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구독 상품 골라 담아요"..통신사 '맞춤형 구독 서비스'에 열 올리다
SKT, 'T우주' 출시 1주년 맞아
LGU+, 구독 서비스 조합하는 '유독' 출시
'탈(脫)통신'을 선언한 국내 통신업계가 '구독 서비스'를 새로운 사업 모델로 설정하고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 시장 규모는 2020년 40조1,000억 원에서 2025년 100조 원 규모까지 커질 전망이다.
통신사들은 각각 소비자 맞춤형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며 서비스 차별화에 나섰다. 통신사들은 구독 서비스의 개별적 판매는 물론 통신 요금제와 결합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이동 통신 서비스 가입자 수가 7,000만 명(중복 가입자 포함)을 넘어선 만큼, 통신사들은 구독 서비스 확장에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소비자들도 통신 서비스와 함께 쇼핑·콘텐츠·외식·문화 등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비교해 선택하고 있다. 다만 구독 시장 전반에선 통신사들이 후발 주자 위치인 만큼, 서비스 고도화와 고객층 확대를 위한 세밀한 전략이 중요한 시점이다.
T우주 "월 사용자 130만 명"
1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구독 서비스 'T우주'는 올해 8월 말 출시 1주년을 맞았다. SK텔레콤은 국내 통신사 중 처음으로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T우주 월 이용자는 130만 명을 돌파했다.
T우주의 가장 큰 강점은 '해외직구'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혜택이다. T우주는 ①우주패스 올(all) ②우주패스 라이프(life) ③우주패스 미니(mini) ④우주패스 슬림(slim) 등 네 가지다. 우주패스 올·미니·슬림은 세계 최대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을 통한 해외 직구 시 무료 배송과 5,000원~1만 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 11번가 포인트 2,000~3,000포인트도 매달 준다. 콘텐츠·생활·쇼핑·교통·교육·보험 등 48개 제휴처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해 추가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T우주 이용 고객의 68%는 20대~40대로 나타났다"면서 "이들은 해외 직구와 할인 혜택에 익숙한 세대"라고 설명했다.
LGU+ "구독 서비스 조합하고 맞춤형 뉴스 추천"
LG유플러스는 구독 서비스 '유독'을 선보이며 추격전에 나섰다. 유독의 특징은 11개 분야 23종 구독 서비스를 소비자들이 원하는 대로 조합할 수 있다. 콘텐츠 분야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기존에 LG유플러스와 협력 관계를 맺어 온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참여했고, 배달 서비스 요기요, 차량공유 쏘카 등이 대표 제휴사다. 유독 서비스 이용자는 구독 서비스 개수와 조합에 따라 5~56%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수헌 LG유플러스 부사장은 7월 유독 서비스 공개 당시 "2025년까지 유독 정기 고객 1,000만 명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LG유플러스는 소비자 맞춤형 뉴스 추천 서비스 'U+뉴스'도 출시했다. 단순히 모든 뉴스를 모든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해당 뉴스에 관심을 보일 만한 소비자만 '타기팅' 해 뉴스를 전달한다는 설명이다.
KT는 현재 별도의 구독 서비스는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콘텐츠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KT스튜디오 지니의 지니뮤직(음원 스트리밍)과 밀리의 서재(도서), 블라이스(웹소설) 등 콘텐츠를 요금제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구독경제 시장에 진출했다.
구독경제 후발 주자 통신업계, 과제는
통신업계가 속속 구독경제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갖가지 전략을 구상하고 있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통신사들 자체가 구독경제 시장에선 후발 주자인 만큼, 서비스 고도화와 사용자 확대가 우선 과제다.
실제 시장 선두 주자인 쿠팡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가 각각 900만 명, 800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이제 막 서비스의 첫걸음을 뗀 수준이다. '당일배송' 등으로 유통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쿠팡은 배송료 혜택을 주며 구독 서비스 이용자를 늘리고 있고, 연회비 4만6,800원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쇼핑 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네이버 페이 적립과 각종 할인 혜택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제휴처 확대 등 서비스 규모를 키우고 소비자 개개인에게 알맞는 구독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기존 구독 서비스들과 차별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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