 시리즈물로 공개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2020년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물의를 빚고 지난해 30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아 자숙의 시간을 가진 하정우의 첫 복귀작이기도 하다.
윤종빈 감독은 하정우의 데뷔부터 그의 주요 히트작들을 쏟아내며 가장 많이 호흡한 감독이다.
하정우는 윤종빈 감독과 자신이 잘 맞는 이유를 묻자 “영화를 바라봄에 있어서 추구하는 방향성이 비슷하다”며 “어떤 장면이 좋고, 그 영화에서 배우가 한 어떤 연기가 최고였는지를 따지는 기준점 등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다만 “함께 작업할 때는 철저히 감독 대 배우로서 평상시 친분을 생각하지 않고 다른 관계로 접근한다”고도 덧붙였다.
윤종빈 감독과 젊은 시절 함께 살았던 기억은 물론 현재까지 대부분의 일상을 함께하는 절친이다 보니 그가 자신의 배우적 욕망과 몰입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안목을 가졌다고도 부연했다. 하정우는 “무장해제된 일상을 함께하고 있는데, 그는 어쩔 수 없이 감독이고 작가이기에 일상 속 내 모습에서까지 영화적 순간을 캐치하곤 한다”며 “윤종빈 감독만큼 나와 많이 호흡한 감독이 없다. 그만큼 나의 장단점을 명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배우로서 본연의 감정선을 최대치로 끌어내는데 능하다”고 설명했다.
오랜 인연을 쌓았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함께 작업한 황정민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하정우는 “지방 촬영이 많아 숙소 생활을 하다보니 촬영 외의 시간을 거의 황정민 형, 윤 감독과 많이 보내면서 서로에 대한 편안함이 쌓였다”고 회상했다.
황정민과의 첫 인연에 대해선 “20대 중반 매니지먼트 회사에서 형을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무서운 선배, 다혈질 형이라 생각했고 서로 배우로서 위상의 차이도 어마어마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어릴 땐 마냥 높은 존재라고만 생각했는데 의외로 살갑고 따뜻한 면이 많은 사람이다. 부산국제영화제 때 저를 꼭 데리고 다니셨던 기억이 난다. 감사한 마음은 많았지만 함께 작업할 기회가 없어 아쉬웠는데 오랜 시간이 지난 ‘수리남’에서 만나니 그간 쌓인 정들이 밑함께 연기할 때 좋은 밑거름이 되어줬다”고 했다.
반면 자신은 “뻣뻣하고 무뚝뚝한 선배”라고 평했다.
변기태 역으로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인 조우진에 대한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하정우는 “우진이가 정말 많은 고생을 했다. 육체적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며 “특수 분장 때문에 다른 출연자들보다 기본 세 시간은 먼저 출근해야 했다. 극 중 캐릭터가 중국어에 능한 만큼 중국어 연습을 1년이나 했다. 그렇게 노력한 모든 것들이 지금 폭발적 반응으로 올곧이 보상받고 있는 것 같아 동료 배우로서 보기 좋다”고 칭찬했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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