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 최고 왕조를 꿈꾼다..'NL 서부의 지배자' 다저스[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다저스의 시대는 계속된다.
LA 다저스는 9월 14일(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와 원정 경기에서 4-0 완승을 거뒀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타선은 홈런 3개로 에이스를 지원했다. 이날 승리로 다저스는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지었다.
메이저리그가 디비전(AL 동,서부/NL 동,서부) 체제를 도입한 1969년 이후 20번째, 지금의 양대리그 6개 디비전 체제가 확립된 1994년 이후 14번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이다. 그리고 최근 10년(2013-2022) 동안 이뤄낸 9번째 우승이었다. 다저스는 류현진(현 TOR)이 빅리그에 데뷔한 2013년부터 2위를 기록한 지난시즌을 제외한 전 시즌에서 서부지구 정상을 차지했다.
13일 경기 승리로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확보한 다저스는 10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지금의 다저스 이전 10년 연속 가을 무대에 오른 팀은 1991-2005년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1994년 파업 제외 14년 연속), 1995년-2007년의 뉴욕 양키스(13년 연속) 단 두 팀 뿐이다.
해당기간 11년 연속 지구 우승(NL 서부→동부 이동)을 차지했고 15년 중 14차례 지구 우승을 거머쥔 '애틀랜타 왕조'의 기록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9년 연속 지구 우승과 함께 10년 중 9번 우승을 차지한 양키스와는 나란히 설 수 있게 됐다. 다만 양키스는 해당기간 4번이나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애틀랜타 WS 우승 1회).
그야말로 다저스의 시대다. 지난해 다저스는 비록 버스터 포지의 현역 마지막 시즌에 맞춰 베테랑들이 그야말로 '원기옥'을 쏘아올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밀려 지구 2위에 머물렀지만 샌프란시스코와 승차는 겨우 1경기였고 시즌 승률은 메이저리그 전체 2위인 0.654였다. 이날 승리로 시즌 승률을 0.695(98승 43패)까지 끌어올린 다저스는 최근 10년 중 5번째 6할 승률 이상으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올시즌 2승을 더 거두면 다저스는 1958년 브루클린에서 LA로 연고지를 옮긴 후 6번째이자 최근 6년 중 4번째 100승을 거두게 된다.
더 주목할 부분은 6할 승률 이상 시즌이 모두 최근에 집중돼있다는 것. 다저스는 지난 2017시즌 1977년 이후 처음으로 시즌 승률 6할을 달성했고 2018년 승률 0.564를 기록한 뒤 2019년부터 3년 연속 0.650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비록 2020년 시즌이 60경기 단축시즌이었지만 다저스의 '강함'이 희석되지는 않는다. 류현진의 데뷔 초 기라성같은 스타플레이어들을 거액에 영입하며 '스타군단'을 구성했던 때보다 오히려 최근 더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번번히 월드시리즈 문턱에서 좌절하며 '빅마켓 구단을 운영할 인물은 아니다'는 혹평까지 들었던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의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프리드먼 사장은 내부에서 충분한 스타를 육성해 팀의 중심을 세우고 '핀포인트' 외부 영입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 매년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오를 수 있는 장기적인 강팀을 만들고자 했다. 특급 유망주를 내주는 트레이드를 지양했고 이름값에 얽매이지 않았다.
윌 스미스, 워커 뷸러, 코디 벨린저, 훌리오 우리아스 등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축이 됐던 선수들은 그 결과였다. 뷸러가 부상으로 이탈한 올시즌 마운드를 지탱했던 토니 곤솔린, 최근 돌아온 더스틴 메이 역시 프리드먼 사장이 뚝심으로 지켜낸 유망주들이었다. '핀포인트 영입'으로 품은 무키 베츠, 트레이 터너, 프레디 프리먼은 맥스 먼시, 저스틴 터너, 크리스 테일러, 벨린저 등 기존 주축 선수들의 부진과 부상 공백을 채우며 팀을 지탱하고 있다.
다저스의 전성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는 여전히 강하고 서부지구에는 다저스를 견제할 수 있는 팀이 없다. 지난해 서부지구 깜짝 우승을 차지한 샌프란시스코는 아직 전력을 정비할 필요가 있고 애리조나와 콜로라도 로키스 역시 아직 포스트시즌을 바라볼 시기가 아니다. 유일한 대항마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는 야심차게 추진한 계획이 번번히 실패로 돌아가며 올시즌에도 가을야구 티켓 확보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저스는 최근 6년 동안 3차례 월드시리즈에 올라 한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다저스의 이 업적과 맞설 유일한 팀은 역시 최근 6년 동안 3번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고 한 차례 트로피를 들어올린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의 휴스턴 애스트로스 뿐. 내셔널리그에서는 누구도 다저스의 앞을 막기 어렵다. 옛 말에 아무리 높은 권세도 10년을 유지하지 못한다고 했지만 다저스 '왕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21세기 메이저리그의 가장 강력한 왕조를 꿈꾸고 있는 다저스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자료사진=LA 다저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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