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칼럼]극한환경 도전하는 반도체

2022. 9. 1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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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과학기술의 업적 중에서 일상생활을 크게 바꿔놓은 발명품을 꼽으라면 반도체가 그중 하나일 것이다.

현재 극한 환경에서 사용되는 반도체는 고온 및 내방사선 등 극한 환경 해결을 위해 방열, 밀폐 및 차폐 등과 같은 별도의 패키지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인공위성, 탐사로봇에 쓰이는 반도체가 극한 환경에 견디기 위해선 그동안 모듈이나 밀폐구조, 차폐구도 등을 통해 몸집이 무겁고 두텁고 길고 큰 부품이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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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과학기술의 업적 중에서 일상생활을 크게 바꿔놓은 발명품을 꼽으라면 반도체가 그중 하나일 것이다. 오늘날 반도체는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은 물론, 인공지능, 6G 이동통신, 양자 등의 분야에서 인류를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고 있다.

반도체를 구성하는 단위 소자의 발명과 이를 집적하는 반도체 집적회로(IC) 기술은 거대한 컴퓨터를 개인용 컴퓨터로 축소하여 전 세계에 보급하게 되었다. 미래 과학기술의 급속한 진전이 반도체를 통해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누리호’와 ‘다누리 탐사선’ 발사 성공으로 본격적인 우주기술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제 우주기술 자립화와 다양한 탐사 기술 구현을 위한 극한 환경에서 사용되는 반도체에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 극고온, 극저온, 고전력, 고압, 고충격, 고방사선 등 극한 우주 환경에서 사용되는 반도체는 주로 실리콘이나 화합물 반도체 기술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기존 사용하던 실리콘이나 화합물 반도체는 거친 우주 환경에 쓰기에는 소재가 갖는 물리적 특성의 한계가 존재한다.

현재 극한 환경에서 사용되는 반도체는 고온 및 내방사선 등 극한 환경 해결을 위해 방열, 밀폐 및 차폐 등과 같은 별도의 패키지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반도체 소자의 여러 가지 극한 환경에 대한 내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실리콘 및 화합물 반도체보다 에너지 간격(Bandgap)이 커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우수한 반도체 물성을 가진 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바로 울트라 와이드 밴드 갭(UWBG·Ultra-Wide Bandgap)이라 불리는 반도체 기술이다. 예컨대 다이아몬드 반도체, 산화갈륨(Ga2O3) 반도체,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질화알루미늄(AIN) 반도체 등이 이에 해당한다.

UWBG 반도체는 고온 동작, 고방사능 저항도, 고전압, 고전력 동작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다양한 단결정 반도체 기판 제작 기술의 한계와 특수한 목적용으로 사용되어 시장 가격이 높고 양산성이 낮다. 인공위성, 탐사로봇에 쓰이는 반도체가 극한 환경에 견디기 위해선 그동안 모듈이나 밀폐구조, 차폐구도 등을 통해 몸집이 무겁고 두텁고 길고 큰 부품이 사용되었다. 이러한 부품의 가볍고 얇고 짧고 작은 반도체 부품으로 개발하기 위해선 물성이 우수한 UWBG 반도체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한 연구·개발이 계속 진행 중이며 고가지만 고성능이 요구되는 극한 환경에 제한적으로 응용이 가능하다.

이러한 극한 반도체 기술은 시장에 따라 개발하는 기존 반도체 기술과 다른 차별성이 있다. 바로 국가 주도형 전략 반도체산업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미래에 필요한 핵심 원천기술로 긴급히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가 새롭게 도전하는 연구·개발 분야에서 극한 환경에 적용하기 위해서라도 기술 요구가 매우 높은 분야이다. 특히 미국, 러시아, 일본 등 극소수 국가만이 가지고 있는 원천기술로 기술이전도 쉽지 않다는 어려움도 한몫한다.

지금은 원천기술부터 산업화까지 전 주기적 기술 개발 및 시장 선도를 위한 연구·개발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향후 우리나라도 극한 반도체 기술에 대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극한 반도체 원천기술을 확보하여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자동차, 우주항공산업 등 신시장을 선점하기를 기대해 본다.

강성원 ETRI ICT창의연구소장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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