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7 총체적 난국 "이터널리턴 적신호 켜졌다"
지난 1일 님블뉴런이 MOBA 게임 '이터널 리턴' 시즌7 랭크 게임을 개시한 뒤 유저들이 점점 게임을 이탈하고 있다. 시즌7에서 이터널 리턴 만의 재미 요소인 다양성이 퇴색된 탓이다.
지난달 18일 시작한 프리 시즌 기간부터 이러한 조짐은 보이기 시작했다. 유저들은 프리 시즌에 탈출 시스템의 난이도와 리턴, 스킬 증폭 시스템 개선의 문제점, 지루한 게임 플레이 등을 지적했다. 시즌7이 시작됐지만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동시 접속자 수 약 1만9413명을 달성했던 6월 9일 '코발트 프로토콜' 출시 당시와 비교했을 때 시즌7을 정식으로 선보인 9월 1일 동시 접속자 수는 약 8788명으로 50% 이상 감소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탈은 증가하고 있다. 9월 14일 오후 8시 기준 동시 접속자 수는 약 3500명에 불과했다.
유저 감소의 원인은 시즌7 패치가 유저들에게 부정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바뀐 스킬 증폭 시스템이 캐릭터마다 차이가 너무 크다", "배틀로얄 게임에서 매 게임마다 같은 경험을 하는 것 같다", "탈출 시스템은 사용할 이유가 없다" 등 부정적인 반응 일색이었다.
메인으로 내걸었던 '탈출' 시스템에 대해 아쉬움이 컸다. 1등을 목표하는 배틀로얄 장르의 방향성과는 정반대의 콘셉트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시간이 갈수록 지나치게 어려운 탈출 조건이 문제점으로 다가왔다. 일정 생존자 수 이상, 랜덤으로 획득할 수 있는 재료 아이템, 탈출을 할 수 있는 시점 등으로 인해 조건 자체를 만족하기가 어려웠다.
만약 탈출을 성공해도 난이도에 비해 리턴이 너무 적었다. 같은 1킬이어도 6등으로 탈출하는 것과 3등으로 사망하는 경우엔 후자가 랭크 게임에서 점수를 더 획득할 수 있었다. 아울러 게임 내 누군가가 탈출을 할 경우에도 남아있는 유저들이 킬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다는 점도 심각했다. 즉, 굳이 탈출을 할 필요가 없게 느껴지니 시즌7의 핵심 변경점이 유저들에게 무의미하게 다가온 것이다.
스킬 증폭의 변경점도 반응이 좋지 않다. 아이템 선택폭을 크게 제한시켰고 숙련도에 따른 강함이 와닿지 않게 됐다. 패치 이후 스킬 증폭을 사용하던 캐릭터들은 무기 숙련도 중 '스킬 증폭 % 증가' 항목의 계산식이 변경됐다.
아이템 능력치 중 '스킬 증폭' 수치를 %로 증가시켜주지만 문제는 이로 인해 아이템 선택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아무리 숙련도가 높아도 아이템으로 스킬 증폭 수치를 획득하지 않는다면 효율을 보기 어렵다.
가령 스킬 증폭 캐릭터 중 하나인 '라우라'를 예시로 들면 라우라의 사용 무기인 '채찍'의 무기 숙련도는 레벨 당 '공격 속도 2.8%', '기본 공격 사거리 0.04', '스킬 증폭 4.4%'다. 만약 무기 숙련도 최대 레벨인 20레벨을 달성하면 '공격 속도 56%', '기본 공격 사거리 0.8', '스킬 증폭 88%'를 획득하는 방식이다.
라우라가 게임 내에서 스킬 증폭 수치를 올려주지 않는 아이템을 착용해서 스킬 증폭이 0일 경우 스킬 증폭 88%가 올려주는 수치는 0으로 취급한다. 무기 숙련도 레벨 0과 20이 다를 게 없는 효과가 되는 것이다.
스킬 증폭 캐릭터들은 무조건 아이템 중에서도 스킬 증폭 수치를 제공하는 아이템을 가야하니 아이템 선택의 자유도가 대폭 줄어들었다. 아이템으로 획득하는 스킬 증폭의 수치가 크기 때문에 숙련도가 오르면 효과가 점점 커질 것 같지만 그것도 아니다. 숙련도보단 아이템이 제공하는 수치가 더욱 큰 탓에 희귀한 재료를 요구하는 일명 '전설 아이템'을 장착하는 것이 효율이 더 좋다.
