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구글도 "굿바이 중국"..美 기술패권에 '탈중국' 가속
15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최근 인도 제조업체들에 연간 50만~100만대의 픽셀 스마트폰 생산을 위한 입찰을 요청했다. 이는 픽셀의 연간 예상 생산량의 10~20%에 해당한다. 구글은 현재 하드웨어 기기를 전부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순다이 피차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올해 초 중국을 벗어나 인도에서 픽셀 스마트폰을 제조할 계획을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탈(脫)중국'의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구글은 확인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애플은 이미 수년 전부터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과 위스트론 등과 손잡고 인도에서 아이폰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아이폰13 등 최소 4개 모델을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 공개된 아이폰14 시리즈의 일부 모델도 인도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전 세계 스마트폰 생산의 67%를 차지한 최대 생산기지다. 2위는 16%의 점유율을 기록한 인도였다. 베트남은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 덕분에 10%의 점유율을 보이며 3위에 올랐다.
다만 중국 내 생산량은 지속 감소하는 추세다. 대신 세계 스마트폰 수요 2위이기도 한 인도는 최근 5년 동안 생산 점유율을 두 배나 올리며 새로운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은 코로나19 봉쇄와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재로 스마트폰 생산이 전년보다 줄어들었다"며 "인도는 많은 기업들이 생산 다각화 정책으로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 시설을 구축함에 따라 스마트폰 생산량이 전년에 비해 5% 이상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강력한 도시 봉쇄 정책으로 전자기기와 부품 공급망을 크게 위협했다. 중국은 전 세계 기술 대기업 제조기지의 약 95%를 차지하며 '세계의 공장'으로 불린다.
애플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도와 베트남, 멕시코 등을 대체 생산지로 지목하고 점차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애플의 팀 국 CEO는 지난 4월 "우리의 공급망은 글로벌하기 때문에 제품은 모든 곳에서 만들어진다"며 "생산 최적화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의 기술패권 강화도 주요 기업들의 탈중국 추세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첨단 반도체의 중국 내 생산을 막기 위해 생산 장비의 대중국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등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주요 산업 부문에서 중국에 대한 견제를 노골화하고 있다.
중국에 기반을 두고 있던 대만 다국적 기업들도 베트남 등 다른 나라로 투자를 돌리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 컨설팅업체 PwC의 켄트 충은 "코로나19에 따른 제약과 양안의 정치적 관계 악화로 대만 기업들이 본토에 대한 투자 계획을 뒤집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전자부품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애플 등 기업이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애플의 200여개 주요 공급업체 중 절반 이상이 중국 상하이와 인접 지역에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인도에서의 아이폰 생산도 중국에서 생산된 부품을 공급받아야 가능하다.
정보통신(IT) 리서치업체인 루프 벤처스의 진 먼스터 매니징 파트너는 "애플은 생산 기지의 다각화를 원하지만, 그것은 쉽지 않은 길"이라며 "애플은 중국에 너무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더구나 애플은 공급망 다변화를 명목으로 아이폰에 중국 YMTC가 제조한 낸드플래시를 탑재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현지 정치권의 반발을 샀다.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YMTC는 화웨이와의 거래와 저가 공세 등으로 미 정부의 제재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마르코 루비오 미국 연방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은 "애플이 불장난하고 있다"며 "만약 애플이 더 진전시킨다면 연방정부로부터 전례 없는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플은 중국 내에서 판매되는 일부 아이폰에 YMTC 제품을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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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종관 기자 panic@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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