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암모니아 추진함 ABS 인증.. 세계 첫 2단계 자율운항 상용화

이근홍 기자 2022. 9. 1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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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커스의 2단계 자율운항솔루션 하이나스(HiNAS) 2.0을 탑재해 자율운항 대양횡단에 성공한 18만㎥급 LNG운반선 ‘프리즘 커리지’호.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들이 가상 조선소 플랫폼 ‘트윈포스’를 점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 복합위기, 新 기술혁신으로 넘는다 - <14> 현대중공업

‘가스테크’서 기술인증 10건

작년 수주 절반이 ‘친환경船’

디지털 지도서 건조현황 확인

‘트윈포스’ 내년까지 고도화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지난 7월 소집한 사장단 전체 회의에서 “하나의 변수가 아닌 안팎의 악재가 겹치는 복합위기가 현실화됐다”며 “이러한 위기 속에서 도약하는 기업이야말로 진정한 실력을 갖춘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불확실한 국내외 경영상황 속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키워 위기 극복에 나설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에 현대중공업그룹은 친환경·디지털 전환에 방점을 찍고 조선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차세대 선박 분야 ‘퍼스트 무버’ =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선 78척 중 32척(41%)을 수주하는 등 LNG운반선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또 지난해 수주한 전체 선박 221척 가운데 절반가량이 이중연료추진엔진이 탑재된 친환경 선박이었고, 올해도 현재까지 수주한 166척 중 80여 척에 이중연료추진엔진을 탑재한다. 지난해 8월에는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로부터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을 수주하는 등 친환경 선박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미래 친환경·디지털 선박 분야의 원천기술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 가스 분야 세계 최대 전시회 ‘가스테크 2022’에 참가해 글로벌 기관·기업들로부터 총 10건의 기술인증 획득과 기술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앞선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미국선급협회(ABS)로부터 6만·4만㎥급 암모니아추진·운반선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따내 시장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게 됐다. 암모니아의 경우,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아 향후 LNG를 대체할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 현대글로비스, 지마린서비스와 공동 개발한 세계 최대 규모인 7만4000㎥급과 4만·3만㎥급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에 대해서도 AIP를 획득하는 등 이산화탄소의 해상운송 분야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자율운항·스마트조선소 등 디지털 전환 가속화 = 현대중공업그룹의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는 대형선박(상선)과 소형선박(레저보트)을 통틀어 세계 최초로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아비커스가 SK해운과 장금상선으로부터 수주한 대형선박용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HiNAS) 2.0’은 컨테이너선과 LNG선 등 총 23척에 내년 8월부터 순차적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하이나스 2.0은 단순히 선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속도제어와 충돌회피 등 다양한 돌발상황에 스스로 대처할 수 있다. 또 축적된 실운항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운항경로를 생성하고, 선박이 자율적으로 엔진출력을 제어해 연료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능도 적용됐다. 올해 가스테크에서도 아비커스는 라이베리아기국, 노르웨이 DNV선급과 하이나스 2.0의 제품인증을 위한 MOU를 맺었다.

현대중공업은 선박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든 공정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작업 관리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2030년까지 총 3단계에 걸쳐 스마트조선소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1단계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를 구축하기 위해 디지털 지도의 선박을 누르면 실시간 건조 현황과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보여주는 가상 조선소 플랫폼 ‘트윈포스’를 내년까지 고도화한다. FOS 2단계인 ‘연결되고 예측가능한 최적화된 공장’은 2026년 구현 예정으로, 건조 과정에서 수집된 빅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운영 조건을 도출한다. 생산성을 높이고 위험 요인을 사전에 제거해 매년 절감되는 생산비용이 약 7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종 단계인 ‘지능형 자율운영 조선소’에서는 모든 공정 단계에서 시뮬레이션 검증(CPS)을 통해 지연과 재고를 줄이고, 스마트 기술과 로봇으로 사람의 개입이 최소화된다. 현대중공업은 이를 통해 생산성 30% 향상, 공기(리드타임) 30% 단축, 낭비 제로(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재와 기술이 곧 미래, 연구·개발(R&D)에 총력 = 현대중공업그룹은 기술 개발과 핵심 인재 양성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조선해양 분야 미래 기술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서울대 대학원에 ‘스마트 오션 모빌리티’ 과정을 개설, 강의에 들어갔다. 이번에 처음 선발된 전공생들은 조선해양,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야를 융합한 미래 조선산업 분야의 혁신기술을 연구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또 서울대와 손잡고 조선해양 분야 공동연구개발 활동도 진행한다. 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과 서울대는 각 연구 분야에 맞는 카운터파트 연구실을 선정해 중장기 전략과제를 수행하는 한편, 학생주도형 산학협력 과제도 발굴해 공동으로 수행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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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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