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걸린 산업계, 항공업계 2분기에만 4800억 환손실

최연진 기자 2022. 9. 15.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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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도 원재료값 올라 타격
원자재값 상승으로 생산비 늘어
수출기업도 환율상승 수혜 못봐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국내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달러로 대부분의 비용을 결제해야 하는 항공사뿐만 아니라 철광석, 석탄 등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철강업계도 환율 급등에 따른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인천국제공항터미널 활주로에 비행기들이 계류돼 있다./뉴스1

최근 국제선 운항을 늘리며 수익구조 개선을 꿈꿨던 항공사들은 “환율이 뛰면 아무리 여객 수요가 늘어도 속수무책”이라며 울상이다. 항공사들은 유류비, 항공기 리스료를 포함한 대부분의 비용을 달러로 지급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고스란히 타격을 입는다. 실제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지난 2분기 환율 급등으로 인해 각각 2051억원, 2747억원의 환손실을 입었다.

철강 생산에 필요한 철광석, 석탄 같은 원재료를 전량 수입해야 하는 철강업계도 환율 급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포스코·현대제철의 경우 철강 제품 수출 비중이 높아서 원자재 급등에 따른 부담을 일부 상쇄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철강 제품 판매가 줄고 재고가 쌓이는 게 문제다. 내수 비중이 높은 다른 업체들의 경우 비용 상승으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수출 비중이 높아 고환율 수혜 업종으로 꼽혔던 화학 기업들도 올 들어 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고환율 효과를 충분히 보지 못하고 있는 데다, 원재료인 나프타 수입 비용이 환율 상승으로 인해 급등하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정유업계도 환율이 오르면 부담이 커진다. SK이노베이션은 환율이 5% 오르면 302억원 영업외손실이 생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로 인해 올겨울 ‘천연가스 대란’이 우려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인한 에너지 비용 증가 역시 기업과 가계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북아 지역의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지표인 JKM 현물 가격은 지난달 말 MMBTU(열량단위)당 70달러를 돌파하며 4달러 수준이었던 2년 전보다 17배가량 상승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과거엔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은 덕을 봤지만 지금은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하면서 원자재 값 상승으로 인한 생산비용 증가로 수출기업조차 수혜를 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수출입 기업 모두 복합적 위기에 처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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