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지중해 세계사·도시 축제의 아름다움

송광호 2022. 9. 1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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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황 옮김.

이 같은 권력 지형의 변화로 도시 축제에서 시가지를 누비는 퍼포먼스 행렬은 더욱 다채로워졌다.

특히 상인들은 도시 축제 행렬에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근세의 도시 축제에서 퍼포먼스 행렬은 관람자들의 시각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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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이미지 [책과함께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지중해 세계사 = 데이비드 아불라피아 총괄편집. 이재황 옮김.

지중해를 둘러싼 해안선은 지브롤터 바위산에서 시작해 에스파냐와 남프랑스를 거쳐 이탈리아와 그리스를 돌아 터키, 이집트를 지난 뒤 모로코에 이른다.

영국 역사가 아불라피아를 포함한 9명의 저자들은 지중해 해안을 따라 번성한 여러 문명의 흥망성쇠에 주목한다.

이들은 지중해에서 발전한 각 사회가 단절된 게 아니라 서로 연결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책의 키워드로 '연결'을 꼽는다.

대표적인 예가 이베리아반도 문화다. 이슬람의 침공을 받은 에스파냐 지역은 유럽문화와 아랍문화가 뒤섞인 지역이다.

이슬람 영향 속에 동방 사회와 긴밀한 교역 관계를 맺은 에스파냐인들은 그리스와 아랍의 문헌을 서유럽에 전하는 역할을 했다.

아울러 저자들은 선사시대부터 20세기까지 지중해의 역사도 살핀다.

저자들은 페니키아인과 그리스인의 경쟁, 카르타고를 섬멸하고 패권을 차지한 로마, 십자군 전쟁과 오스만의 부상을 설명한다.

이어 열강의 전쟁터이자 세계의 중심에서 변방으로 전락한 지중해의 위상 변화와 세계화 시대 이후 세계로 연결된 지중해의 역할 변화까지 지중해의 모습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책과함께. 484쪽. 2만8천원.

책 표지 이미지 [서해문집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도시 축제의 아름다움 = 안상복 지음.

16~19세기 중국과 일본에서는 상업형 도시가 나타났다. 기존 지배층인 중국의 신사(紳士)나 일본의 사무라이 계층 외에 상인들이 주요 계층으로 등장하면서다.

이 같은 권력 지형의 변화로 도시 축제에서 시가지를 누비는 퍼포먼스 행렬은 더욱 다채로워졌다. 상인 계층과 기존 지배층 모두 행렬 속에 자신들의 미의식을 투영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특히 상인들은 도시 축제 행렬에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근세의 도시 축제에서 퍼포먼스 행렬은 관람자들의 시각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변모했다. 축제에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강화된 것이다.

당대 화가들은 이런 변화상을 재빨리 화폭에 담아 묘사했다. 중국과 일본에서 '도시축제행렬도'가 번성한 이유다.

그러나 같은 시기 조선시대 미술 작품 중에는 이런 '도시축제행렬도'가 없었다고 한다.

안상복 강릉원주대 중문과 교수는 "16~19세기에 조선은 전형적인 농업 사회에 머물러 있었다"면서 "그런 탓에 상공인층의 활약이 컸던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될 수밖에 없었고 도시 축제라는 판은 엄두도 내지 못할 상황이었다"고 설명한다.

서해문집. 348쪽. 2만2천원.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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