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막자" 안간힘..분양 모집에 등장한 벤츠·샤넬

오희나 2022. 9. 1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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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청약하시면 메르세데스 벤츠 드립니다."

청약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아파트 청약 마케팅으로 샤넬 백에 이어 벤츠 승용차까지 등장했다.

청약 시장 열기가 한풀 꺾이고 미분양이 쌓이자 수입차와 명품백을 제공하는 경품 마케팅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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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경쟁률 하락하는 등 미분양 '공포' 확산하자
브랜드 아파트도 고가 경품 마케팅 대열에 가세
"부동산 침체기 건설사, 보릿고개에 고육지책"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아파트 청약하시면 메르세데스 벤츠 드립니다.”

청약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아파트 청약 마케팅으로 샤넬 백에 이어 벤츠 승용차까지 등장했다. 지방에서 시작된 미분양 공포가 수도권으로 확산하면서 건설사들이 분양 흥행을 위해 경품을 내걸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는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 일대 들어서는 인덕원자이 SKVIEW 청약자를 대상으로 ‘벤츠’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이달 1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청약에 돌입하는 해당단지는 인덕원자이 SKVIEW 공식 홈페이지에서 관심고객으로 등록하고 청약 기간 내 해당 순위에 청약접수를 한 뒤 이벤트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1등 당첨자에게 벤츠를 제공한다. 청약 시장 열기가 한풀 꺾이고 미분양이 쌓이자 수입차와 명품백을 제공하는 경품 마케팅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경기 화성시 ‘동탄푸르지오 시티 웍스’도 방문자를 대상으로 벤츠 승용차를 경품으로 걸고 추첨 이벤트를 열었다. 지난달 경기 하남시 오피스텔 ‘미사 아넬로 스위첸’은 계약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BMW 미니 쿠퍼 5도어 클래식을 경품으로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고가의 명품백도 경품으로 등장했다. 경북 칠곡군 ‘칠곡 왜관 월드메르디앙웰리지’는 루이비통 핸드백을, 여수 ‘더로제아델리움 해양공원’은 샤넬 핸드백을 경품으로 내세웠다. 아파트 관리비를 대신 내주겠다는 단지도 나왔다. 지난 3월 분양 이후 미분양 물량을 소진하지 못한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입주자들의 관리비를 대신 내주기로 했다. 3.3㎡당 1만원 가량 관리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아직 26가구가 남은 이 단지는 지난달 말 6번째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최초 분양가에서 최대 15%까지 할인한 가격으로 분양하고 있다.

통상 분양시장에서 고가의 경품은 부동산 침체 국면이 나타날 때 종종 등장한다. 지난 2016년에는 벤츠C클래스 자동차, 골드바, 명품백, 100만원 등의 경품이 내걸기도 했다. 청약 성적이 부진하자 건설사들이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실제로 최근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상에 이은 거래절벽,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청약경쟁률이 한자릿수로 떨어진 상황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9.65대1에 그쳤다. 지난해 19.32대 1을 기록했던 청약경쟁률이 한자릿수로 내려앉은 것이다. 특히 수도권과 서울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각각 11.06대1, 26.06대1을 기록했다. 지난해 각각 30.4대1, 163.84대1을 기록했던 것은 고려하면 청약시장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었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 팰리스‘ (사진=뉴스1)
특히 전국에서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2만7910호로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하면 1만6289호 대비 71.3%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은 미분양은 4456호로 작년 같은기간보다 1666호 대비 167.5% 급증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연구원은 “금융 혜택 제공에 이어 고가 경품이나 조합원 제공 혜택을 주는 곳도 나왔다”며 “분양마케팅으로 주로 계약금 정액제나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혜택을 가장 많이 진행하는데 미분양은 기존 분양가에서 할인 분양을 하고 최근에는 고가 명품백이나 조합원 혜택이던 발코니 무상 제공 등을 일반 수분양자에게 내걸기도 했다”고 말했다.

여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나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청약경기가 한층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 청약시장을 중심으로 고가 경품 등을 내건 마케팅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희나 (h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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