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어긋난 '디펜스 공식' 찾기
올시즌 프로야구 상위권 판도가 달라지는 것과 비례하며 움직인 지표 중 하나가 수비효율(DER)이다. 기간별 팀 성적이 ‘인플레이 타구의 아웃 비율’인 수비효율과 거의 함께 움직였다.
SSG는 승률 0.792(19승1무5패)로 압도적인 레이스를 벌인 지난 4월 수비효율에서도 0.736으로 독보적 수치를 찍었고, LG는 8월 이후 승률 0.667(20승1무10패)를 기록하는 동안에는 수비효율에서도 0.721로 단연 1위를 달렸다.
전·후반기 성적 차이가 큰 키움 또한 팀승률이 수비효율과 묶여있는 듯 움직였다. 키움은 전반기 승률 0.628(54승1무32패)를 올리며 전반기 수비효율에서도 SSG(0.707)에 근소하게 앞선 1위(0.709)였다. 그런데 14일 현재 후반기 승률이 0.452(19승1무23패)로 주저앉는 동안에는 동일기간 수비효율도 0.668로 9위까지 떨어졌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그래서 팀순위에 가장 큰 영향이 미치는 지표로는 팀 평균자책이 우선 거론된다. 여기에 수비지표가 팀 평균자책과 아주 밀착돼 움직인다. 현장에서는 팀 평균자책과 수비지표가 연동된다는 시각이 보편화해있다. 팀 전체의 수비력과 투수력이 상호 작용한다는 것으로, 팀승률이 수비효율과 비례할 수 있는 것을 뒷받침하는 배경이다.
김우석 LG 수비코치는 관련 물음에 “야수들간 수비력도 차이도 물론 있겠지만, 투수력이 수비에도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예컨대 투수력이 좋은 팀과 그렇지 못한 팀이 받아야하는 타구의 질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투수력에 따른 수비 시간과 투수들의 제구력 차이에 따른 야수들의 타구 방향 포착 타이밍 등이 달라지는 것도 투수력과 수비력을 엮어놓는 변수들이다.
그런데 올시즌 롯데가 쓰고 있는 지표들은 이같은 일반적 패턴에서 벗어나 있다. 롯데는 올시즌 꽤 괜찮은 초반을 보냈다. 4월을 승률 0.609(14승1무9패)로 마치며 2위까지 올랐다. 4월 팀 평균자책도 3.00으로 전체 2위에 올랐다. 그런데 그 모든 게 조화로워 보였던 4월에도 수비효율은 0.668로 10위였다. 롯데는 14일 현재 수비효율 0.651로 역시 10위로 내려앉아 있다.
올시즌 롯데는 투수력이 상승세였을 때나 하락세였을 때 모두 수비효율이 나쁘다. 이는 투수력을 비롯한 외부 변인과 관계없이 야수들의 수비 경쟁력이 그만큼 떨어져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팀 실책수가 86개로 5위지만 수비효율에서 나타나는 수치를 감안하면 야수들의 수비범위가 그만큼 좁아 나타나는 현상으로도 보인다. 실제 올시즌 롯데에서는 어떤 선수도 특정 포지션 수비력에서 리그 톱을 다투지 못하고 있다.
올시즌 막판 스퍼트를 하며 내년 시즌도 기약하려는 롯데로서는 결정적 숙제가 아닐 수 없다. 래리 서튼 감독이 시즌 내내 강조한 롯데의 ‘디테일 찾기’는 ‘디펜스’ 해법 찾기와 다른 말 같지 않아보인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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