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술로 탄소중립"..新 환경경영전략 선언
삼성전자가 지난 2009년 '녹색경영비전' 발표 이후 13년만에 새로운 친환경 경영전략을 제시했다. 초저전력 반도체와 가전제품, 그리고 친환경 공정을 적극 추진해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특히 서울시 전체 가정용 전력 사용랑의 1.76배를 사용하는 세계 최대 IT제조사의 특성과 열악한 국내 에너지 인프라 조건에도 가능한 기술을 모두 활용해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15일 삼성전자는 오는 2050년 직·간접 탄소 순배출을 '제로(0)'화하는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내용을 담은 '신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하고, 경영의 패러다임을 '친환경 경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공정가스 저감, 폐전자제품 수거 및 재활용, 수자원 보존, 오염물질 최소화 등 환경경영 과제에 2030년까지 총 7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이는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탄소중립 목표를 포함한 환경전략의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해 구체적인 과제별 실행 로드맵을 수립했고, 대표이사가 주관하는 지속가능경영협의회와 사외이사로 이루어진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통해 이행 경과를 점검할 예정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기후위기 극복과 순환경제 구축은 기업, 정부, 시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한 우리 시대 최대의 도전"이라며 "삼성전자는 혁신기술과 제품을 통해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친환경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접배출 감축 투자 확대…RE100 가입해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 추진=삼성전자는 사업부문별로 탄소중립 달성 시기를 다르게 설정했다. 가전, 모바일, 네트워크 등 완제품 사업 중심의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은 2030년 탄소중립을 우선 달성하고 반도체 사업 중심의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을 포함한 전사는 2050년을 기본 목표로 최대한 조기 달성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공정가스와 LNG 등 연료 사용에 따른 탄소 직접배출(스코프1)을 줄이기 위해 혁신기술을 적용한 탄소 배출 저감시설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공정가스 처리효율을 대폭 개선할 신기술을 개발하고 처리시설을 라인에 확충한다. 또 LNG 보일러 사용을 줄이기 위해 폐열 활용을 확대하고 전기열원 도입 등도 검토한다.
전력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간접배출(스코프2)를 줄이기 위해 삼성전자는 RE100에 가입해 2050년까지 사용 전력 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환 방식으로는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구매, 녹색 요금제, 재생에너지공급계약(PPA), 재생에너지 직접 발전 등이 포함된다.
삼성전자는 우선 5년 내에 모든 해외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추진한다. 서남아와 베트남은 2022년, 중남미 2025년, 동남아·CIS·아프리카는 2027년까지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완료한다. 이미 재생에너지 목표를 달성한 미국, 중국, 유럽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직접 체결하는 재생에너지공급계약(PPA)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DX 부문은 국내외 모두 2027년까지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추진한다.
◇삼성 제품 사용해 환경 개선…전 생애주기 자원순환 극대화=아울러 삼성전자는 단순한 에너지 구매자로서의 기업 역할에서 나아가 삼성전자의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환경을 개선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제품 개발부터 생산, 사용, 폐기까지 전 생애에 걸쳐 자원순환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제품의 사용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저감하기 위해 제품의 에너지 효율 제고에 기술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탄소배출 저감에 동참하는 활동이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반도체는 초저전력 기술 확보를 통해 2025년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되는 메모리의 전력 소비량을 대폭 절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세트 제품의 경우 스마트폰·TV·냉장고·세탁기·에어컨·PC·모니터 등 7대 전자제품의 대표 모델에 저전력 기술을 적용해, 2030년 전력소비량을 2019년 동일 성능 모델 대비 평균 30% 개선할 계획이다.
또 삼성전자는 오는 2027년까지 약 1500대에 달하는 업무용 차량을 100% 무공해차(전기·수소차)로 전환한다. 향후 기타 간접배출(스코프3)에 대해서도 중장기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공급망, 자원순환, 물류 등에서 다양한 감축과제를 지속 발굴할 예정이다.
또 삼성전자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립, 이행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삼성EHS전략연구소가 준비한 탄소 감축성과 인증체제에 참여해 성과를 정확히 측정하며,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탄소감축 인증 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적인 점검을 받기로 했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는 제품의 원료부터 폐기·재활용까지 전자제품의 모든 주기에 걸쳐 자원순환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제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부품의 50%, 205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레진 적용을 추진한다. 갤럭시 Z 폴드4에 적용된 폐어망 등 해양 폐기물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의 적용 제품도 확대해 나간다. 폐배터리의 경우 2030년까지 삼성전자가 수거한 모든 폐배터리에서 광물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50여개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폐제품 수거 체계도 2030년 180여개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사업장의 자원순환성 강화를 위해 수자원 재활용의 극대화를 추진한다. 특히 반도체 국내 사업장에서는 '물 취수량 증가 제로화'를 추진한다. 반도체 라인이 증설됨에 따라 사업장의 하루 취수 필요량은 2030년 기준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나지만, 용수 재이용을 최대한 늘려 이를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한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또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신기술을 적용해 2040년부터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자연상태'로 처리해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 포집·활용기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종합기술원 내 탄소포집연구소를 반도체업계 최초로 설립했으며, 탄소포집 기술을 2030년 이후 반도체 제조시설에 적용한 뒤 전사와 협력사에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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