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상사, 우크라 女에 '들개·쓰레기' 폭언..전쟁도 "너네 탓" 갑질

2018년부터 지속해서 폭언 및 갑질..'인사' 집착하며 사직 종용
일본 누리꾼들 "일본인으로서 부끄럽다"..이름 공개하란 요구도

일본 갑질 피해 우크라이나 여성. 유튜브 뉴스 캡쳐 갈음

(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27세의 우크라이나 여성이 2018년부터 일본 나라현 내의 영업소에서 근무하며 일본인 상사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갑질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여성이 일본 기자회견에서 폭로한 내용에 따르면 상사는 "(너 같은 사람은) 인간적으로 징그러워. 들개야. 빨리 우크라이나로 돌아가버려. 장래에는 쓸모도 없는 쓰레기 인간" 등의 폭언을 이어갔다.

여성이 근무하던 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슈(쟁점)를 언급하면서 "우크라이나가 나쁘다"라고 일부러 들리게 말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안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여성이 회사를 상대로 고소를 하면서다. 여성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 나서 여러 차례 갑질을 당하면서 스마트폰으로 기록해 둔 녹음본을 공개했다.

갑질 상사는 우크라이나 여성을 '들개'라고 부르면서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질책하는 것뿐 아니라 일을 그만둘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

그는 계속해서 "우크라이나로 잘 가라"라며 "그만 둘 거면 빨리 말해라. 회사에 폐가 된다"고 지속해서 그만둘 것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여성으로부터 인사받는 것에 대한 집착은 이어졌는데 "회사 그만 두기 전까지는 인사를 해라. 그런데 옆으로 (고개를) 돌리지 마라"라고 모순되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여성이 "괴롭히고 갑질하는 사람에게는 인사 안 한다"고 맞서자 그는 "이건 갑질이 아니다"라고 반성 없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갑질하는 상사의 동료가 폭언 등을 멈추라고 하는 등 내부 제재가 있었음에도 우크라이나 직원을 비하하는 말들을 이어갔다.

공개된 음성 메모에 따르면 "들개야 우선 좋은 아침이라고 말해"라고 갑질 상사가 말하자 그의 동료는 "이제 그런 것 그만해라"라고 그를 말렸다.

갑질을 호소한 우크라이나 여성에게 회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기로 결심한 계기를 묻자 그는 "들개라고 불리고 싶은 사람은 세상에 없다"며 "그날의 그 말들은 지금도 아프게 울리고 있고 몇 년이 지나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여성이 그간 일본인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는 내용이 폭로되고 유튜브에 업로드 되자, 다수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대신해서 사과한다는 댓글들을 잇따라 달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정말 믿을 수가 없다. 어떤 경위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사회인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하물며 상사 입장에서 써도 되는 말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다른 이들도 "같은 일본인으로서 부끄럽다"며 동조했고 "이 일을 계기로 일본에서 일하는 외국인에 대한 안 좋은 처우가 알려지게 돼서 다행이고 꼭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 누리꾼은 갑질을 일삼은 사람의 이름을 공개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펴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여성이 꿋꿋하게 버텨냈다고 해도 그 상사가 한 일은 변함이 없다"며 "이름을 공개하고 일본인들 모두가 반면교사 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