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홀대 논란.. 음악 교육과정 시안 공개 못해

김태주 기자 2022. 9. 15.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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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계 "성취기준에 국악 넣어야"
시안 집필진 "음악에 국악 포함돼"

새로운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국악 관련 내용이 대폭 축소됐다는 국악계 반발이 계속 이어지자 교육부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13일까지 2022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 시안을 국민참여소통채널(educhannel.edunet.net)에 올려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마쳤으나, 음악 과목은 교육과정 시안을 채널에 올리지 못했다. 국악계 인사들이 새 교육과정 시안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단은 지난 4월 교육과정 연구를 위한 토론회였다. 당시 공개한 2022 음악 교육과정 시안에서는 국악이 ‘성취 기준’에서 빠져 있었다. 성취 기준은 학생이나 교사가 수업에서 뭘 배우고 가르쳐야 하는지를 제시한 일종의 지침. 그런데 새로 나온 음악 교육과정 시안은 국악이 ‘성취 기준’에서 빠지고 ‘성취 기준 해설’에 들어가 있다. ‘성취 기준 해설’은 교과서에 꼭 쓰지 않아도 되지만 참고하라는 뜻이다. 이전 성취 기준에서 ‘생활 속에서 활용되고 있는 국악을 찾아 발표한다’고 한 대목도 ‘생활 속에서 활용되고 있는 ‘음악’을 찾아 발표한다’로 바꿨다. “음악 안에 국악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국악이란 용어를 특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이 시안을 만든 음악 과정 집필진들의 의견이다.

그러자 국악계에선 ‘국악을 홀대하는 처사’라며 성명서까지 냈고, 국악인 출신 트로트 가수 송가인씨까지 우려를 표하는 등 논란이 커졌다. 그러자 교육부는 “국악 교육 비중을 예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면서 한발 물러섰다. 정은경(부산교대 음악교육과 교수) 한국국악교육연구학회장은 “교과서 집필진은 교육과정에 있는 개념 체계표와 성취 기준을 보고 쓰기 때문에 여기에 국악 용어가 없다면 교과서에서 국악 내용은 줄어들거나 아예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진전이 없다. 국악계에서 “성취 기준에 국악을 넣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기존 시안 집필진은 “국악만 특별히 대우할 필요가 없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교육부는 국악을 제외한 다른 교육과정 시안만 놓고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교육과정은 연말까지 확정해야 한다. 교육부는 “남은 기간에 연구진 간 의견 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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