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2' 진선규, '범죄도시' 위성락과 결이 다른 하이레벨 빌런 [SS인터뷰]

조은별 2022. 9. 15.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조은별 기자]“조선족도 아니고 중국에서 넘어온 것도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다.”

5년 전 눈물의 수상소감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배우 진선규가 다시 악역으로 돌아왔다.

진선규는 지난 7일 개봉해 35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공조2:인터내셔날’(이하 ‘공조2’)에서 고(故) 김주혁의 바통을 이어 받은 새로운 빌런 장명준으로 분해 악의 축을 담당했다. 진선규 자신에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안긴 ‘범죄도시’의 위성락에 이어 다시금 악역이다.

“전편에서 고(故) 김주혁 선배님이 연기한 차기성 역이 워낙 무시무시했기 때문에 부담이 컸다. 그래도 새 시리즈니 ‘인터내셔날’한 공조 팀이 상대하는 대형 빌런을 만들어보고자 했다.”

달라진 점도 있다. 위성락이 흑룡파의 2인자로 동네 오락실의 수금을 도맡았다면 장명준은 FBI와 총격전을 벌이는 글로벌 범죄조직 리더다. 위성락은 하얼빈 출신이지만 장명준은 북한군 출신이다.

관객 입장에서는 위성락과 장명준 말투의 미세한 차이를 알아채기 힘들지만 진선규는 위성락과 차별화를 위해 ‘함경도 사투리’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위성락이 동네에서 알아주는 깡패였다면 장명준은 아무도 못 건드리는 하이레벨 빌런이다.(웃음) 어떻게 보면 좀 더 세련되고 고급진 빌런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위성락과 차별화를 위해 북한 사투리 중에서도 묵직한 느낌이 드는 말투를 사용했다. 흔히 북한 사투리라고 하면 개성, 평양을 떠올리곤 하는데 사투리 자문 선생님께 물어보니 함경도 쪽이 조금 묵직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 말투를 연습하고 연기했다.”
극 후반부 림철령 역의 현빈과 촬영한 고공액션신은 단연 영화의 백미다. 건물 옥상, 곤돌라 등 도심 속 스카이라인을 뛰어넘는 두사람의 액션은 긴장과 쫄깃함을 안긴다.

“평소 몸 쓰는 것도 좋아하고 액션신도 제법 많이 촬영한 편이다. ‘공조2’에서는 날렵해 보이려고 노력했다. 현빈의 체구가 나보다 크기 때문에 내가 날렵한 모습으로, 현빈은 상대적으로 무게감 있는 모습으로 촬영에 임했다.”

진선규는 위험천만한 옥상 촬영에서 상대를 안전하게 배려하는 현빈의 매너에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무려 열흘간 진행된 옥상 촬영 때 위험한 상황에서도 상대에게 안정감을 안겼다며 “호흡이 잘 맞았다”고 칭찬했다.

진선규는 장명준 역에 대한 애정이 깊다. 장명준의 악행이 가족을 잃은 복수심에서 시작됐다고 보고 자신 안의 가족애를 꺼내 확장시켰다고 설명했다. 진선규 자신도 연예계에서 가정적이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시선을 사로잡는 일명 ‘초코송이’ 헤어스타일도 직접 디자인했다.

“샤워하다가 감독님께 ‘이 스타일 어때요?’라고 찍어보낸 이미지가 장명준 헤어스타일의 시초다. 외국에서 활동했고, 아주 큰 범죄 조직의 우두머리이기는 하지만 장명준은 그런 스타일일 것 같다. 감추고 싶은 것은 머리카락 사이에 감추고, 오로지 한곳만 보는 인물. ‘나 건드리지 말아라’ 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연기할 때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상대에 집중이 잘됐다.”
이런 그의 헤어스타일에 아내 박보경은 “귀엽다”는 반응이다. 반면 자녀들은 TV 예고편을 통해 접한 아빠 모습에 “못생겼다”고 했다며 서운해 했다.

“아내도 배우니까(박보경은 tvN ‘작은 아씨들’에서 또다른 악역 고수임을 연기한다) ‘카리스마 있다’라거나 ‘매력적이다’라는 반응을 원했는데 귀엽다니, 동문서답 같다.(웃음) 아이들은 아직 아빠의 모습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 같더라. 굉장히 어색해 하고, ‘못생겼다’며 아빠의 달라진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평범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진선규는 고교 시절 극단에 놀러갔다 배우들의 연기하는 모습에 빠져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해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다. 벌써 데뷔 18년차지만 ‘다른 이의 삶을 사는’ 연기의 매력과 재미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는 “내게 없는 다른 모습, 색다른 캐릭터로 관객과 만나고 싶다. 장명준이 위성락과 또 다른, 매력적인 빌런이라는 평을 듣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조은별기자 mulgae@sportsseoul.com

사진제공|CJ ENM

Copyright © 스포츠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