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비대위'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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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한국 정치에서 '비상대책위원회'는 필요악이다.
국민의힘은 정진석 비대위원장까지 10년 동안 10번의 비대위 체제를 경험했고, 더불어민주당도 '우상호 비대위'까지 10번째나 된다.
산술적으로 보면 여야 모두 1년에 한 번씩 비대위 체제를 경험한 셈인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 전당대회에서 뽑힌 당 대표체제가 임기 2년을 제대로 채운 적이 드물 정도로 비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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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지난 10년간 한국 정치에서 ‘비상대책위원회’는 필요악이다. 국민의힘은 정진석 비대위원장까지 10년 동안 10번의 비대위 체제를 경험했고, 더불어민주당도 ‘우상호 비대위’까지 10번째나 된다. 산술적으로 보면 여야 모두 1년에 한 번씩 비대위 체제를 경험한 셈인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 전당대회에서 뽑힌 당 대표체제가 임기 2년을 제대로 채운 적이 드물 정도로 비정상이다.
비대위 체제가 수립된 것은 대부분 선거에 당이 패배한 후 국면 전환을 위해 지도부가 사퇴하는 것이 관례처럼 되면서다. 그만큼 당 지도체제가 취약하다는 방증이다. 이 중에서 김종인 전 의원은 양당의 비대위원장을 모두 경험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고, 두 번이나 비대위를 맡았던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몸이 비대(肥大)해서 자꾸 비대위원장을 시킨다”고 농담했을 정도다. 최근엔 여야 3당이 모두 비대위 체제일 정도로 정치 구도가 불안정한 상태다.
국민의힘 계열선 2010년 6월 6·2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정몽준 대표 이하 당 지도부가 총사퇴한 후 김무성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가 구성됐다. 2011년 4·27 재보선 패배 직후엔 안상수 체제가 무너지고 정의화 비대위가 출범했다. 같은 해 12월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의 참패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DDoS) 공격 파문으로 홍준표 체제가 붕괴하고 박근혜 비대위가 세워졌다. 이후 황우여-이완구-김희옥-인명진-김병준-김종인-주호영을 거쳤다.
그러나 이 가운데 ‘성공한 비대위’라고 할 만한 케이스는 2011년 박근혜 비대위가 유일하다. 박근혜 비대위는 디도스 공격 파문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던 한나라당을 당명 교체, 현역 의원 25% 공천 배제 등 ‘극약처방’으로 되살려 내는 데 성공했다. 반면, 주호영-정진석 비대위 체제는 법원의 판단에 의해 운명이 좌지우지될 처지다.
민주당 계열에서는 임채정 정세균 유재건 박지원 박기춘 문희상 김종인 도종환 우상호 비대위 체제가 있었다. 문제는 기소된 이재명 대표의 운명에 따라 민주당은 또 한 번의 비대위 체제로 갈 수 있고, 국민의힘도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지경이다. 씁쓸한 비대위 전성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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