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도발 차단'.. 한미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본격 추진

허고운 기자 2022. 9. 1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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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확장억제전략협의체 회의.. 다음주엔 美핵항모 부산행
미 해군 항모 '로널드 레이건'. .2018.10.11/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나라와 미국 당국이 북한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확장억제'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차관급 회의와 연합훈련을 연이어 실시한다. 북한이 이미 제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진 상화에서 최근 핵 선제공격의 조건을 명시한 '핵무력 정책법'을 채택,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다.

한미는 먼저 1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외교·국방(2+2)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개최한다. EDSCG는 한미 외교·국방부의 차관급 인사가 참석하는 협의체로서 우리나라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미국이 억지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확장억제'는 미국의 동맹국이 핵공격을 받거나 위협에 노출됐을 때 미국이 자국 본토에 대한 위협·공격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지원하는 개념을 뜻한다.

우리 정부는 이번 EDSCG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구체적인 확장억제 강화 방안에 대한 미국의 확약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현동 외교부 제1차관은 이번 EDSCG 참석차 14일 출국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위협·도발에 따른 보다 구체적이고 한층 강화된 대응방안을 한미 간에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앞서 13일(현지시간)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EDSCG를 통해 "미국의 강화된 확장억제 공약을 확인하고, 그 실행력을 제고하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며 "확장억제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발전시켜 (우리) 국민을 안심시킬지 하는 부분에서 보다 진전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번 EDSCG에선 북한의 핵도발에 맞서 전략폭격기,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등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배치를 문서로 제도화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신 차관은 이번 방미 기간 미국 미사일방어청과 미군 사이버사령부를 방문하고,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략폭격기 등 미군 전략자산을 시찰할 예정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EDSCG 뒤인 내주 중후반엔 미 해군 제7함대 소속 원자력추진 항모 '로널드 레이건'(CVN-76)이 부산에 입항할 예정이다. '레이건' 항모전단은 '인도·태평양 역내 순찰' 임무를 이어가기 위해 12일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橫須賀) 기지를 출항했다.

'레이건' 전단은 이번 부산 입항을 계기로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을 진행하는 일정을 조율 중이다. 우리 해군과 미 해군 항모가 동해의 우리 작전구역에서 연합훈련을 하는 건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잇따랐던 지난 2017년 이후 약 5년 만이다.

레이건함의 이번 부산 입항 계획은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군사 개입 의지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재개의 본격적인 신호탄으로 읽힌다.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2018년 이후 사실상 중단됐으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그에 따른 도발 위협 계속되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한미 정상회담과 국방장관회담 등을 통해 재개 논의가 진행돼왔다.

올 들어 북한은 2017년 이후 중단했던 ICBM 시험발사를 재개했고, 제7차 핵실험 준비도 이미 마친 상태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미 당국 등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가장 먼저 한반도에 전개될 미 전략자산으론 '죽음의 백조'라고 불리는 B-1B '랜서' 폭격기가 거론된다.

B-1B는 태평양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하면 2시간 이내 평양에 도착할 수 있다. 현재 미군이 운용 중인 B-1B엔 핵무기를 실을 순 없지만 기체 내부에 34톤, 외부에 23톤의 폭탄을 장착할 수 있다. 군사 소식통은 "미군의 '랜서' 폭격기 편대가 언제든 출격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북한이 B-1B 전개 이후에도 도발을 멈추지 않을 땐 핵폭탄 장착이 가능한 B-2 '스피릿'이나 B-52 '스트래토포트리스' 등의 다른 미군 폭격기가 추가로 한반도에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B-2는 북한의 지하 핵시설 타격할 수 있는 GBU-57 대형 관통탄(MOP)을 장착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채택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란 법령에서 '치명적인 군사적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 자의적 판단을 근거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단 점에서 오히려 "북한이 미군 전략자산 전개를 도발의 빌미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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