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랭킹] 예능 PPL, 베스트 '뭉찬2' vs 워스트 '슈돌'
떼려야 뗄 수 없는 방송과 광고. PPL(간접광고)이 예능 프로그램의 숨은 관전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드라마라면 대본을 통해 제품이 필요한 상황을 만들어내고 배우의 연기를 활용할 수 있지만, 예능에서 이를 소화하는 것은 드라마와는 또 다른 역량을 필요로 한다. 더욱이 리얼리티 예능이 대세가 되면서, 비현실적인 제품 광고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삽입하는 것이 제작진의 또 다른 고민이 됐다.
프로그램 성격에 딱 맞춤 제품으로 광고인지 모르게 자연스럽거나, 예상 못한 기발한 장치로 활용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도 한다. 잘 만든 예능 속 PPL은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는 것을 넘어, 때로는 웃음 요소로 승화되기도 한다.
그러나 잘못하면 헛웃음이 나오는 어색한 상황이 연출된다. 맥락 없이 튀어나오는 제품 홍보가 흐름을 끊을 때도 있고, 과도하게 상세한 설명이 거부감을 일으키기도 한다. 진정성이 중요한 리얼리티 예능에서 PPL은 더이상 가볍게 넘길 장면이 아니다.
최근 방송된 예능에서는 '뭉쳐야 찬다2' 안정환 씨와 '슈퍼맨이 돌아왔다' 사유리 씨의 PPL이 눈길을 끌었다.
8월 28일 방송된 '뭉쳐야 찬다' 56회에서는 아침잠 깨우는 새벽 기습 훈련이 펼쳐졌다. 반복된 선착순 러닝으로 선수들의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이때 쓰러지기 직전인 이형택 씨의 모습이 웃음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자아냈다. 이때 안정환 감독은 "피곤할 텐데 이걸로 마사지하라"며 슬쩍 선물을 건넸다. 모두가 "노장 특혜냐"라고 부러워하자, 안 감독은 "돌아가면서 하라"고 무심히 자리를 떴다. 누워서 마사지를 받는 이형택 씨를 둘러싼 선수들이 마치 병문안을 온 듯한 풍경을 연출해 웃음을 줬다. 상황에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광고가 자연스러웠다.
오지원 기자 : PPL인 줄 알면서도 자연스러워서 그저 지켜보게 된 장면. 이대훈 선수가 이형택 선수를 밀어내는 장면이 포인트다. 평소와 같은 대화 속에서 출연자들의 캐릭터가 그대로 묻어났다. 그 분위기, 내용이 평소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여서 PPL인 줄 알면서도 거슬리지 않게 넘어갈 수 있었다.
지승훈 기자 : '뭉쳐야 찬다' 특성상 출연진 선수들의 몸 관리는 필수다. 이런 이유로 프로그램에는 종종 운동 관련 제품들이 PPL로 등장한다. 이번에도 아침 운동에 이어 자연스럽게 선수들 앞에 배달됐다. 안정환 감독이 고된 훈련을 하는 선수들을 위해 선물을 챙겨주는 설정이었다. 다른 선수들도 상황에 동참하며 자연스럽게 풀어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불편함을 없앴다. 선물이라고 건네 준 안 감독은 별 말 하지 않고 멀찌감치 서서 흐뭇한 표정을 지어 억지스럽지 않고 담백했다. 해당 장면에 약 2분가량을 사용해 다소 길었지만, 자연스러운 맥락으로 연출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최보란 기자 : 후배들 사이에서 유독 지친 임형택 씨와 이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안정환 씨와 그의 센스 있는 선물. 상황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임형택 씨의 캐릭터와도 잘 맞았다. 오다 주웠다는 듯이 무심하게 챙겨주는 안정환 씨와 마사지기에 누워 특혜를 즐기는 임형택 씨의 해맑은 모습. 두 사람의 평소 성격과 동떨어지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어색하지 않았다. 훈련을 받은 직후라서일까? 마사지를 받는 임형택 씨를 둘러싸고 부러워하는 출연진의 눈빛에는 진심이 느껴지기도.
아들 젠이 낮잠을 자는 사이 엄마 사유리 씨는 집안일에 한창. 이때 사유리 씨는 "이제 젠 접시를 소독해야겠다"라며 정수기 앞으로 갔다. 그는 물을 받으면서 "정수기가 작아서 편하네", "(물 온도도) 선택할 수 있고, 100도", "옛날에는 뜨거운 물 끓이는데 시간이 걸렸는데... 시대가 좋아졌다!"라고 연신 읊조리며 정수기에 대한 강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냄비에 담은 뜨거운 물에 식기를 넣으며 "세균 바이바이~!"라고 깨알같이 외치는 것으로 PPL이 마무리됐다.
오지원 기자 :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서 혼잣말은 못 참지! 집에 혼자 있는 설정인데, PPL 상품의 기능을 설명하기 위해 길게 혼잣말을 하는 장면은 견디기 어렵다. '항마력' 딸림.
지승훈 기자 : 방송인 사유리 씨의 육아 스킬이 돋보이긴 했으나, 자연스럽지 못했다. 방송 맥락상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제품에 대한 필요 이상의 구제척인 소개와 더불어 사유리 씨의 다소 부자연스러운 정보 소개가 NG. 제품 사용법과 그 효과를 구체적으로 읊으면서 사유리 씨 본인 스스로도 어색하지 않았을까?
최보란 기자 : 사유리 씨가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었다면, 아니면 통화라도 하고 있었다면 덜 어색했을까? 젠이 잠든 사이 사유리 씨가 아기용 식기를 소독하는 모습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공감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수기를 앞에 두고 그 장점을 열심히 읊는 사유리 씨의 모습은 순식간에 그 공감을 깨부쉈다. 혼잣말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성실한 대사들이 대본을 외우는 듯했다.
[사진 = JTBC '뭉쳐야 찬다2',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방송화면]
YTN star 최보란 (ran6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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