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경쟁력 수준별 핵심인재 관리

2022. 9. 1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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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의 갑작스런 지시

핵심인재 제도의 수립은 HR부서의 자발적 의지로 추진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어느 날 갑자기 호출되어 지시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HR팀을 담당하는 홍팀장에게 CEO가 전화하여 오라고 한다. 홍팀장은 팀원들에게 무슨 일 있는지 물었지만 다들 찾을만한 일이 없다고 한다. 급히 업무용 수첩을 들고 담당 임원에게 CEO가 찾는다고 보고하고 대표실에 갔다. CEO는 홍팀장이 앉자마자 “우리 회사에 핵심인재 제도가 있느냐?”를 묻는다. 홍팀장이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고 말하니 한 달 안에 안을 만들어 보고하라고 한다.

사안이 회사에 미칠 영향이 크고 사무실에서 논의하면 결론이 나지 않을 듯하여 팀원들과 1박 2일 강원도 연수원으로 워크아웃을 떠났다. 출발에 앞서 팀원들은 각자 10분씩 발표할 자료를 작성하기 위해 타사의 핵심인재 운영 제도와 여러 문헌을 검색하였다. 연수원에 도착해 간단하게 짐을 정리하고 곧바로 발표를 진행하였다. 10시 반이 되어 5명의 팀원들이 발표가 끝났지만, 회사에 맞는 핵심인재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홍팀장은 4개의 주제를 제시하고 점심식사 후 3시까지 각자 시간을 갖고, 3시부터 4개 주제에 대해 입사순서대로 30분 발표를 준비하라고 하고 회의를 마쳤다.

1) 우리 회사에 맞는 핵심인재의 정의는 무엇인가?

2) 정의에 따른 핵심인재의 선정 기준과 절차를 어떻게 할 것인가?

3) 핵심인재에 대한 금전적/ 비금전적 보상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4) 핵심인재 제도의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

# 핵심인재는 회사의 경쟁력에 따라 그 대상과 내용이 달라진다.

홍팀장은 회사의 핵심인재에 대한 정의를 ‘핵심직무의 전문성을 갖춘 경영자가 될 수 있는 인재’라고 정했다. 회사가 지속성장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될 경쟁력 있는 직무 10개와 이 직무에 종사하는 팀장 이하의 핵심인재 풀을 선정하였다. 레벨에 따라 금전적 보상으로 ‘핵심인재 인센티브’제도를 만들어 수준에 따른 보상 차등을 가져갔다. 비금전적 보상으로 인사 제도(승진, 육성, 평가 등)와의 연계 방안을 마련했다. 제도의 정착을 위해 경영회의에 안건을 발표하고 CEO와 본부장의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

홍팀장의 발표가 있은 후, 경영회의에서 수많은 질문과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의 안건 중 가장 치열했던 것은 핵심직무 10개에 대해 선정이었다. 특히, 핵심직무가 하나도 없는 본부장은 불쾌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홍팀장은 전사의 안이 아닌 HR의 의견일 뿐이며, 이 자리에서 회사의 현재 뿐 아니라 미래를 생각하며 핵심직무를 재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가 옳은 생각이라며 최소 10년을 생각하며 지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없어서는 안될 직무, 지금은 없거나 미약하지만 미래를 위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직무를 각자 정해 내일 다시 이 시간에 경영회의를 하자고 결정하였다. 홍팀장은 핵심직무에 따른 내부 핵심인재에 대한 선정과 외부 핵심인재의 스펙을 정해달라고 요청하였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내부 핵심직무와 핵심인재는 비교적 쉽게 진행되었으나, 확보해야 할 핵심직무와 핵심인재의 스펙은 의견이 분분하였다. CEO는 전략과 HR부서가 이 안에 대해서는 협업을 하여 보고하라고 하였다. 핵심인재에 대한 보상 이슈는 재무와 HR부서가 안을 만들어 보고하고, 본부장들은 회사의 존속을 위해 이기를 버리고 전사적 차원에서 참여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지금 우리 회사는 국내에서는 1위 기업이지만, 세계 수준에서 보면 업계 100위에 들지 못하므로, 이 제도를 통해 10년 안에 10위권에 들 수 있도록 내부가 아닌 외부 관점에서 핵심직무와 핵심인재가 선정되도록 전략과 HR부서가 수행하되 본부장들의 적극 동참을 강조했다.

#회사 경쟁력에 따른 핵심인재의 전략적 운영

회사의 경쟁력이 Catch-up 단계라면, 내부 육성보다는 외부 영입의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 핵심인재의 초점은 선진사 실무 전문가의 선진 기술과 경험을 확보하는 전략이 되어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핵심인재 후보군을 만들어 영입된 핵심인재와 함께 협업을 하여 내부 자산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핵심인재에 대한 보상은 외부 영입에 따른 금전적 보상 시스템이 가장 중요하며, 입사 후에는 이들에 대한 온보딩 시스템이 치밀하게 작동되어야 한다.

회사의 경쟁력이 Competition 단계라면, 핵심인재의 초점은 내부 육성과 글로벌 선진사 실무 전문가와 비즈니스 리더의 영입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내부 핵심인재에 대한 지속적 육성과 동기부여를 통해 로열티와 성공 기반을 공고히 해야 한다. 내부 핵심인재에 의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성공 사례가 발표되어 그 수준을 높여 가야 한다. 내부로 어렵거나 더 강화해야 할 분야에 대한 외부 핵심인재의 수준도 높아져야 한다. 글로벌 선진사의 우수 인재 이상의 인력이 영입되고, 이들이 담당하는 프로젝트도 전문성을 요하는 메가 프로젝트가 되어야 한다. 일을 통한 성취감이 느껴질 수 있도록 글로벌 수준을 지향해야 한다. 이에 따른 보상도 시장가치와 성과를 반영한 글로벌 수준이 되어야 한다. 특히 내부 핵심인재의 경우, 금전적 보상도 중요하지만 발탁 승진에 따른 경영자 또는 경영자에 준하는 전문임원이 되도록 해야 한다.

회사의 경쟁력이 Global Leader단계라면, 핵심인재의 초점은 글로벌 신규 비즈니스 발굴과 차세대 핵심인재 발굴로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 이미 내부 인력이 글로벌 인재인 만큼 이들의 유출에 관심을 갖고 관리를 해야 하며, 차세대 핵심인재 군을 만들어 철저하게 유지관리해야 한다. 신사업과 신제품에 대한 글로벌 영입을 추진하되, 내부 동화에 주력하기 보다는 그들이 독특하고 창의성을 인정하고 발휘할 수 있는 장을 펼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부 인력에 대해서는 전략적 경력개발을 통해 전사 관점의 시야를 갖는 경영자를 조기에 선발하여 육성하는 방안이 효과적이다. 보상은 성과에 따른 맞춤형 프로그램을 가져가며, 비금전적 보상으로 인정과 칭찬, 개별 프로젝트의 선정과 지원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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