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라스는 '빅3'를 넘어 '빅원'이 될 수 있을까
열아홉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는 남자 테니스 ‘빅3’ 시대를 끝낼 수 있을까.
알카라스가 지난 12일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끝난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스페르 루드(노르웨이)를 3-1(6-4 2-6 7-6<7-1> 6-3)로 꺾고, 대회 정상에 올랐다. 2003년 5월생인 알카라스는 자신의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는 동시에 역대 최연소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 랭킹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알카라스는 지난 20년 가까이 남자 테니스에서 최강자 지위를 지켜온 라파엘 나달(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로저 페더러(스위스)로 이어지는 ‘빅3’ 시대를 끝낼 1순위 후보로 지난해부터 주목받던 선수다. 영국 ‘더가디언’은 알카라스의 US오픈 우승을 “‘빅3’가 ‘빅원’에게 자리를 양보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찌감치 세계적인 레벨에 올라선 포핸드와 발리 능력은 그의 롤모델인 페더러와 묘하게 맞물린다. 또 지치지 않는 체력과 상대 방심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는 승부 근성은 ‘제2의 나달’로 불리는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기 충분했다. 이 모든 것이 큰 무대, 결정적인 상황에서 자신의 공을 칠 수 있는 대담한 멘털과 경기 운영 능력과 어우러지면서 기대가 크다.
유로스포츠 해설위원인 남자 테니스 레전드 매츠 빌랜더(스웨덴)도 “알카라스는 언젠가 1위에 오를 선수였지만 US오픈에서 우승한 사건은 역사적”이라고 평가하며 “알카라스는 코트 안팎에서 너무 성숙한데 (나이에 맞지 않게)놀라울 정도로 비현실적”이라고 했다.
남자 테니스는 30대 중후반 또는 40대에 접어든 ‘빅3’를 뛰어넘을 새로운 테니스 스타 등장에 갈증이 크다. 알카라스의 등장에 더 환호하는 이유다. 하지만 그를 향한 평가나 판단은 아직 이르다. 나달과 조코비치의 경쟁력은 여전하다. 조코비치는 코로나19 백신 거부 이슈로 올해 호주오픈과 US오픈을 불참하면서도 윔블던에서 우승했다.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정상에 오른 나달은 올 메이저대회에서 (23전)1패만 기록했다.
그리고 US오픈은 유독 많은 새로운 챔피언을 배출한 무대였다. 새 챔피언이 나올 때마다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빅3’ 구도를 깨지는 못했다. 2009년 페더러의 대회 6년 연속 우승을 저지했던 후반 마틴 델포트로(아르헨티나)는 이후 손목과 무릎 부상 등이 겹치며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채 은퇴했다. 놀라운 경기력으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거머쥔 2020년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도 부상으로 투어에서 빠진 상태다. 이듬해 챔피언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도 잠시 주춤하고 있다.
알카라스가 대단한 유망주인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지만 최고 선수까지는 가야할 길이 멀다. 알카라스는 계속해서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그의 과감성은 때로는 경기에 악영향을 줄 때도 많다. 알카라스도 겸손하게 다음 목표에 시선을 둔다. 알카라스는 US오픈 우승 이후 스페인 언론과 인터뷰에서 “나는 특별하지 않다. 아무도 내가 최고가 될 것이라고 하지 않았지만 늘 그것(챔피언)을 위해 훈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최고를 이겨야 한다”며 “(우상)페더러를 상대할 수 있다는 것이 나를 기대케하고, 그랜드슬램에서 ‘빅3’를 이기고 싶다”고 밝혔다.
알카라스의 주가는 치솟고 있다. 알카라스는 이미 세계 최고 브랜드의 스폰을 받고 있다. 2013년에 프랑스 라켓 브랜드 바볼랏과 계약을 시작으로 2015년부터 인연을 맺어온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는 2년 전 100만파운드(약 16억원)에 첫 프로 계약을 맺었다. 재계약시 몸값 폭등이 예상된다. 현재 BMW 광고 모델이면서 명품 시계 롤렉스의 최연소 앰버서더이기도 하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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