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경이로움에 대한 독백"..송번수 '노우 유어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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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에 걸쳐 화업에 매진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고유한 정체성 형성에 지대한 공헌을 해온 원로작가 송번수의 개인전 '노우 유어셀프'가 갤러리바톤에서 오는 24일까지 열린다.
송번수는 모더니즘의 태동과 한국적 아방가르드 형성 과정의 최전선에서 활동해오면서 장르의 경계 없는 삶의 궤적이 투영된 고유한 미적 해석을 펼쳐온 작가다.
송번수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명예교수이자 1998년 섬유공예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직접 설립한 '마가미술관'의 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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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반세기에 걸쳐 화업에 매진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고유한 정체성 형성에 지대한 공헌을 해온 원로작가 송번수의 개인전 '노우 유어셀프'가 갤러리바톤에서 오는 24일까지 열린다.
송번수는 모더니즘의 태동과 한국적 아방가르드 형성 과정의 최전선에서 활동해오면서 장르의 경계 없는 삶의 궤적이 투영된 고유한 미적 해석을 펼쳐온 작가다. 이번 개인전을 통해 '가시'를 모티브로 한 신작을 대거 선보이며 줄곧 지배적인 사조였던 단색화와는 다른 궤적으로 수십년간 연마해온 독자적인 조형미를 선보인다.
홍익대학교에서 공예를 전공한 송번수가 전업작가로서 두각을 드러낸 분야는 판화였다. '가시' 모티브는 송번수가 파리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70년대 중반부터 서서히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판화 작품에 자주 등장하던 장미를 날카롭게 사방으로 가시 돋친 모습으로 묘사하는 단계로 시작해서, 삶의 굴곡을 거쳐오며 점차 종교적 성찰에 심취하면서 가시는 그의 페르소나로 자리 잡았다.
인류의 대속자 예수의 면류관에서 착상한 가시는 점차 전쟁, 사회적 갈등, 피폐함 등에 대한 도상적 은유로 확대되면서, 냉엄한 현실의 상징적 묘사와 그 안에 존재하는 희망이라는 양가적 심상을 대변하게 된다.
최근 작가는 '가시'에 부여한 기존의 상징 체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개별 단위의 행성과 별자리, 그리고 그것들의 군집을 재현하는 대상으로 서의 가치에 새롭게 눈뜨게 됐다. 거대한 우주를 가늠키 어려운 세월을 날아와 모습을 드러낸 별빛들을 마치 채집하듯 옮겨온 원색의 화폭은 세상의 경이로움을 목도한 작가의 낭랑한 독백과도 같은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송번수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명예교수이자 1998년 섬유공예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직접 설립한 '마가미술관'의 관장이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부다페스트 국립미술관, 제네바 한국 유엔본부 등에 소장돼 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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