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교단에 드러누운 학생, 촬영은 안 했지만 징계받는다

수업 중 교단에 드러누워 휴대전화를 쓰던 학생과 그 모습을 촬영해 동영상 플랫폼에 올린 학생 등 중학생 3명이 징계를 받게 됐다.

15일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홍성의 한 중학교는 전날 A 군 등 3명을 대상으로 학교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2명에게는 중대 조치를, 1명에겐 낮은 수위 조치를 내렸다.

교육청은 학생 인권과 개인 정보 보호 등을 위해 3명의 학생이 받은 구체적인 징계 내용을 밝히진 않았다. 다만 중대조치는 학교·사회 봉사, 심리 치료, 출석 정지, 학급 전체, 전학, 퇴학 등 다양하다.

지난달 26일 학생이 수업 중 스마트폰을 들고 교단에 드러눕는 영상이 동영상 플랫폼에 올라와 온라인으로 확산되면서 교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영상 속에는 남학생이 교단에서 칠판에 글씨를 쓰는 여성 교사 뒤에 드러누운 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이 올라온 계정에는 또 다른 남학생이 상의를 벗은 채 교사에게 말을 거는 모습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교단에 드러누운 학생이 여성 교사를 몰래 촬영한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경찰이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한 결과, 해당 여성 교사를 촬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경찰은 이 사건을 불송치 결정했다.

이번 사건은 교권 침해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교사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행위는 지난해 총 2269건 발생했다. 이중 학생에 의한 것이 2098건(92.5%)이었다. 침해 유형별로는 모욕·명예훼손이 1271건(56.0%)으로 가장 많았고, 상해·폭행 239건(10.5%), 성적 굴욕감·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 207건(9.1%) 등 순이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