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액션] '톱 키커' 아마노 FK 막은 김동헌, "일부러 공간 열어줬어요"
[인터풋볼=박지원 기자(인천)]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동헌이 아마노 준의 절묘한 프리킥을 어떻게 막을 수 있었는지 비법을 밝혔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14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32라운드에서 울산 현대와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인천은 3경기 무패(1승 2무) 행진을 달렸다.
인천의 수문장 김동헌이 선발로 복귀했다. 김동헌은 앞서 22라운드(7월 16일) 김천 상무전 이후에 어깨 부상을 입으면서 장기간 결장했다. 치료를 이어갔고, 28라운드 FC서울전부터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고 2달 만에 선발 엔트리에 포함됐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선두' 울산이었다. 물론 울산이 근래 다소 주춤했을지라도 리그 최강팀임에는 변함이 없다. 더불어 2위 전북 현대에 추격당하는 상황인지라 인천전에서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 분명했다. 이에 골문을 지켜야 하는 김동헌의 어깨가 무거웠다.
오랜만에 출전한 김동헌이었으나, 안정감은 여전했다. 골문으로 날아오는 공을 잘 막아냈고, 페널티 박스 안으로 투입되는 공중볼도 잘 캐치했다. 특히 후반 5분 프리킥 세이브가 결정적이었다. 인천은 페널티 아크 앞쪽에서 반칙을 범했다. 울산엔 '데드볼 스페셜리스트' 아마노 준이 있기에 불안감이 조성됐다. 아마노 준의 킥은 골문 하단 구석으로 정확히 향했는데, 김동헌이 몸을 날리며 손으로 쳐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경기는 0-0으로 종료됐고, 김동헌은 또 하나의 클린시트를 적립하게 됐다. 김동헌은 울산전까지 총 8번(1R·3R·5R·6R·15R·19R·22R·32R) 기록했다. 지난 시즌엔 5번이었고, 올해는 10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른 김동헌은 믹스트존에서 복귀 소감과 함께 아마노 준의 프리킥을 막을 수 있었던 배경에 관해 밝혔다.
[이하 김동헌과의 일문일답]
Q. 오랜만에 복귀했어요. 그간 몸상태가 어땠나요?
A. "다치고 나서 운동을 안 쉬었어요. 경기의 경우, 뛰게 되면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 가지 않았어요. 치료하면서 본 운동은 다 따라 했어요. 그러다가 많이 괜찮아져서 서브로 따라다녔고 준비는 계속하고 있었어요. (이) 태희 형이 잘하고 있어서 이렇게 바로 뛸 줄은 몰랐어요."
Q. 이태희 선수가 앞선 인터뷰에서 김동헌 선수를 '아끼는 동생'이라고 표현했어요.
A. "(태희 형은) 저한테 정말 큰 힘이 되는 존재예요. 오늘 제가 (부상 후) 10번째 경기 만에 출전하기도 하고, 상대가 울산인지라 긴장됐어요. 그래서 경기장 오면서 태희 형한테 문자로 '떨린다', '힘을 달라'고 연락하면서 긴장을 풀었어요."
"(이태희 선수가 뭐라고 답했나요?) '잘할 수 있다'고, '파이팅하자'고 응원해줬어요."
Q. 2개월 만에 출전이에요. 울산 공격진이 강력하기도 하고, 슈팅도 위협적이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아요. 특히 아마노 준 선수의 프리킥을 선방한 것이 인상 깊었어요.
A. "아마노 준 선수가 보통 그쪽으로 프리킥을 차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 그쪽으로 찰 수 있게 일부러 공간을 많이 열어줬어요. 그러고 차기 전에 옮겨 갔어요. 다행히도 제가 의도한 것처럼 차줘서 막을 수 있었어요."
"오늘 이 정도는 해줘야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어요. 전반전, 후반전 수비·공격 모두 너무 든든했어요. 동료들이 앞에서 정말 많이 뛰어줬어요. 그러다 보니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오는 공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어요. 저도 실점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어요."
Q. 올 시즌 유독 김동헌 선수가 출전한 경기에서 클린시트(20경기·16실점·8회)가 많고, 승점(32점·현재 팀 49점)도 많이 땄어요. '잘 풀린다'라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A. "작년에도 잘 풀렸지만, 올해가 더 잘 풀리는 것 같다고 느껴요. 인천이란 팀이 저한테 잘 맞는 것 같아요."
Q. 이제 7경기 남았어요. 김동헌 선수가 생각하는 ACL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A. "지금으로서 볼 때 50% 이상 가능하다고 봐요. 작년에 비해 준비가 더 잘 됐고, 큰 에너지도 있어요. 경기장에서 지고 있을 때도 '끝까지 해보자'라는 열정과 힘이 생겨요. 올 시즌 상대 전적으로 봤을 때, 전북(1승 1무 1패)이나 울산(3무)에 뒤지지 않아요.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해요."
Q. 남은 시즌 개인 목표가 궁금해요.
A. "이제 6경기 남았는데, 욕심 부릴 수 있는 만큼 부리려고요. 제가 출전할 수만 있다면 나서는 경기 모두 무실점으로 끝내고 싶어요. 쉽진 않겠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할 거예요. 6경기 무실점하면 ACL에 나갈 수 있다는 각오로 열심히 준비할 예정이에요."
Q. 기다린 인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있나요?
A. "그간 태희 형이 잘해줬고, 오랜만에 출전인지라 부담이 있었어요. 그러나 팬들께서 평일임에도 많이 찾아주시고, 응원해주셔서 큰 힘이 됐어요. 앞으로 남은 6경기 집중 잘할 테니까 계속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진= 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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