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최초 여성 주러 미국대사 지명"

전 대사, 부인 암투병 사임으로 공석 
주러 대사관 부대사 역임, '아그레망' 거쳐야

린 트레이시 주아르메니아 미국대사.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상 최초의 여성 주러 미국대사를 지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존 설리번 전 대사는 부인의 암 투병을 이유로 지난 4일 사임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석인 러시아 대사에 베테랑 직업 외교관인 린 트레이시 아르메니아 대사를 지명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백악관이 논평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레이시 대사가 실제로 부임하면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주러 대사가 된다. 트레이시 대사는 1995년 미국 국무부에 입부, 2014~2017년 주러 대사관 부대사(DCM), 2017~2019년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수석고문(senior adviser)을 역임했으며 주아르메니아 대사로 재직 중이다.

소식통들은 미 행정부가 러시아 측에 트레이시 대사의 지명 예정 사실을 통보하는 등 관련 절차를 시작했다면서 공식 지명과 부임 시기는 러시아가 그를 수용할지에 달렸다고 전했다. 통상 주재국이 자국 주재 대사 후보를 승인하는 '아그레망'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설리번 대사 사임으로 대리대사를 맡아왔던 엘리자베스 루드 차석은 투르크메니스탄 대사로 지명됐다.

트레이시가 주러 미국대사로 부임할 경우 그의 최우선 과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과 함께 러시아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 문제가 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현재 미국은 미 여자프로농구 스타인 브리트니 그라이너 등 러시아에 수감된 미국인 석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6월 그라이너와 또 다른 수감 미국인인 폴 휠런을 미국에서 복역 중인 러시아인 빅트로 부트와 맞교환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그라이너는 마약 밀반입, 휠런은 스파이 혐의로 각각 수감돼 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