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안 먹는데 가격은 오르는 '생산비 연동제'.. 10년 만에 폐지한다 [뉴스+]
정부 "지속 가능하지 않다"..가격 산정 체계 손질
생산자단체 '협조 의사' 밝혀..16일 이사회 개최
"용도별 가격 차등제, 2023년 1월부터 단계적 도입"
원유가 인상 논의도 재개..2022년 소매가는 오를 듯

지난 20년간 한국인의 마시는 우유 소비량은 36.5㎏에서 31.8㎏으로 줄었다. 수요가 줄면 값도 내려가는 것이 보통의 시장 원리이지만, 우윳값은 오히려 비싸졌다.
원유(가공 전 우유) 가격은 2001년 리터당 629원에서 2020년 1083원으로 72%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가격(439→491원)이 12%, 유럽(393→470원)이 20% 오른 것과 비교하면 비정상적으로 큰 폭의 인상이다.
우유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른 이유는 ‘생산비 연동제’와 ‘쿼터제’ 때문이다. 생산비 연동제는 원유가격을 생산비 증감에 연동해 조정하는 방식으로, 우유가 부족하던 시절 우유 생산을 늘리고 매년 실시하는 원유가격 협상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2013년 도입됐다. 이에 따라 물가 상승에 맞춰 매년 생산비가 늘어도 낙농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정부는 이 손해의 일정 부분을 보조금으로 지원했지만 유업체의 손실과 정부보조금은 갈수록 늘어갔다. 2020년엔 정부가 336억원을 보전했지만 유업체가 205만t밖에 사들이지 못했다.
낙농가는 우유 자체의 소비가 줄어도 치즈 등의 제조를 위한 원유를 공급하면 될 것 같지만, 현실은 달랐다. 유업체들은 음용유보다 많이 소비되는 기타유제품 가공을 위해 값싼 외국산 원유를 수입한다. 이에 국내 원유 생산량은 2001년 234만t에서 지난해 203만t으로 감소한 반면, 수입량은 65만t에서 251만t으로 4배가까이 뛰었다. 원유 자급률은 2001년 77.3%에서 지난해 45.7%로 낮아졌다.
◆용도별로 원유 가격 나눠 경쟁력 높인다
정부는 현재 상황에서 한국 낙농산업이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지난해부터 낙농제도 개편을 추진해 왔다. ‘생산비 연동제’를 폐지하고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류가 바뀌었다. 낙농육우협회와 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 등 우유 생산자 단체가 이달 초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 주재 낙농제도 개편 간담회에서 정부의 낙농제도 개편 작업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 7∼8월 지역별로 설명회를 열어 수입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오해라는 것을 농가에 알렸다”면서 “또 이전부터 정부 개편안에 찬성했던 농가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정치권과 국민이 농성에 별 호응을 하지 않은 것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생산자 단체의 협조 약속에 따라 이번 이사회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개편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안에 따르면 도입 초기 생산량 기준 195만t은 음용유 가격을, 추가 생산되는 10만t은 가공유 가격을 적용한다. 음용유는 현재 가격 수준인 리터당 1100원, 가공유는 800원에 구매하며,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유업체에는 가공유를 리터당 600원에 공급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다만 생산비 연동제가 폐지된다고 해서 당장 시중에서 판매되는 우윳값의 오름세를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낙농제도 개편 작업이 시작되면서 그동안 중단됐던 원유 가격 인상 논의도 재개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낙농협회는 정부의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에 동의하면서도 최근 사료 가격 및 인건비 상승 등 생산비 부담에 따른 원유 가격 인상이 시급하다며 가격 협상을 유업체에 요구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다음달 원유 가격이 오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올해 원유 가격은 2020년 이월된 생산단가 인상분인 리터당 18원에 더해 올해 상승한 생산단가 34원까지 합쳐 52원가량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원유 가격 인상분이 확정되면 유가공업체들도 제품 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8월에도 원유 기본 가격이 오르자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이 줄줄이 우유 가격을 인상했다. 이에 따라 현재 2700원대인 서울우유의 흰 우유(1L) 소비자가격이 3000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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