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마약배우 오인' 이상보 "저는 명절을 함께 보낼 가족이 없습니다"

강주일 기자 2022. 9. 1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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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보 인스타그램



마약 투약 혐의를 부인한 배우 이상보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직접 심경을 밝혔다.

이상보는 14일 자신의 SNS 인스타그램에 “모두가 즐겁고 행복해야 할 명절 연휴에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씨는 “그날은 오랫동안 복용해 왔던 약으로도 마음을 다스릴 수 없어, 술을 한잔했던 것이 불미스러운 사건의 단초가 됐다”며 “저는 명절을 함께 보낼 가족이 없다. 지난 몇 년 동안 가족들을 하나둘씩 떠나보내면서 약에 더 의존했고, 안정제 없이는 우울해질 수밖에 없는 나약한 인간이 됐다”고 고백했다.

이상보는 이어 “하지만 어디선가 보고 있을 가족들에게 부끄러운 삶은 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마약 배우’로 불리고 있더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한 “저는 절대 마약을 하지 않았다. 마약 배우라는 오명은 배우이기 전에 인간으로서 매우 견디기 힘들다”며 “오해를 풀고, 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경찰 조사에 충실하게 임하고, 근거 없는 허위 사실에 대해서도 강경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앞으로 신경안정제 없이도 밝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다시 한번 심려 끼쳐드려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추석 당일인 지난 10일 ‘40대 남자 배우’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이 배우의 신상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상보가 소속사가 없이 홀로 활동하고 있어 추측성 보도가 연휴 내내 이어졌다.

이상보는 지난 12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2009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누나와 어머니까지 사고로 숨지면서 우울증과 불안증이 심해져 이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신경안정제를 복용한 것이고, 마약 시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건 우울증 약물에 포함된 소량의 마약 성분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마약복용 사실을 부인했다.

실제로 이 씨가 YTN에 제공한 병원 진단서를 보면 항우울제와 신경안정제 등의 복용을 늘린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이상보는 2006년 KBS2 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로 데뷔했다. 최근 KBS2 드라마 ‘미스 몬테크리스토’ 등을 통해 개성있는 연기로 사랑 받았다.

이하는 이상보 인스타그램 글 전문.

안녕하세요? 배우 이상보입니다.먼저 모두가 즐겁고 행복해야 할 명절 연휴에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저는 이미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명절을 함께할 가족이 없습니다. 익숙해지려고 노력하지만 해가 갈수록 익숙해지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올해같이 힘들고 외울 때는 가족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만 느껴집니다.

그날은 오랫동안 복용해 왔던 약으로도 마음을 다스릴 수 없어 술을 한잔했던 것이 불미스러운 사건의 단초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가족들을 하나둘씩 떠나보내면서 전 수백 번, 수천 번 하늘에 원망했습니다. 차라리 날 먼저 데려가시지.. 왜 나만 홀로 두고 이렇게 쓸쓸하게 만들었는지..

나쁜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던 건 내 삶도 중요하지만 먼저 떠난 가족들에 자존심을 명예를 제가 버티고 버텨가며 지켜드리고 싶은 마음 하나뿐이었습니다. 남은 힘을 짜내고 또 짜내고 다 짜냈습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을 가슴에 묻는다는 건 절대적으로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신경안정제에 더 의존했고, 이제는 안정제가 없이는 우울해질 수밖에 없는 나약한 인간이 되었습니다..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을 가족들을 생각하니 다시 힘을 내보고 더 웃으려 했고 즐거워지려 발버둥 치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마약 배우’로 불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저는 절대 마약을 하지 않았습니다.

마약 배우란 오명은 배우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매우 견디기 힘든 오점을 남겼습니다.

저는 저와 관련된 오해를 풀고, 저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향후 경찰조사에 충실히 임할 것이며, 근거 없는 허위사실에 대해서도 강경하게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신경안정제가 없어도 밝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특히, 제게 너무도 각별했던 몬테크리스토를 함께했던 감독님, 이하 선생님들과 선배님들 동료 배우에게 너무나 큰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7개월간 그분들은 제가 잊고 있던 가족이란 단어를 다시금 깨우쳐주셨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께 심려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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