이로 인해 스킬 증폭 캐릭터들은 숙련도보단 아이템 장착 상황에 따라 강함의 척도가 결정됐다. 유저들은 스킬 증폭 시스템을 변경한 목적인 '직관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었다.
획일화된 플레이 경험도 문제다. 전설 아이템을 획득하려면 특수한 재료가 필요하다. 이를 '오브젝트'라고 한다. 오브젝트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구역에서 확정으로 등장하는 만큼 이를 획득하기 위해 교전이 일어난다. 바뀐 스킬 증폭 캐릭터들이 숙련도보단 아이템의 영향을 많이 받기에 자연스레 오브젝트를 획득하기 위해 모이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한다.
초반이 약한 스킬 증폭 캐릭터들은 오브젝트 획득을 시도하기가 꺼려지니 교전이 강력한 스킬 증폭 캐릭터들이 모든 오브젝트를 독식하고 지나치게 강해지는 것이다.
가령 '셀린'처럼 교전이 강력한 실험체는 오브젝트를 확정적으로 획득할 수 있다. 교전을 해봤자 해당 시간대에서 셀린을 이길 수 있는 실험체가 몇 없을뿐더러 획득할 수 없게 제지하려 해도 본인의 캐릭터가 죽기 마련이다.
오브젝트를 획득하기 쉬운 실험체들은 킬을 얻지 못해도 자연스럽게 성장 기대치가 높아지지만, 이에 해당하지 않는 실험체는 후반까지 버텨봤자 교전에서 이길 리 없다. 아이템의 기댓값도 높지 않고 무기 숙련도도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가 다반사다.
이전에는 전설 아이템이 없어도 야생 동물 등을 사냥하며 무기 숙련도를 높이면 캐릭터 기댓값이 상승해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지금은 무기 숙련도보단 효율이 좋은 전설 아이템 하나가 체감이 크게 느껴진다. 모두가 전설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해 동선을 설계하게 된다.
본래는 게임 내에서 승리를 위한 다양한 전략이 존재했다. 재료를 모아 아이템을 제작하며 레벨을 상승시키는 '대장장이' 전략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패치를 거듭하며 여러 전략들이 사장되다 보니 모두가 천편일률적으로 게임을 진행한다. 매 게임마다 다양하게 전개되는 배틀 로얄 장르의 장점이 무색하게 된 것이다. 항상 같은 아이템과 같은 양상으로 진행되니 유저들은 "매번 똑같은 것 같은데"라고 느끼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시즌7에서 새롭게 선보인 탈출 시스템은 유저 입장에선 선택할 메리트가 없는 수단으로 느껴지고, 스킬 증폭 캐릭터들은 아이템의 선택지를 크게 제한당했다. 오브젝트를 획득하는 플레이가 다른 방식보다 메리트가 크기 때문에 매 게임마다 비슷한 경험을 느끼게 된다.
이터널 리턴 국내 최대 규모의 커뮤니티에서도 유저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시즌에 대한 불만이나 개선점을 토로하는 게시물이 726건이나 올라왔다. 이 중에는 유저 수가 줄어들어 매칭 시간이 길어지는 등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한 게시글도 상당수 확인된다.
유저들은 "이터널리턴만의 개성이 사라졌다", "게임이 재미있어서 계속했지만 지금은 재미가 없다", "매 게임 똑같은 경험을 하니 쉽게 질린다", "유저 수가 줄어든 게 체감이 된다"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님블뉴런은 13일 오후 7시 '루미아 톡!' 방송을 진행했다. 천시아 캐스터, 해설자 이비스, 유튜버 농약엑기스 3인이 나왔다. 네 번째 주제인 시즌7의 변경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3인의 진행자들 또한 "항상 사용하던 루트만 사용하게 되니 지루하다", "탈출 시스템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다", "매칭 시스템의 폭이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등 유저들과 비슷한 소감을 전했다.
루미아 톡! 방송 이후에도 유저들의 불만이 지속되자 님블뉴런은 14일 오후 3시 '개발팀과의 만남(긴급)' 방송을 예고했다. 긴급 방송은15일 오후 6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주제는 현 상황에 대한 인식과 향후 계획 안내 및 유저 Q&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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