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우크라이나 사태 속 "핵 사용 가능성 고조..지도자 간 신뢰 구축 절실"

김유진 기자 2022. 9. 1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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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무력 법제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으로 핵 사용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한·미는 물론 중국과 러시아 등 주요 국가 지도자들 간에 책임 있는 소통이 더욱 절실해졌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왔다.

핵 위기 상황에서 어느 지도자도 모든 위험 가능성을 통제할 수는 없다는 점을 유념하면서, 쿠바의 미사일 위기 등 과거 사례로부터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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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p20220915104227 : 제17회 제주포럼

제17회 제주포럼 2일 차

핵 군축 전문가 "어느 지도자도 모든 위험 가능성을 통제할 수 없어" 지적

북한의 핵무력 법제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으로 핵 사용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한·미는 물론 중국과 러시아 등 주요 국가 지도자들 간에 책임 있는 소통이 더욱 절실해졌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왔다. 핵 위기 상황에서 어느 지도자도 모든 위험 가능성을 통제할 수는 없다는 점을 유념하면서, 쿠바의 미사일 위기 등 과거 사례로부터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같은 주장들은 15일로 개막 이틀째를 맞은 제17회 제주포럼 계기에 ‘핵전쟁 예방을 위한 위기관리 방안 : 쿠바 미사일 위기가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나왔다. 제주평화연구원과 아시아·태평양 핵비확산·군축 리더십 네트워크(APLN)가 공동 주관한 이날 세미나에서 이근욱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962년 쿠바의 미사일 위기에서 전 세계가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소련과 미국의 지도자들이 위기 상황을 성공적으로 관리한 덕분"이라면서 "현 시점의 지도자들에게도 상황 통제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미국과 소련은 스스로를 제어하면서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았다"며 "미국은 터키에서, 소련은 쿠바에서 모든 미사일을 철수시키기로 약속하는 등 상당 수준의 노력을 기울였고 진지하게 소통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기 상황을 개인적인 감정으로 끌어가지 않고 국가의 비지니스 차원으로 다루면서 성공적으로 위기를 관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미나의 좌장을 맡은 김숙 전 유엔대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의 핵무력 법제화 등으로 인해 핵무기와 관련된 위기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핵을 사용하면 인류 멸망으로 이어진다’는 쿠바 미사일 위기의 교훈을 오늘날 현실에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국가 지도자들 간 신뢰 구축이 절실해졌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오바마·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군축·핵비확산 담당 선임국장을 지낸 존 울프스탈 글로벌 제로 선임고문은 "쿠바 미사일 위기로 갖게 된 신념은 아무리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 있어도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 중 누구도 모든 가능성을 미리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을 유념하며 위기가 심화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승철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실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두 핵무기를 평화를 위해 쓸 것인지, 자신의 평판을 위해 쓸 것인지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이라며 "지난 70년 이상 각 국가의 지도자들이 핵 사용을 금기시해 왔는데 전술핵의 경우 덜 파괴적이라는 인식이 있는 만큼 이 금기가 깨질 것인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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