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성희롱·스토킹한 유튜버, 징역1년 법정구속

조선일보 노조, 자사 문화부 기자 관련 건 노보 통해 알려

온라인상에서 기자에게 성희롱 발언, 스토킹을 하던 유튜버가 징역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조선일보 노동조합의 7일 노보에 따르면 조선일보 문화부 A 기자를 온라인상에서 성희롱하고 스토킹하던 유튜버가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지난 2일 법정 구속됐다. 2019년 A 기자는 사내 유튜브와 팟캐스트에서 책 소개 관련 콘텐츠를 제작했고, 이후 가해자의 개인 유튜브, 커뮤니티 게시글을 통해 성희롱 발언 등 피해를 입었다. 가해 남성은 A 기자 요청으로 유튜브가 계정을 삭제하자 회사 주소로 자필 편지를 보내 돈을 달라는 협박도 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지속된 피해 끝에 A 기자는 지난해 11월 모욕죄 및 통신매체이용음란죄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그는 재판부에 제출한 처벌 탄원서에서 “제가 만일 범죄 관련 칼럼을 쓴다면 ‘두려워 하지 말고 법적 절차를 밟으라’고 피해자들에게 조언할 것”이라며 “보복의 두려움 때문에 피고인을 법의 심판에 맡기는 일을 주저하고 숨게 된다면 그것은 저의 직업윤리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했다.

이 같은 일이 벌어졌을 때 신고나 소송 등 법적절차까지 밟는 일은 많지 않다. 통상 악플러 고소 사건 등의 처벌수위는 집행유예 정도인 만큼 징역형까지 나오는 일도 흔치 않다. 실제 A 기자는 ‘초범이라 집행유예 정도로 끝나면 오히려 보복을 당할 수 있다’며 참으라는 조언을 주변에서 듣기도 했다.

지난 4월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여성기자협회가 현직 기자 544명을 대상으로 트라우마 실태 파악을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응답이 나온 바 있다. 전체 응답자 중 75.2%(409명)는 지난 1년 간 어떤 식으로든 온라인 공격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댓글을 통한 조롱·모욕·협박을 꼽은 비율이 높았고, ‘신상털기’(30.7%, 167명), ‘성적 수치심 유발’(18.4%, 100명) 등을 호소한 비율도 낮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인으로부터 지속적인 공격 등 위협을 당한 경우도 전체에서 18.5%(101명)에 달했지만 이 중 57.4%(58명)만이 회사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거나 도움을 요청했고, 이 가운데 37.9%(22명)는 후속 조치가 없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특히 위협이나 공격을 당하고도 신고하거나 소송 등 법적절차를 밟지 않은 86명에게 이유를 물었을 때 53.5%(46명)는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을 우려해서’라고 답했다.

조선일보는 올해 초 관련 제도를 정비해 구성원들이 피소를 당했거나 먼저 소송 제기를 희망하는 경우 법률·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 조선 노조는 “현재 다른 일부 조합원들 역시 악플러 등을 상대로 회사 지원을 받아 형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보에 담긴 노조와의 통화 내용 등에서 A 기자는 “조합원들도 이런 일을 겪을 때 참지 말고 회사에 적극적으로 요구를 하기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