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 베트남 "텔레마케팅, 안된다고?.. 차별화로 대박쳤다"

호찌민(베트남)=전민준 기자 2022. 9. 15.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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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다시 뛰는 신남방, 'K금융' DNA 심는다⑥] 이의철 법인장, 철저한 현지화와 사전조사가 실적 개선 지름길

[편집자주]베트남은 인도와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등 한국 정부가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신남방 11개국 중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다. 한국 기업들은 2021년 기준 9895만명의 인구와 IMF(국제통화기금) 추정 경제성장률 6.6%를 기록한 베트남에 크게 공을 들이고 있다. 베트남은 중국, 미국에 이어 한국의 3위 교역국이기도 하다. 국내 금융사들도 금융 서비스 노하우를 무기로 현지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한국의 ICT(정보통신기술)를 바탕으로 휴대전화를 통한 금융거래, 결제 서비스도 현지인들에게 충분히 통할 것으로 보고 있다. K-금융은 베트남 경제수도인 호찌민을 조용히 물들이고 있다. 조만간 베트남 금융시장이 한복으로 갈아입을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이의철 신한라이프 베트남법인장./사진=전민준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코리아뱅크 굿" 한국 은행들, 베트남 홀렸다
② 베트남, 국민 중 절반만 은행 계좌 보유… 갈길 먼 디지털 금융
③ "서류 내고 돌아서니 보험금 '뚝딱'… 베트남과 달라요"
④ "주식이 뭐예요?"… 베트남 증권시장, 韓에 열려있다
⑤ 예영해 삼성화재 베트남법인장 "베트남 기업보험 개척자… 로컬기업과 협업에 신규 채널 확보까지"
⑥ 이의철 신한라이프 베트남법인장 "텔레마케팅, 안된다고?… 신한라이프 베트남, 차별화로 대박쳤다"
⑦ 강규원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 "3년 안에 베트남 12위권 은행으로… 2030년엔 톱10 안에"
⑧ 박원상 한국투자증권 베트남법인장 "베트남 톱티어 증권사 될 것"… 글로벌 도전장
⑨ 강문경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 대표 "MTS 베트남 최고 수준이라 자부… 올해의 화두는 디지털화"
⑩ 정희균 토스베트남 PO "젊고 빠른 성장세, 베트남의 매력"
호찌민(베트남)=전민준 기자 베트남 시장은 대표적인 보험 불모지로 꼽힌다. 개인들은 물론이고 단체들도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례가 부지기수다.

베트남 인구수는 9895만명으로 1억명에 육박하지만 2021년 보험 가입률은 불과 5%다. 현재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 등 수년 전 진출한 생명 보험사들도 매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8월 25일 오후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신한라이프 현지법인에서 만난 이의철 법인장은 보험 가입률이 저조한 게 오히려 기회라는 입장이다.

이 법인장은 "어려운 코로나 환경에서도 올해 1월 영업을 개시하고 2개월 만에 13억3400만원의 영업수익을 올린 것이 잊을 수 없는 순간"이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에서 텔레마케팅(TM)으로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타 보험사들의 우려와 달리 신한라이프는 1만원 이하의 저가 보장성 상품을 TM으로 판매하며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며 "올해 초 성대규 사장이 격려사를 통해 밝힌 것처럼 TM영업은 베트남에서 신한라이프만의 강점으로 최소 20년 이상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라이프 베트남은 베트남에서는 19번째 생명보험사이자 7년만에 생긴 신생 보험사다. 지난해 2월 베트남 정부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은 신한라이프 베트남은 인가와 동시에 본격적인 영업 준비에 들어갔다.

법인은 현지 보험업법 시행령에 따라 1년 이내에 영업을 시작해야 했다. 즉 2022년 2월 중엔 공식 영업활동에 들어가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2021년 7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베트남 정부가 호찌민을 포함한 남부지역에 봉쇄 조치를 내리면서 신한라이프 베트남도 난관에 봉착했다.

당시 베트남 정부는 생필품 구매나 공공기관, 은행 이용 등 이외 외출을 금지했고 기업인과 공장 근로자는 사업장 안에서 숙식 해결을 권고했다.

