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손댄 '수리남', 징역살이 몇 해던가~ 손꼽아 헤어보니"[로앤톡]

윤예림 변호사|법무법인 길도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추석 연휴에 공개되면서 추석 연휴 밤을 새우며 ‘수리남’을 다 봤다는 사람도 많다. 이런 관심은 해외에도 이어져 세계 각국에서 1위에 오르는 등 세계 접속 순위를 한껏 끌어올리며 ‘오징어 게임’을 이어갈 포스트 글로벌 K-드라마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수리남’의 인기로 덩달아 마약 밀매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이 ‘수리남’의 모티프가 된 조봉행의 속임수에 넘어가 마약을 운반하다가 해외에서 감방 생활을 하는 이야기라고 하니, 마약과 전혀 관계없이 살아온 이들도 아차 하는 순간 마약사범이 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조봉행은 마약 운반을 위해 비교적 마약 청정국이라고 알려진 한국 사람들에게 ‘돈도 주고, 해외 관광도 시켜줄 테니 짐만 옮겨달라’고 유인하여 자신도 모르게 마약 운반책으로 활동하도록 하였다. 출입국 시 마약 관련 수색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도 모르게’이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마약류 수출입 업자가 아니면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수출입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이러한 규정으로 의료 목적 마약 수출입 외에 마약류 등의 수출입에 조금이라도 관여가 되면 처벌하는 것이다.

수 킬로그램 마약이 든 짐을 운반하면서 자신이 마약을 운반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여러 가지 사정에 비추어 ‘자신이 운반하는 것이 마약일 수 있겠다’라고 의심할 수 있었거나 주의를 기울였다면 마약임을 알 수 있었다면 고의는 아니더라도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 처벌받을 수 있는 것이다.

비행기를 타고 먼 길을 와서 짐만 싣고 다시 비행기를 오른다면 이러한 행위는 누가 봐도 짐을 싣고 가기 위해 먼 길을 온 것으로 볼 수 있고, 게다가 체류비, 관광비도 모두 배달을 부탁하는 사람이 부담하고, 심지어 수고비까지 몇백만 원 넉넉히 준다면, 정상적인 일은 아니라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인데, 그 일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덥석 하면서 마약인 줄 몰랐다고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쉬이 믿기지 않는다. 게다가 자신의 평소 벌이보다 훨씬 많은 금원을 수고비로 받는다면, 자신이 운반하는 것이 마약인지 상관없이 운반하겠다는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되는 것이다.

마약 사건의 경우 복용, 매수, 매도, 해외밀매 순으로 법에서 정한 형량이 높아지는데, 특히 마약 해외밀매는 다른 죄에 비해 형량이 훌쩍 높아진다. 마약 해외밀매의 경우 법에서 정한 형량이 징역 7년 이상이고, 대법원 양형위원회에서도 조직적, 전문적인 범행으로써 그 범행을 주도한 자의 경우 징역 7년에서 11년 사이를 선고하도록 하고 있다. 마약 밀매에 가담하였다가는 몇 년 톡톡히 감방 생활을 하기 쉽다.

마약 범죄는 호기심으로, 안일하게 접근해서는 절대 안 된다. 호기심으로 한 두 번 하다가는 평생 마약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안일하게 아르바이트로 하다가는 아주 오랜 기간 징역살이를 하기 쉽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호기심이나 안일함이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윤예림 변호사(법무법인 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