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베트남 "기업보험 개척자, 로컬기업과 협업 나아가 신규 채널 확보"

호찌민(베트남)=전민준 기자 2022. 9. 15.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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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다시 뛰는 신남방, 'K금융' DNA 심는다⑤] 예영해 법인장 , 우량계약 확대·인수심사 강화 등으로 매출·수익 동시 개선

[편집자주]베트남은 인도와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등 한국 정부가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신남방 11개국 중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다. 한국 기업들은 2021년 기준 9895만명의 인구와 IMF(국제통화기금) 추정 경제성장률 6.6%를 기록한 베트남에 크게 공을 들이고 있다. 베트남은 중국, 미국에 이어 한국의 3위 교역국이기도 하다. 국내 금융사들도 금융 서비스 노하우를 무기로 현지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한국의 ICT(정보통신기술)를 바탕으로 휴대전화를 통한 금융거래, 결제 서비스도 현지인들에게 충분히 통할 것으로 보고 있다. K-금융은 베트남 경제수도인 호찌민을 조용히 물들이고 있다. 조만간 베트남 금융시장이 한복으로 갈아입을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예영해 삼성화재 베트남법인장./사진=전민준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코리아뱅크 굿" 한국 은행들, 베트남 홀렸다
② 베트남, 국민 중 절반만 은행 계좌 보유… 갈길 먼 디지털 금융
③ "서류 내고 돌아서니 보험금 '뚝딱'… 베트남과 달라요"
④ "주식이 뭐예요?"… 베트남 증권시장, 韓에 열려있다
⑤ 예영해 삼성화재 베트남법인장 "베트남 기업보험 개척자… 로컬기업과 협업에 신규 채널 확보까지"
⑥ 이의철 신한라이프 베트남법인장 "텔레마케팅, 안된다고?… 신한라이프 베트남, 차별화로 대박쳤다"
⑦ 강규원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 "3년 안에 베트남 12위권 은행으로… 2030년엔 톱10 안에"
⑧ 박원상 한국투자증권 베트남법인장 "베트남 톱티어 증권사 될 것"… 글로벌 도전장
⑨ 강문경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 대표 "MTS 베트남 최고 수준이라 자부… 올해의 화두는 디지털화"
⑩ 정희균 토스베트남 PO "젊고 빠른 성장세, 베트남의 매력"
호찌민(베트남)=전민준 기자 "우량계약 확대와 계약심사(언더라이팅) 강화로 손해율을 낮추고 이를 통해 지난해보다 우수한 매출과 당기순이익을 거둘 계획입니다."

예영해 삼성화재 베트남법인장의 말이다. 지난 8월 23일 베트남 호찌민 비텍스코파이낸셜타워에서 만난 예 법인장의 말에서는 사명감이 묻어났다.

예 법인장은 삼성화재 베트남법인의 외형과 수익성을 모두 끌어올려야 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지난해 12월에 부임했다.

2021년 삼성화재 베트남법인의 매출은 574억원으로 전년대비 5.5%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8.2% 감소한 8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외형과 수익성을 모두 증대시키겠다는 게 예 법인장의 목표다.

예 법인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신규 채널을 확보하고 베트남 현지 보험사들과 협업 등 다양한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화재가 국제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 관리와 보험금 산정, 보상처리 등을 현지 보험사와 차별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는 1995년 호찌민에 주재 사무소를 열고 한국 보험사로는 처음 진출했다. 이후 2002년에는 베트남 국영 재보험사 '비나 Re'와 손잡고 삼성화재 베트남 합작 법인 '삼성비나'를 세웠다.

최초 법인을 설립할 때 지분비율은 각각 50%였다. 이후 2014년 삼성화재는 지분을 75%로 확대했다.

삼성화재 베트남법인은 현지 기업, 외자기업 등을 대상으로 B2B(기업간거래) 영업을 펼치고 있다. 삼성화재 베트남법인 전체 매출의 65%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재물보험이 차지하고 있다.

적하보험과 배상책임보험, 기술보험 등이 35%다. 삼성화재 베트남 법인은 상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준비하는 중이다.

