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탄소중립"..삼성, 新환경경영에 7조 투입

■ 환경선언 30년만에 새 전략 공개

초저전력기술 적용 반도체 개발

TV 등 7대 제품 전력소비량 개선

수자원 재활용 물소비도 최소화

탄소포집·활용기술 상용화 추진

세계 최대 규모의 정보통신기술(ICT) 제조기업인 삼성전자가 초저전력 반도체를 비롯한 혁신 기술과 자원 순환 극대화를 통해 기후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오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지난 1992년 ‘삼성 환경선언’을 통해 “환경 문제는 선택적 지출이 아닌 필수 투자”라고 밝힌 지 30년 만에 경영 패러다임을 친환경으로 완전히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삼성은 2030년까지 공정가스 저감과 폐전자제품 수거 및 재활용, 수자원 보존, 오염물질 최소화 등 환경 경영 과제에 총 7조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15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신(新) 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경영전략은 △2050년 탄소 중립 달성 추진 △초절전 제품 개발 및 자원 재활용 △수자원 재활용 최대화 △탄소 포집 및 미세먼지 감축 등 4대 분야가 핵심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인류의 당면 과제인 환경위기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탄소 중립을 향한 ‘도전’에 나선다”며 “삼성전자는 혁신기술과 제품을 통해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친환경 생태계 구축을 가속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부터 스마트폰, TV, 가전까지 전자 산업의 전 영역에서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ICT 기업인 만큼 이번 선언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삼성은 우선 2050년까지 직·간접 탄소 순 배출을 제로화하는 탄소 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각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탄소 직접배출을 줄이기 위해 혁신기술을 적용한 탄소 배출 저감시설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전력사용으로 발생하는 탄소 간접배출을 줄이기 위해 최근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RE100(재생에너지 100%)’ 가입을 완료했고, 이를 토대로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한다.

혁신적인 초저전력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 사용 단계에서부터 전력 사용을 줄이고, 원료부터 폐기까지 제품 전 생애에 걸쳐 자원 순환을 극대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대표적으로 반도체는 초저전력 기술 확보를 통해 2025년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되는 메모리의 전력 소비량을 대폭 줄일 방침이다. 제품 측면에서는 스마트폰, TV, 냉장고, 세탁기 등 7대 전자제품의 대표 모델에 저전력 기술을 적용, 2030년 전력소비량을 2019년 동일 성능 모델 대비 평균 30% 개선하기로 했다.

수자원 재활용을 통한 물 소비 최소화도 주요 목표에 포함됐다. 이를 위해 반도체 국내 사업장에서 ‘물 취수량 증가 제로화’를 추진한다. 반도체 라인 증설로 반도체 사업장의 하루 필요 취수량은 2030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늘지만, 삼성은 용수 재이용을 최대한 늘려 이를 2021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탄소는 잡고 미세먼지는 줄이는 기술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탄소포집 기술을 2030년 이후 반도체 제조시설에 적용한 뒤 전사와 협력사까지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또 대기를 오염시키는 미세먼지 저감 기술도 개발해 2030년부터 지역사회에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은 반도체 산업현장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저장하고 이를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탄소 포집·활용 기술을 개발·상용화하기 위해 지난해 9월에 종합기술원 내 탄소포집연구소를 반도체 업계 최초로 설립한 바 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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