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3단계 '제네시스 G90'에 올린다 그러나..[손재철의 이 차]

제네시스 신형 G90. 국산 최고급 럭셔리 플래그십 초대형 세단으로, 올 하반기 HDP 기능을 더한다.

이동수단을 넘어 ‘미래 감성 자율 드라이빙’ 고도화를 지향하고 있는 ‘제네시스 G90’가 이르면 올 하반기 ‘자율주행 3단계’에 근접한 형태로 업그레이드된다.

1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초대형 세단 G90 연식 변경 모델에 ‘레벨3’ 기능을 탑재한다. ‘레벨3’의 정확한 현대차 기술명은 ‘고속도로 파일럿(HDP·Highway Driving Pilot)’이다.

꿈의 자율주행 3단계 ‘제네시스 G90’에 올린다

HDP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분류한 자율주행 0∼5단계까지 중에 레벨 3에 속하는 ‘조건부 자동화’ 단계로,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고 자율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한다. 현대차는 시속 60㎞ 이하에서 이 기술을 G90에 더할 계획이다 .

제네시스 신형 G90

좌우 시그널을 켜면, 차 스스로 주행 차선을 바꾸고 고속도로 진·출입도 운전자 개입없이 수행할 줄 아는 수준이다.

전작 기술들인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메르세데스-벤츠의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현대차의 ‘고속도로주행보조2(HDA2)’ 등은 ‘레벨2’에 속하는 기술이라고 보면 된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오른 제네시스 G90 업그레이드형 스파이샷

에쿠스 혈통 뿌리 맏형, 제네시스 G90 미래차 된다

‘G90’은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기존 고급 세단 ‘에쿠스’가 뿌리다. 그 만큼 최상위 럭셔리 고급화 세단 수요 시장을 보는 모델이다.

2015년 11월 제네시스 브랜드가 출범되면서 ‘EQ’를 더한 ‘EQ900’으로 출시됐다가 2018년 11월 부분변경 되면서 에쿠스 흔적이던 ‘EQ’를 뺀 ‘G시리즈’계 세단 맏형으로 올라섰다.

올 초엔 완전변경된 2세대 ‘G90’가 등장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수요 마저 이끌고 있다. 제원상으로 가솔린 3.5(3470cc)리터급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고 이를 통해 최고 출력 380마력을 일으킨다. 5.2m(바디 전장)가 넘는 세단이지만 실제 연비는 ‘9.3km/ℓ 공식 연비’를 넘는 효율성까지 지녔다.

제네시스 신형 G90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G90 외 현대차, 기아 주요 차량들에 이런 ‘HDP’를 순차 탑재할 계획이다.

특히 기아는 내년 4월에 출시 예정작 미래 SUV ‘EV9’에 HDP를 전격 탑재한다. 무엇보다 EV9에 탑재된 HDP 제한속도는 이번 제네시스 G90보다 높은 ‘80km/h’까지 자율 주행 조건이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HDP’는 현존하는 가장 우수한 양산 자율주행 기술로, 이미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신형 ‘S클래스’와 ‘EQS’에 레벨3를 상용화했고, BMW 역시 신형 ‘7시리즈’, ‘i7’에 레벨3 기능을 더했다.

한편 완성차 업계에선 HDP가 점차 대중화된다면 국내 자동차 관련 법규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 법규엔 ‘자율주행 관련 내용’이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은 급진하고 있는데 법규는 예전 그대로라는 점이 답답하다”며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능’에 대한 법적 장치 마련 등이 뒷따라야 완성차, 보험업계도 이를 근거로 상품성을 더 키우고, 조건 등을 변경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법규와 기술이 완전자율주행을 뒷받침할 수 없는 만큼 ‘HDP’는 레벨 4로 가기 위한 전 단계로 볼 수 있다.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