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유작 '콜 오브 갓' 반응 냉랭

지난주 베니스영화제서 첫 공개
국내 영화단체들 항의서한 보내
유럽언론 대부분 좋게 평가 안해

11일(한국시간) 폐막한 제7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고 김기덕 감독의 유작 ‘콜 오브 갓’의 공식 포스터. 사진제공｜김기덕필름

성폭력 의혹 등 이른바 ‘미투’ 논란에 휘말렸던 고 김기덕 감독의 유작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선보였다. 하지만 외신 등은 이를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11일(이하 한국시간) 폐막한 제7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김기덕 감독의 ‘콜 오브 갓’을 비경쟁부문에서 상영했다. 영화는 김 감독이 2018년 ‘미투’ 논란 이후 키르기스스탄에서 촬영했다. 하지만 그는 2020년 12월 라트비아에 머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합병증으로 숨졌다. 이후 생전 고인과 긴밀하게 교류한 에스토리아 영화관계자들이 최종 편집해 완성했다. 키르기스스탄과 카자흐스탄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는 작가와 어린 소녀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이야기로, 김기덕필름과 에스토니아의 MTU 오테쿠(OTAKU)를 통해 해외에 소개되고 있다. 영화제 상영 이후 대부분 해외 매체의 평가는 냉정했다.

영국 스크린데일리는 김 감독의 전작을 떠올리며 “이번 영화에도 성적으로 독특한 표현들이 있지만, 전작과 달리 이상하리만큼 순진하고 온순하다”면서 “하지만 그러한 표현이 김 감독을 다시 중요한 창작자로 부활시키진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김 감독의 동료들이 붙인 ‘김기덕에 대한 헌사’라는 부제에 대해서도 “그에게 도움이 되는 헌사는 아닐 것”이라고 썼다. 데드라인은 “질투와 증오로 휘감기는 격정적인 이야기”라면서도 “충분히 잘 만들지 않은 영화”라고 혹평했다.

일부 유럽 매체는 이와는 다소 결이 다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씨네유로파는 김 감독이 아닌 다른 영화관계자들이 완성해 “영화의 잠재력이 저하됐다”면서 “그럼에도 너무 일찍 빼앗겨버린 김 감독의 경력과 비전에 대한 존경의 의미가 담겼다”고 바라봤다.

이와 관련해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등 단체들은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항의서를 보내기도 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