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이복현.. 낮은 자세·소통으로 '검사 이미지' 탈피

이용안 기자 2022. 9. 15.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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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오늘) 취임 100일 맞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행보는 '낮은 자세'와 '소통'으로 요약된다.

항상 90도로 인사를 하며, 내외부적으로 소통을 강화해 검찰 출신인 탓에 생긴 고압적인 이미지를 씻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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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


15일(오늘) 취임 100일 맞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행보는 '낮은 자세'와 '소통'으로 요약된다. 항상 90도로 인사를 하며, 내외부적으로 소통을 강화해 검찰 출신인 탓에 생긴 고압적인 이미지를 씻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예대금리차 공시 개선 과정에서 보였던 강경한 태도 탓에 금융업권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을 순 없다는 분위기다.

이 원장은 취임 후 은행을 시작으로 각 금융업권 대표(CEO)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공인회계사 자격증이 있고 검사 시절 경제 범죄 수사에서도 두각을 나타냈지만, 파악해야 할 세부적인 금융 현안이 많아서다. 보험, 여신전문금융업(여전업), 상호금융에 이어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등 핀테크 CEO와도 직접 만나 업권의 목소리를 들었다.

한 금융사 CEO는 "이 원장은 형식과 절차 등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낮은 자세로 금융업권의 목소리를 들었고, 앞으로도 자주 소통하기로 약속했다"며 "간담회에서도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게 금융사의 애로사항, 금융혁신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금감원장으로선 이례적으로 서민 친화적인 행보도 이어갔다. 지난 7월 전라북도 전주시의 신중앙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추석을 앞둔 지난주에도 서울 양천구의 신영시장에 들러 상인들의 어려움을 직접 들었다.

이 원장은 조직 내부 소통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 직원들과 처음 마주하는 자리에서 '면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나타난 그는 지난 5일 금감원의 자율복장 시대를 열었다. 기존에는 금요일에만 일상복을 입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모든 금감원 직원이 언제든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 출근이 가능해진 것이다. 최근에는 거액의 이상 외화거래 검사로 고생하는 은행검사국 직원들에게 "다음 달 국회 국정감사가 끝나면 밥 한 끼 사겠다"며 격려의 말을 건넨 것으로도 알려졌다.

불법과 불공정에는 '칼잡이'다운 면모를 보였다. 이 원장은 우리은행에서 700억원대 횡령사고가 났을 당시 즉시 현장검사를 지시했다. 우리·신한은행의 보고로 시작된 거액의 이상 외환거래 검사는 전 은행권으로 확대됐다. 최근에는 자산운용사 경영진의 차명 투자 의혹에 대한 조사를 강화해 강방천 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과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물러났다. 또 금감원 내 공매도조사팀을 신설해 불법 공매도에 대한 조사도 강화했다.

다만, 예대금리차 공시 개선 과정에서 강경한 태도로 은행의 지나친 이자 이익 추구를 비판했던 만큼 금융사들은 경계를 늦추진 않는 모양새다. 당시 '관치금융' 논란에도 이 원장은 "헌법·은행법에 은행의 공공적 기능"이 있다며 굽히지 않은 바 있다. 이에 따라 거액 횡령, 이상 외환거래, 불법 공매도 등에 대한 검사가 끝나고, 제재 수위도 예상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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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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