예 법인장은 "올해 하반기 베트남 정부가 시행할 기업들의 환경배상 책임보험 가입 의무화에 대비하기 위해 신상품 개발, 판매에 집중하는 중"이라며 "기업과 관련한 보험수요는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베트남법인 내부 전경./사진=전민준 기자


삼성화재 "차별화한 보상서비스로 기업 수요 잡아라"


베트남 보험시장은 짧은 역사를 가졌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불린다.

1976년 1개 보험사만 있었던 베트남은 1980년대 개혁정책이 추진되고 1990년대 중반부터 급격히 확대되기 시작했다.

베트남 손해보험시장은 매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베트남 경제 성장에 따른 투자 증가 및 GDP 성장 등의 영향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베트남 손해보험시장은 수입보험료(매출) 기준으로 2018년 이후 매년 3%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 베트남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베트남 손해보험사들의 수입보험료는 1조5923억25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1% 증가하는 등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꼽힌다.

현지에서 느끼는 분위기도 동일하다. 예 법인장은 "최근 코로나 팬데믹으로 성장이 둔화하긴 하였지만 다른 국가들보다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국 기업 진출이 활발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즉 기업을 대상으로 보험 영업을 펼치기에 우호적인 환경이라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2793개다. 현지에서는 1만개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베트남 정부가 해외기업 투자유치에 적극적인 점은 향후 베트남 손해보험시장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진출 기업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보험 수요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베트남 현지 기업들이 진행하는 입찰에서 낙찰 우선순위가 베트남 국영 손해보험사 위주로 돌아가는 것은 삼성화재에 있어서 높은 벽이다. 현재 베트남 현지에서 운영하는 손해보험사는 총 30개사로 이 중 6개사가 베트남 국영기업의 자회사다.

코트라에 따르면 페트로리멕스(PJICO, 베트남석유그룹 자회사) 베트남투자개발은행보험(베트남투자개발은행), 바오민보험(국가자본투자공사), MIC보험(베트남군대은행), PTI보험(베트남우체국공사) 등 6개 국영 손해보험사의 점유율은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59.3%였다.

즉 나머지 24개사가 41.7%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예 법인장은 "베트남 현지 기업들이 발주하는 보험 프로젝트 대부분은 베트남 공기업이나 국영 손해보험사가 최종 낙찰되는 경우가 많아 현재 (삼성화재는) 한국기업 등 외자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베트남 보험사들은 사고가 발생한 이후 보상까지 상당한 기일이 소요되지만 삼성화재는 타사보다 신속한 보상 처리를 통해 차별화를 두고자 하여 베트남 현지 기업들의 신뢰를 얻어가는 중"이라며 대책을 언급했다.

이어 "신속하고 정확한 보상 서비스와 경쟁력 있는 보험료로 승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베트남 법인은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로 타 보험사와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 중이다. 특히, 계약관리, 적정한 보험금 산정, 신속한 보상 처리 등과 같이 주요 부문에서는 고객사 만족도를 높이고자 지속적인 개선을 해왔다.

그 결과 베트남 법인은 2014년 A.M. Best 신용등급 A-를 획득한 이후지속 유지하고 있다. 해당 신용등급은 베트남 내 손해보험사 중에서 최고 등급이다.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예 법인장은 "화재사고 등 안전사고 위험은 늘 도사리고 있어 리스크를 분산하는 게 급선무"라며 "대형 입찰에 낙찰됐을 경우 베트남 국영재보험사나 삼성화재 한국 본사로 출재(초과손해액 재보험에 가입해 재보험사에 위험을 분산하는 것)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 베트남 법인은 중장기적으로 신규 성장 모멘텀을 찾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예 법인장은 "꾸준히 늘려가고 있는 로컬보험사와의 협업뿐만 아니라 신규채널 확보 등과 같은 다양한 도전도 지속해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삼성화재가 20%의 지분을 투자한 피지코와 협업도 더 강화할 방침이다. 피지코는 베트남 국영 기업인 베트남 석유공사가 설립한 손해보험사로 베트남 30개 손보사 중 5위다.

예 법인장은 "삼성화재 베트남법인은 피지코와 상호 동반성장 할 수 있는 사업기반 확보를 위해 지속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 법인장은 "베트남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선 신규 채널 개척 및 현지 보험사와의 협업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베트남법인의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해 중장기적인 큰 그림을 가지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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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베트남)=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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