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어망 소재에 비건 가죽까지"..車 내부도 '친환경'이 대세

박정규 2022. 9. 1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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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사진=현대자동차 제공) 2022.8.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자동차 업계가 이산화탄소 배출량 줄이기에 주력하면서 차량 내장재에 폐어망이나 비건 가죽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친환경 시도에 나서고 있다.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자동차에 친환경 내장재나 원료 사용 비중을 높이며 이산화탄소 및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을 저감하고 있다.

탄소중립 달성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친환경 소재다. 천연 원료의 경우 식물이 자라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만큼 소재화 단계부터 자동차 생애 주기의 탄소 배출량을 일부 상쇄한다.

현대자동차의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의 경우 실내에 친환경 요소를 대거 적용했다. 도어 트림과 도어 스위치, 크래시패드 마감에 유채꽃, 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 오일 성분을 함유한 페인트를 사용했다.

실내 천장 마감재와 플로어 매트, 플로어 카펫 등은 사탕수수와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바이오 페트(PET) 원사가 포함된 원단으로 제작했다. 여기에 도어 암레스트와 시트 커버는 재활용 페트병으로 만든 섬유로 만들었다.

도어 가니시에 적용된 페이퍼렛은 재사용과 재활용이 가능한 고밀도 폴리에틸렌으로 어린이 장난감이나 음식 용기에도 쓰이는 무독성 친환경 플라스틱이다. 페이퍼렛을 자동차 가니시 소재로 적용한 것은 아이오닉 5가 세계 최초다.

지난달 사전계약을 시작한 전용 전기 세단 '아이오닉 6'도 차량 내부에 친환경 소재를 많이 썼다. 수명이 다한 폐타이어 재활용 도료와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도료로 입힌 내·외장 도색과 함께 친환경 공정으로 가공된 가죽과 재활용 플라스틱 원단을 사용한 시트,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플라스틱 스킨을 입힌 대시보드 등도 적용했다.

또 바이오 페트 원단으로 제작된 헤드라이너와 폐어망 재활용 원사로 제작한 카페트 등 다양한 친환경 소재를 곳곳에 반영했다.

지난해 LA 오토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세븐' 역시 대나무 섬유와 바이오 수지, 실내용 친환경 페인트 등을 통해 친환경 소재 적용 비율을 대폭 확대한다.

기아의 친환경 전기차인 'EV6'의 경우 아마 씨앗 추출물을 활용해 친환경 공정을 거친 나파 가죽 시트를 도입해 환경 오염을 줄였다. 또 도어 포켓과 플로어 매트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소재로 제작했다. EV6 1대에 적용된 친환경 소재는 500㎖ 페트병 약 75개에 해당된다.

[서울=뉴시스]BMW그룹 비건 인테리어.(사진=BMW그룹코리아 제공) 2022.9.15 photo@newsis.com

'더 기아 콘셉트 EV9'도 바다와 물에서 영감을 얻은 콘셉트처럼 해양을 오염시키는 폐어망과 폐플라스틱을 주로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바닥재는 폐어망을 재활용했고, 시트 커버는 플라스틱과 양모 섬유를 다시 사용했다. 시트를 비롯한 대부분의 내장재는 동물로부터 얻은 천연 가죽 대신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제조한 비건 가죽이다.

수입 완성차들도 친환경 내부에 열중하고 있다. BMW그룹은 내년 비건 인테리어가 적용된 BMW와 미니(MINI) 모델을 최초로 선보인다. 특히 비건 인테리어를 통해 동물성 원료를 대체함으로써 차량 생산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방침이다.

비건 인테리어에는 가죽과 유사한 특성에 마찰, 땀, 습기 등에도 내구성이 강한 혁신 소재를 통해 사람의 손이 직접 닿는 스티어링 휠에도 사용한다. 스티어링 휠에 사용하는 가죽을 신소재로 대체할 경우 동물성 원료의 차량 구성 비중은 전체의 1% 미만으로 떨어진다.

이를 통해 코팅에 사용되는 젤라틴, 페인트에 포함된 라놀린 및 여러 왁스 물질 등 운전자와 탑승객에게 보이지 않는 부분에만 동물성 원료를 사용한다. 그러면 실내 부품과 관련된 가치사슬 전반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85%까지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죽 소재를 사용할 경우 약 80%에 달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축을 사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며 나머지 20%는 많은 물과 에너지가 사용되는 소가죽 가공 과정에서 발생한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순수 전기 콘셉트카인 '비전(Vision) EQXX'의 실내를 지속가능한 경량 소재로 채웠다. 도어 손잡이는 강철보다 강하면서 생분해가 되는 바이오스틸(Biosteel) 섬유로 제작했고, 시트에는 버섯과 선인장으로 만든 인조 가죽을 썼다.

또 바닥 매트는 재활용이 가능한 대나무 섬유로 만들었다. 벤츠는 2039년까지 폐어망과 페트병 등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재활용 소재 적용 비율을 평균 4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볼보의 경우 2025년 이후 출시하는 신차의 재활용 및 바이오 소재 플라스틱 적용 비율을 최소 25%까지 늘린다. 대시보드, 계기판, 플로어 매트, 시트 등에 우선 적용하고 향후 바이오 기반 소재, 페트병 및 코르크를 업사이클링한 재활용 소재 등을 다양한 부분으로 확대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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