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용지 "'둠둠' 스크린 데뷔 감격..평범한 새얼굴 설레"

한현정 2022. 9. 1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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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유선 응원·배려·조언에 큰 힘"
"액션 로망..다양한 도전하고파"
"아침저녁으로 디제잉 연습..감정 연기 가장 어려워"
‘둠둠’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김용지. 사진|영화사진진
미모와 실력을 모두 갖춘 모델 출신 배우 김용지가 스크린에 데뷔했다. 청춘 성장담을 거칠고도 섬세한 감성으로 그려낸, 영화 ‘둠둠’을 통해서다.

‘둠둠’(감독 정원희·제작 이스트게이트컴퍼니)은 실력을 인정받는 DJ였지만 키우지 못하는 아기, 불안한 엄마와의 갈등으로 음악을 그만둔 주인공 이나(김용지 분)가 베를린행 티켓이 걸린 오디션에 도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청춘 음악 무비다.

최근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김용지는 “큰 화면에서 내 연기를, 내 캐릭터를 본다는 게 마냥 신기하고 새롭다”며 “촬영이 끝난 지 1년 반이나 지났는데 당시의 기억이 너무나 생생하다. 출연이 결정되고 느꼈던 설렘과 희열,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 치열했던 고민의 순간들까지 세세하게 하나 하나 기억난다. 관객 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고 떨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둠둠` 김용지. 사진I이스트게이트컴퍼니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작품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그는 “스토리와 메시지가 너무 좋았고, 감독님의 에너지도 인상적이었다. 꼭 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면서 “열정만으로 뛰어들었다가 (연기적)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어려울 때마다 선배님들의 도움을 받아 헤쳐나갔다. 코로나 상황에서 촬영했던 터라 ‘개봉’이 그저 막연한 느낌이었는데 현실로 닥치니 감회가 새롭다. 정말 감동적”이라며 두 손 모아 기뻐했다.

2018년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호타루’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연기자로 데뷔한 김용지는 SBS ‘더 킹: 영원의 군주’, tvN ‘구미호뎐’ 등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독보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첫 주연작인 영화 ‘둠둠’에서는 낮에는 텔레마케터로 일하고 밤에는 클럽에서 디제잉을 하는 주인공 ‘이나’로 열연해 한층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그동안 보여준 강렬하고 개성 강한 캐릭터에서 벗어나 어딘가에서 살아 숨 쉬고 있을 것 같은 일상적인 인물로 분해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김용지는 “감독님이 화려함보단 자연스러움에 집중했다. 감독님은 ‘표현하지 않아도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그냥 현재를 살아가는 듯한 평범한 사람. 질풍노도 속에서도 덤덤함을 담아 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드라마와 달리 영화는 준비 시간이 넉넉해 다행이었어요. 아직 저는 물리적으로도 심적으로도 새로운 캐릭터를 맞이하는데 많은 게 소요되기 때문에 그 자체가 큰 도움이 됐죠. 감독님과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작업 과정을 밀접하게 지켜보고 함께 하면서 적응해나갔고요. 고민 되고 어려운 점이 있으면 바로 바로 조언을 구하면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캐릭터를) 깊이 이해하고 다가가려고 했어요. 그 과정에서 느끼고 배운 게 정말 많아요.”

화려한 외모를 감추고 수수한 일상적 얼굴로 새 도전에 나선 김용지. 사진|영화사진진
'이나'의 과거에 화려한 디제잉 실력이 포함돼 있는 만큼 연습량도 상당했단다. 그는 “디제잉 장비를 한 번도 만져본 적이 없어서 연습을 많이 해야 했다. 집에 디제잉 장비를 들여놓고 한 달 정도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믹싱 연습을 했고, 촬영장에서도 수시로 직접 믹싱과 플레잉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나는 갑작스럽게 남편을 잃은 후 심한 불안을 겪는 엄마 신애(윤유선 분)과 끊임없이 마찰을 빚는다. 김용지와 윤유선은 서로에게 애증의 감정을 갖고 있는 매운맛 모녀 호흡을 통해 진한 감동과 공감을 선사한다.

김용지는 “이나를 연기하기 위해 준비한 많은 것들 중에서도 엄마와의 감정 변화에 가장 공을 들였다”면서 “이나는 종교적 믿음에 기대 버티는 엄마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엄마가 원하는 방식으로 엄마를 돕고, 소통하고, 함께 있으려고 노력한다. 답답하고 때로는 밉고 원망도 되지만 어떻게든 끈을 놓지 않으려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엄마에 대한 미움, 애정이 있어야 하는 설정인데 그 감정에 이입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윤유선 선배님을 답답함이 느껴지는 대상으로 보기가 힘들었다. 상냥하고 배려심도 깊고 항상 밝고 소녀 같으신데 그런 캐릭터로 대하는 게 내겐 고난이었다”고 털어놨다.

연기적 어려움이 있을 때 선배 윤유선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김용지. 사진|영화사진진
“왜 이 엄마가 싫고 답답한지 나름대로의 이유를 만들어 제 자신을 세뇌시켜야 했어요. 그 시간이 가장 오래 걸렸고, 감독님과 윤유선 선배님의 도움을 가장 많이 받았고요. 생각처럼 감정선이 따라와주질 않아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죠. 제가 불안해 하고, 확신을 갖지 못하니 (윤유선) 선배님이 먼저 다가와 용기를 주시고 응원해주셨어요. 뭐든 해보라고, 다 괜찮다고 다독여주시고요. 그 따뜻한 현장의 기운을 받아 조금씩 극복해낸 것 같아요.”

새로운 도전, 어려운 과제를 멋지게 해결한 지금, 기분은 어떨까. 김용지는 “그저 뭉클하고 감사한 마음 뿐”이라며 “뭐든 배울 것 뿐이라 하나하나 채워나가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액션’에 대한 꿈이 있다. 언젠가 꼭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라고 수줍게 말했다.

“사실 배우의 길은, 연기의 과정은 항상 어렵고 두려워요. 해야 할 역할이 분명한데, 그것을 해내기까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고 어렵고 혼돈의 연속이니까. 저의 경우는 게다가 많이 느린 편이라 (물리적인 시간이나 감정적인 준비 등 뭐든) 시간도 오래 걸려요. 그럴 때 어떻게 다스리고, 부딪히고, 헤쳐나가야 할 지 ‘둠둠’ 현장을 통해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아요.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고 더 다양한 도전을 해보려고 해요. 지켜봐주세요!”

‘둠둠’은 단편 영화 ‘보통여자’(2009), ‘프랑소와’(2013)와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던 세 번째 단편 ‘벨빌’(2016)을 연출한 정원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꿈과 현실의 기로에 서 있는 청춘의 성장담과 모녀 간의 이야기가 어우러져 공감을 사고, 일렉트로닉 음악과 디제잉이라는 참신한 소재가 더해져 이색적인 분위기를 뿜어낸다. 아티스트 하임과 일렉트로닉 밴드 이디오테잎의 멤버 제제로 유명한 신범호도 참여했다. 15일 개봉한다.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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