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주목하는 한화의 '초가을야구'

안승호 기자 2022. 9. 1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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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



2013년 프로야구 정규시즌 최종일이던 10월5일 대전 넥센-한화전. 한화 선발로 등판한 데니 바티스타는 7.1이닝 동안 삼진 12개를 뽑아내며 1안타 1실점만 하는 빛나는 역투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그날 바티스타는 대전 홈팬들의 큰 박수를 받았을 뿐 아니라 잠실 두산-LG전을 응원하던 LG팬들에게도 영웅 대접을 받았다.

LG와 두산, 넥센 히어로즈 중 누구라도 정규시즌 2위에 오를 수 있던 최종일. 3할대 초반 승률로 최하위가 확정된 한화가 넥센의 덜미를 잡으면서 두산을 꺾은 LG가 2위에 오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막판 가을야구 순위 다툼을 하는 ‘고춧가루 부대’ 얘기가 나올 때면 늘 한화가 우선 거론되곤 했다. 2013시즌처럼 한화가 시즌 막바지에 고개를 들며 상위권 순위를 바꿔놓은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한화는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던 2018년을 이후 지난해까지 3년간 비슷한 패턴으로 시즌 종반을 달렸다. 흥미로운 것은 해당 시즌 평균 승률보다 더 나은 레이스를 하는 경우가 두드러져 보인다는 점이다. 한화는 승률 0.403로 시즌을 마쳤던 2019년에는 마지막 20경기에서 승률 0.450(11승9패)을 기록했다. 또 승률 0.326으로 바닥으로 추락했던 2020년에는 승률 0.421(8승1무11패)로 마지막 20경기를 달렸다. 적어도 마지막 20경기에서 한화는 만만한 팀은 아니었다.

다른 모습을 보인 경우도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첫해인 2021년에는 승률 0.371로 최하위로 시즌을 마친 가운데 마지막 20경기에서 승률 0.235(4승3무17패)로 유약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한화가 수베로 감독의 손을 잡은 뒤 ‘리빌딩’을 구단 전면에 세우고 시즌을 보내던 때다. 시즌 막판 선수 기용법도 일반 패턴과는 달랐던 것이 막판 승률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또 어떨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아주 보편적 흐름으로는 하위팀들이 막판에 힘을 쓰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초가을’은 야구단 구성원 모두가 긴장하는 계절이다. 외국인선수라면 ‘재계약’의 경계선에서 경기를 하게 된다. 재계약 의사가 있다면, 또 조금 더 나은 대우를 받으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앞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아울러 기존 선수들도 제각각 개인 성적을 올려놓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 어떤 식으로든 개인 성적과 몸값은 연동하기 때문이다.

벼랑 끝 순위싸움을 하는 팀들에 비해 조금은 유연하게 경기할 수 있는 것이 힘이 되기도 한다. 순위싸움의 중심에 있는 팀들은 이즈음이 되면 스스로 경직돼 자멸하거나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꽤 있다.

한화는 15일 광주 KIA전을 포함해 올시즌 KIA와는 3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또 2위 LG와 무려 5경기를 더 벌여야 하는 가운데 선두 SSG와도 3경기를 더 치른다. 3위 싸움 중인 키움과는 1경기만 남겨뒀다.

가을야구의 꿈을 내년으로 다시 미룬 한화의 올시즌 ‘초가을야구’는 어떨까. 보는 눈이 많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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