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황현식 "고객의 시간, 더는 못 빼앗겨..'플랫폼社' 결단의 배경

변휘 기자 2022. 9. 1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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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IPTV·키즈콘텐츠·구독 서비스 '플랫폼화'로 승부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사진제공=LGU+

"통신은 고객을 만나 이해하는 기회를 크고 작은 플랫폼 회사들에게 빼앗겼다. 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정공법을 택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CEO)은 15일 라이프스타일, 놀이, 성장케어 등 3대 신사업과 웹 3.0 기반의 미래기술까지 '4대 플랫폼'을 중장기 전략 사업으로 내세운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고객이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을 목표로 LG유플러스의 강점인 IPTV, 키즈 콘텐츠, 통신·구독 서비스를 플랫폼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황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유플러스 3.0'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과거 텔레콤-데이콤-파워콤이 각각 유무선 사업을 전개하던 시기를 '1.0', 3사 합병 후 LTE와 5G를 기반으로 한 단계 도약한 시기가 '2.0'이라면 "이제 전통적인 통신 사업영역을 넘어 데이터와 기술 기반으로 고객 중심 플랫폼과 서비스를 만들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신사업을 기반으로 2027년 비통신 매출의 비중을 40%, 기업가치를 12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황 사장은 고객이 LG유플러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간에 주목했다. 그는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간이 많아져야 한 차원 높은 고객경험 혁신이 가능하다"며 "고객경험 혁신을 위해 고객을 이해해야 하고,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사업의 '플랫폼화'를 결단한 이유다.

우선 주력인 통신사업의 경우 디지털화가 더뎠던 만큼, 앞으로는 'DIY요금제' 'eSIM' 등을 활용해 고객과의 디지털 접점을 늘려갈 계획이다. 또 지난 7월 출시한 구독플랫폼 '유독'과 연계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를 꾀한다. LG유플러스는 5년 후 700만명이 이용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구축하고, 여기서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해 헬스케어, 펫, 여행 등 연계 사업도 전개한다.

놀이 플랫폼은 IPTV가 중심이다. 황 사장은 "직접 OTT를 하는 것이 아니라 OTT를 보기에 가장 적절한 IPTV를 만든다는 게 LG유플러스의 기본 방향"이라며 "OTT로 인해 잠식되는 시장을 빼앗기지 않으려 애쓰기보다는 IPTV에 과감하게 OTT를 노출하며 콘텐츠 소비가 가능하도록 새로운 개념의 TV 플랫폼을 만들려 한다. 이를 'OTT TV'로 명명했다"고 강조했다.
IPTV→OTT TV, 아이들나라→키즈 넷플릭스
U+tv는 실시간 채널과 OTT의 데이터를 통합해 시청 경험을 혁신하는 솔루션을 선보이고, 콘텐츠를 시청한 고객의 반응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콘텐츠 제작에 반영하며, '아이돌플러스'는 라이브·멀티뷰·XR(확장현실) 등 다양한 기술과 3D 전시관, NFT 등 메타버스 콘텐츠를 확대한다. 황 사장은 "팬덤이 확실한 스포츠-아이돌 서비스는 자체 제작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성장케어 플랫폼의 핵심은 '아이들나라' 서비스다. 황 사장은 "지금까지 아이들나라는 IPTV 중심 서비스인 탓에 고객의 이용패턴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부모-자녀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 접점을 만들기 위해 '키즈 넷플릭스'로 자리매김할 구독형 플랫폼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장기적으로는 유치원 등 B2B 교육솔루션 시장을 공략하고, 글로벌시장에 'K-교육'을 수출하는 전략도 마련했다.

새로운 키즈 OTT가 시장에 안착할 경우, 분사 가능성도 거론됐다. 황 사장은 "사업별 진척 상황에 따라 분사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시도한다면 첫 번째 주자는 아이들나라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내외부적으로 시간이 좀 걸리는 일이다. 명확하게 언제쯤 분사한다는 등의 계획은 확정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LG유플러스는 각각의 플랫폼 사업에서 차세대 기술 트렌드인 웹 3.0이 적용된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고객들의 플랫폼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아이돌·콘텐츠 NFT 등 웹 3.0 방식의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메타버스 등 기술영역의 R&D(연구개발)와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해 핵심 미래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신사업의 플랫폼화가 시장에 안착되면 광고·커머스·B2B 등 다른 사업영역으로도 플랫폼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한편 플랫폼 신사업을 추구하면서도 사업의 기반인 통신 서비스의 안정적 제공에는 소홀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권용현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플랫폼 사업은 통신회사에게 전혀 생뚱맞은 사업이 아니라 통신서비스에 덧붙이는 개념"이라며 "기본적인 통신 네트워크 및 상품은 계속해서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사가 일방적으로 부담하고 있는 망 비용 부담을 빅테크가 나눠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황 사장은" 망 투자를 감당하면서 네트워크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 6G로 가면 더 고민이 되는 상황"이라며 "망 사용 대가를 여러 사업자들이 분담해야 한다는 논의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고, 그런 논의가 바람직하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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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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