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배우 ○○○..근거없는 글, 처벌 받는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에서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40대 배우가 긴급체포 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추측 글이 쏟아졌다. 일부 공개된 경력으로 피의자의 신원을 추정하거나 특정인을 지목하는 내용이었다. 법조계에선 특정인을 피의자로 지목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없다면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배우 이상보씨(41)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는 지난 10일 오후 2시쯤 강남구 논현동의 자택에서 긴급체포됐다. 이씨는 간이 시약 검사 결과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우울증약을 복용한 것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 사건의 피의자명이 익명으로 보도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추측성 글이 쏟아졌다. 피의자가 2006년 데뷔한 40대 남성 배우라고 보도된 점을 토대로 신원을 추측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누리꾼은 피의자로 추정되는 배우들의 목록을 만들어 공개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이 피의자로 추정했던 배우들은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배우 이무생의 소속사 에일리언 컴퍼니는 "근거 없는 허위 사실 유포가 계속될 경우 법적 절차를 통해 강경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했다. 배우 박해진의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도 "근거없는 허위 사실 유포가 이어질 경우엔 해당 내용을 작성 및 유포한 이들을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진행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의자의 신원을 추정하는 일은 연예인이 관련된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반복된다. 지난 4월에는 한 유튜브가 방송에 출연해 운전하던 중 남성 아이돌에게 위협 운전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에 온라인상에서는 해당 남성 아이돌이 아이돌 그룹 '엑소'의 찬열이라는 루머가 확산했다.

당시 찬열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해당 영상 속 인물은 찬열이 아니다"라며 "허위사실 유포에 강경 대응 하겠다"고 했다. 해당 유튜버도 무분별한 추측이 이어지자 "추측성 댓글로 피해를 본 분께 죄송하다"면서 "근거 없는 추측으로 생기는 또 다른 피해를 원하지 않는다"며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특정 연예인을 근거 없이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하는 행위는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허위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할 경우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적시한 내용이 사실일 경우라도 명예를 훼손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상대방이 공인이라면 공익성이 위법성 조각 사유로 인정돼 처벌을 피할 수도 있다. 작성자가 해당 연예인이 의혹의 당사자라고 믿을 만한 객관적인 사유가 없었다면 사례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김태연 변호사(태연 법률사무소)는 "명예훼손죄에서 사실 여부를 판단할 때는 객관적인 사실 여부가 아니라 작성자 입장에서 사실이라고 생각할 만한 이유가 있었는지를 살펴본다"며 "작성자가 의혹의 당사자가 특정인이라고 생각할 만한 이유가 있다면 처벌을 피할 수도 있지만 합리적인 이유가 제시되지 않는다면 명예훼손이 성립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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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