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술 문화의 뿌리를 찾아서..2천 년 역사를 되짚다

성도현 2022. 9. 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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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 없는 삶을 군자지도(君子之道)라 했다. 그 속에는 음식지도(飮食之道)가 있어 음식을 먹을 때나 술을 마실 때 올바른 마음가짐이 있어야 함을 끊임없이 일깨웠다."

이번 책에서는 술과 술안주, 음주문화를 키워드로 2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며 한국 술 문화의 뿌리를 찾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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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학자 김상보 '전통주 인문학' 출간
성협의 풍속화첩에 나오는 야연(夜宴)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우리 조상들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 없는 삶을 군자지도(君子之道)라 했다. 그 속에는 음식지도(飮食之道)가 있어 음식을 먹을 때나 술을 마실 때 올바른 마음가짐이 있어야 함을 끊임없이 일깨웠다."

문화재청 무형문화재 위원을 지냈고 서울 및 세종시 무형문화재 위원으로 활동하는 한식학자 김상보는 신간 '전통주 인문학'에서 한국인의 술 문화를 분석하며 주도(酒道)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술은 군자들이 마시는 음료라는 뜻이며, 사람의 영혼을 술이 맑게 해주어 사람의 뜻과 신의 뜻을 화합하는 매개체가 곧 술이라는 설명도 곁들인다.

식품학 박사인 저자는 그간 조선의 궁중 의궤 음식문화, 제사음식 문화, 상차림 문화 등을 꾸준히 연구해왔다. 이번 책에서는 술과 술안주, 음주문화를 키워드로 2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며 한국 술 문화의 뿌리를 찾고자 한다.

그는 후한서(後漢書), 신당서(新唐書), 예기(禮記), 주서(周書) 등 고대 중국 문헌을 토대로 술을 동반하는 연회 문화의 뿌리는 음양사상(陰陽思想)이 깃들어 있는 유학(儒學) 정신이라고 주장한다.

제사를 지낸 후 음주와 가무를 즐기는 음복연(飮福宴)이 연향(燕饗, 宴饗·연회) 문화로 발전하고, 조선 왕실의 가례연, 진연, 진찬연, 영접연 등의 형태로 1910년 한일병합 때까지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특히 술을 마실 때 반드시 술안주가 제공됐다는 것을 이야기하며 "술은 정신세계 영혼을 살찌게 하고, 술안주는 육체를 살찌게 하는 공음공식(供飮供食)"이라고 말한다.

또 "술은 하늘의 도와 땅의 덕을 자각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음료로서 자리매김해 반드시 한(大) 항아리에 술을 담아 신과 그 장(場)에 모인 사람들이 공음(供飮)을 하고 이를 통해 신과 인간이 일심동체가 된다"며 "그것이 '술 마심'의 의미이며 목적"이라고 덧붙인다.

주령구 [연합뉴스 자료사진]

음진대소(飮盡大笑) 삼잔일거(三盞一去). 경주 동궁월지에서 발견된 14면체 주사위인 주령구(酒令具)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술을 다 마신 다음 크게 웃어야 하며, 술 3잔을 한 번에 마셔야 한다는 뜻이다.

포석정 등 연회장에서 주령구를 던져서 나오는 글에 따라 행동하고 왁자지껄 웃고 노래한 신라 왕실의 풍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저자는 책에서 한반도가 철기시대 이후 도교와 불교의 유입이라는 문화적 변혁을 거쳐 발전시켜 온 술 문화를 고대와 중세, 근세라는 시간의 연속적 맥락에서 추적한다. '술 마심'의 의미를 알고, 우리의 음주문화를 좀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3년간 집필했다고 한다.

책은 고문헌에 기원한 술의 종류와 레시피, 안주 등 개별 영역 중심의 기존 연구에서 한 단계 나아가 전통주의 정체성을 중심으로 한반도의 술 발전사와 진화과정을 전체적으로 정리했다.

헬스레터. 731쪽. 4만원.

전통주 인문학 [헬스레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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