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드래프트 1차 지명 선수들, 올시즌 활약도는?[SS포커스]
황혜정 2022. 9. 15. 09:58
[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15일인 오늘, 운명의 신인 드래프트 날이다.
아마추어 선수들이 10여년 동안 갈고 닦은 야구 실력이 냉정하게 평가받는 날이다. 누군가는 프로 지명의 기쁨을, 누군가는 야구 선수 생명의 갈림길에 서게 될 날이다.
10: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프로에 지명됐다고 꽃길이 보장된 것도 아니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추신수, 박병호, 김광현, 양현종, 이정후 같은 쟁쟁한 프로 선배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해야 한다.
지난해 프로야구 10개 구단에 각각 1순위로 지명된 10명의 선수들의 올시즌 활약도를 보면 신인 선수가 프로에서 살아남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체감할 수 있다.
KT에 1차 지명된 투수 박영현(19)은 올시즌 가장 꾸준한 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박영현은 올시즌 43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했다. 구원 투수로 경기 중반에 등판해 1이닝씩을 소화하고 있다.
KT 이강철 감독은 데뷔 시즌부터 즉시 전력감이 된 박영현에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감독은 “박영현이 안타를 맞더라도 자기 공을 씩씩하게 던진다. 앞으로 더 좋아질 투수고, 멀리 보면 마무리감으로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삼성에 1차 지명된 유격수 이재현(19)은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1군에서 자리 잡는 듯했지만 두 번의 부상으로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한 달 넘게 부상 공백기를 가지다가 지난 14일 NC전에서 복귀했다. 올시즌 59경기 출전해 타율 0.232, 홈런 4개, 타점 14개를 기록했다.
삼성 전(前) 허삼영 감독은 이재현에 대해 “자기 스윙을 할 줄 아는 선수”라며 “상대 투수의 폼과 구종, 궤적 등을 보고 칠 공과 치지 않을 공을 판단해야 하는데 이는 가르친다고 될 부분이 아니다. 이재현은 그걸 판단할 줄 아는 선수”라고 호평했다.
롯데 1차 지명 선수인 투수 이민석(19)은 올시즌 7월부터 1군 마운드에 올랐다. 올시즌 20경기 등판해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구원 투수로 경기 중반 마운드에 올라 1이닝씩 소화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3.86이다.
롯데 서튼 감독은 이민석에 대해 “어떤 상황이든 차분한 선수”라며 “자신의 무기를 갖고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했고 성숙한 모습을 마운드에서 보여준다”고 평했다.
두산 1차 지명 투수 이병헌(19)은 9월에서야 처음으로 1군 마운드를 밟았다. 이병헌은 고교 3학년 당시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과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전념했다. 지난 7월부터 퓨처스리그에서 공을 던졌고, 9월3일 1군에 콜업됐다.
이제 두 경기에 나섰지만 두산 김태형 감독은 합격점을 줬다. 김 감독은 “지금 이 정도면 좌타자에게 충분히 쓸 수 있을 것 같다. 멘탈적인 부분도 괜찮게 보고 있다. 1군에서 충분히 쓰임새가 있다”고 말했다.
KIA에 1차 지명된 김도영(19)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0.432로 맹활약했다. 이를 바탕으로 시즌 초 주전 3루수로 출장했지만 타율 1할대로 부진했다. 이후 백업으로 밀렸고, 설상가상 지난 8월 오른손 바닥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KIA 황대인의 부상으로 지난 14일 키움전에서 김도영이 28일만에 1군 무대에 섰다. 김도영은 올시즌 87경기 출장해 타율 0.228, 홈런 3개, 타점 17개를 기록했다.
KIA 김종국 감독은 “김도영이 꼭 안타를 치지 못하더라도, 상대 투수의 투구 수를 늘리는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타격 타이밍을 잡는 것도 이전보다는 좋아졌다”고 말했다.
키움 1차 지명 투수 주승우(22)는 지난 9월1일 한화전에서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이후 7일 삼성전에 대체 선발로 등판해 2이닝 무실점 호투했다. 올시즌 1군 무대에서 2.2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직구 구속이 시속 148㎞이 나왔고 구위 자체도 괜찮았다. 어린 투수이고 경험이 많지 않아서 공 개수가 늘어날수록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가다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화 1차 지명 문동주(19)는 최고 시속 157㎞를 던질 수 있는 강속구 투수로 주목받았다. 훈련 도중 내복사근 미세 부상으로 1군 데뷔가 5월로 밀리며 지난 5월10일 LG전에서 구원 투수로 처음으로 1군 마운드를 밟았다. 이후 10경기 출전했지만 평균자책점 8.56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그럼에도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문동주를 높게 평가했다. 수베로 감독은 “많은 유망주를 봐왔지만 문동주는 정말 좋은 유망주”라며 “가장 큰 장점은 강한 어깨다. 강한 어깨는 타고나야 한다. 구속뿐 아니라 구위도 굉장히 좋고 마운드에서 자세도 좋다. 타자들에게 얻어맞거나 출루를 허용하더라도 지속해서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호평했다.
LG 1차 지명 투수 조원태(19)는 올시즌 단 14일만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2경기 등판해 4이닝 모두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LG 투수진에 그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 퓨처스리그(2군)에서 11경기 출장해 3승(1패) 평균자책점 6.34를 기록했다.
LG 류지현 감독은 조원태에 대해 “많은 잠재력을 가진 선수”라며 “속구가 시속 148㎞까지 나왔는데 체력 유지를 얼마나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SSG 1차 지명된 투수 윤태현(19)은 올시즌 1군에서 3경기만 출장했다. 2이닝 동안 2자책점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했다. 퓨처스리그(2군)에서는 12경기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7.83을 기록했다.
SSG 김원형 감독은 윤태현에 대해 “공을 던지는 것은 괜찮은 편”이라며 “그러나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견제를 좀 더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NC 1차 지명된 포수 박성재(19)는 아직까지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박성재는 프로에서 뛸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라는 구단의 판단 하에 훈련조에 있다가 지난 6월11일 부터 퓨처스리그에 출장했다. 올시즌 퓨처스리그 18경기에 나서 홈런 없이 타율 0.303, 타점 7개를 기록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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