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는 족족 다 나갈 판"..'서민 돈줄' 이자 부담 더 커진다
저축은행 신용대출 가중평균금리 '연 14.72%'
여전채 금리 '연 5%' 진입 눈앞..카드론 영향
"중·저신용자 가계 빚 상환 부담 가중될 것"
저축은행, 신용카드사 등 제2금융권에서 대출금리 상승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의 4연속 기준금리 인상 결정, 미국 중앙은행(Fed)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단행 전망 등으로 조달 비용이 빠르게 오르면서다. 2금융권의 경우 서민들이 생활 자금 조달을 위해 주로 이용하는 급전 창구인 만큼, 대출금리 상승에 따라 중·저신용자의 가계 빚 상환 부담이 빠른 속도로 가중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권의 신용대출 가중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지난 7월 기준 연 14.72%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연 14.56%) 대비 0.16% 오른 수치다. 저축은행권 신용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지난해 12월(연 15.10%) 이후 4개월 연속 떨어지다가 지난 5월(연 14.7%) 상승 전환한 바 있다. 이후 6월(연 14.56) 소폭 하락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저축은행의 경우 시중은행과 달리 여신 자금의 대부분을 수신에서 조달한다. 그런데 저축은행권의 정기예금(1년 만기) 금리는 지난해 12월 연 2.34%에서 이달 연 3.68%까지 뛴 상태다. 저축은행들이 자금 유출을 막고자 시중은행 대비 수신 금리를 더 높인 영향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자금 조달 원가뿐만 아니라 예금보험료율도 은행의 다섯 배 수준으로 높아 대출금리 상승 요인이 적지 않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간 경쟁 탓에 대출금리를 낮춰왔으나,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크게 늘었다"며 "연말까지 추가 인상이 예고된 만큼 저축은행 대출금리가 더 빠른 속도로 오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수신 기능이 없어 자금 조달을 채권 발행에 의존하는 카드사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1일 기준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연 4.973%를 기록했다.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지난 6월 초 2012년 4월 2일(4.02%) 이후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연 4%대에 진입했는데, 약 3개월 만에 연 5% 선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9월까지 연 1%대에 머물렀다가,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 같은 해 11월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Fed가 이달 3연속 자이언트스텝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으면서 국내 채권시장이 요동친 결과다. 통상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은 국내 국고채, 여전채 금리를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국내 카드사들이 기업어음(CP) 발행을 늘리는 식으로 조달처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회사채 의존 비율이 절대적으로 크다. 전체 자금 조달의 약 70%를 여전채에 의존하는 식이다. 여전채 발행 비용이 늘어나면 증가분이 그대로 카드론 금리 상승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대금리, 특판 금리 할인 등 조정금리가 카드론 금리 상승 압력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향후 조정금리가 빠르게 줄어들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카드업계 관계자는 "영업 확대 차원에서 카드론 조정금리를 늘렸지만, 최근 여전채 금리의 가파른 상승으로 조달 비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카드론 금리 상승 필요성이 커졌다"며 "향후 카드론 금리가 오르는 양상이 더욱 뚜렷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들의 급전 창구인 2금융권에서 대출금리 상승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중·저신용자 가계 빚 상환 부담이 가파른 속도로 가중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금융권의 경우 통상 취약계층 이용자 비중이 높은 데다 기본적으로 대출금리 수준도 높은 편이다. 때문에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상환 부담이 아주 빠른 속도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연말까지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급등 위험이 상존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2금융권 대출금리 수준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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