대면으로 상품 개발, 인력 확충 등을 준비하겠다는 신한라이프 베트남의 계획에 다소 차질이 생긴 셈이다. 다행히 지난해 연말부터 봉쇄조치가 서서히 완화되며 올해 2월 신한라이프 베트남은 정식 영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 법인장은 "처음 봉쇄령이 내렸을 때 (우리가) 영업을 시작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걱정이 앞섰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당시 40여명의 직원이 화상으로 만나며 정식 영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앞으로도 모회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베트남 실정에 맞게 활용해 생명보험 강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라이프 베트남법인 기획부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모습./사진=전민준 기자


저가 보장성보험으로 중산층 고객에 인기몰이


신한라이프 베트남은 신한라이프의 100% 자회사로 자본금은 1억달러다. 신한라이프는 2015년 하노이 사무소를 설립해 현지 진출 기회를 탐색하던 중 현 성대규 사장의 의사결정으로 법인설립을 확정했다. 베트남 생명보험시장의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한 성 사장은 현지 진출을 서둘렀다.

현재 신한라이프 베트남은 신한은행베트남, 신한베트남파이낸스 등 그룹 계열사들과 협업을 추진하는 것과 동시에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TM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 신한카드와 진행하는 방카슈랑스 판매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법인장은 "베트남 생명보험시장을 이끈 방카슈랑스는 최근 출혈경쟁이 심해진 상황이어서 여기에 집중하면 비용만 늘어나고 수익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 전략은 '철저한 현지화'다. 올해는 신한라이프 고유의 TM영업 모델을 베트남 현지에 맞게 구축할 계획이다.

이 법인장은 "2023년 이후 지속해서 성장하기 위해선 올해 기반을 다져놔야 한다"며 "신한라이프의 또 다른 강점인 대면 영업 노하우를 활용해 설계사를 통한 대면영업 진출도 준비 중이다. 약 1억명 인구 중 월 1만원 이하를 내며 보험에 들 수 있는 사람은 최소 1000만명이며 이들을 고객으로 확보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현재 베트남에선 생명보험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다. 이 법인장은 "베트남 생명보험은 고객이 낸보험료를 보험사와 설계사가 거의 다 나눠 갖고 고객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은 상당히 제한적"이며, "취약한 보험료 수취구조로 인해 연납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고객들은 1년치 보험료를 한꺼번에 납부해야 하므로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법인장은 이 같은 구조가 신한라이프 베트남에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 법인장은 "보험료를 낮추고 월납으로 판매를 한다면 더 많은 중산층 고객을 가입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베트남 내의 새로운 경험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법인장은 "올해 매출 목표는 34억원이었지만 현 추세대로라면 40억원을 넘길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타 보험사와 차별화 한 대면영업 조직까지"


신한라이프 베트남법인에서는 자유롭고 편안한 복장을 입고 있는 40여명의 베트남 직원들을 볼 수 있었다.

지난해 2월 출범 당시 10명이 채 안 됐던 직원을 1년 반 만에 4배 이상 불린 것이다. 이 법인장은 현지화 방안 중 하나로 인력을 공격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이 법인장은 "텔레마케터를 올해 150명, 내년엔 300명까지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라이프 베트남은 중장기적으로 대면 영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대면 영업도 혈연이나 지연 등을 활용한 '연고판매'나 '비전문적 설계사'를 지양하고 신한라이프 강점인 전문직·전업설계사 강점을 살린다는 것이다.

이 법인장은 "TM영업이나 그룹사를 통해 확보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대면 영업을 펼칠 계획"이라며 "내년 하반기 대면용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꾸렸으며 여기에 맞게 대면설계사 조직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베트남 대면설계사들은 대부분 투잡(겹벌이)을 뛰고 있어 전문·전업설계사로 보기 어렵다. 신한라이프는 전문직·전업설계사만 채용해 대면 영업 시장에서도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법인장은 앞으로 베트남 생명보험시장에선 보장성보험 비중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베트남 재무부가 소비자 보호를 목적으로 저축성 상품에 과도하게 부가된 사업비를 제한하기 시작했다"며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겪으면서 보장성 보험에 대한 물밑 수요가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움직임들이 비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손보사에 주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베트남 보험시장에서 고객의 수익률이 담보되지 않은 사업비가 부과된 저축성 보험상품이 설 땅이 점점 없어지고 보장성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올해 초 신한라이프 베트남은 호찌민 시민들을 대상으로 백혈병 진단비를 보상해주는 보험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마지막으로 이 법인장은 "기업이 영리를 추구하는 목적도 있지만 국민이 없으면 생존이 어렵다"며 "국민 복리후생에 이바지하고 브랜드를 알리는 활동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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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베트남)=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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